물론 유명하다는 관광지는 다 가 보았다.  
‘다’ 라는 말은 좀 어폐가 있다.  
모든 관광지를 다 가보진 못했기 때문이다.
필수라고 말들하는 곳은 어지간히 다 가 봤다는 말이 맞는다.

물론 다 좋더라.
그중에서도 빅토리아 피크를 전차로 한번 올라갔다온 다음에 며칠 후 다시 한번 간 일이 매우 기분좋았다.

전차로 가는거야 다들 그렇게 하니까 그러려니 하지만 나는 이번에는 일반버스로 올라갔다.  
이 버스는  올라가는 코스가  중심가 번화한 거리를 다 지나서 묘지가 있는 산중턱을 구불구불 돌아서  
저 멀리 스탠리쪽 해변가가 다 보이는 산꼭대기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주민들의 교통버스이기때문에  그들의 주거지 여기저기를 다 들러가므로 더 좋은 구경이 되었다.  
나는 이층버스의 맨 앞좌석에 앉아서 드넓은 차창으로 온 경치를 맘껏 구경할 수 있었다.  
이틀전에 타 본 오션파크의 케이블 카도 멀리 조그맣게 보였다.

내려올 때는 아예 걸어서 집까지 내려왔다.
경사도가 심해서 내려오는 길인데도 조심스럽고 힘들었다.  
길 양쪽은 커다란 나무가 우거지고 꽤  숲이 깊었다.    
세계적 대도시 홍콩의 도심 한복판에 이렇게나 손상되지않은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다니 감탄스러웠다.

집에오니 온 몸에 끈적거릴만큼 땀이 났다.
이 날은 나혼자 나갔다 온 날이다.
딸이 준 하루 휴가날이었다.

어린애로부터 해방.
딸과 까몰라로부터 해방.
나혼자 흐느적거리고 돌아다닐수 있는 기분 좋은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