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꼽아 기다리던 25일은 일주일후로 다가왔지만
그 날 브라질로 돌아가려던 나의 예정은 이루어질 수 없게 되었다.

나는 또 한번
‘사람은 제 한치 앞도 모른다’  는 사실을 절감하고 있다.

내가 왜 25일날 떠날 수 없게 되었는가?
그 이유는
나의 남편 만강씨가 3월 중에 다시 서울로 와야만 할 일이 생겼기때문이다.

그이는 한국에 볼일이 있으니 오면 되고
나는 브라질로 가기로 했으니 가도 되긴되지만

빈 집에 혼자 있으려고 서둘러 갈 일도 없고
좀 더 있다가 둘이 함께 가라고 굳이 붙잡는 손도 있고

일이 이렇게 되는것은 아마도 더 있으라는 하느님의 뜻인가보다하는 생각이 들어
나도 다시 주저앉기로 하고 말았다.

남편도 석달만에 다시 돌아와야 할 줄을 상상이나 했겠나.

참으로 우리는 한치앞도 모르면서도
참 용감하게도 잘도 살아가고 있다.

‘나 25일날 갑니다’  하고 공고가 된 마당이라
정정사실을 공고 아니 할 수도 없고 ……..
어째 쑥스럽고 좀 우스꽝스럽다.

또한 간다고 먹었던 마음을 다시 다잡기도 썩 수월한 일은 아니다.
저만큼 날아올라간 풍선을 다시 끌어내려 바람을 빼는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