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  아니 아직 새벽이었다.
잠결에 “펑!” 하는 소리를 들었다.
누운채로 방안을 둘러보니 아무일도 없고 창밖은 환하다.
내가 자는 창밖에는 가로등이 밤새 켜있어서 늘 환하다.

‘내가 헛소리를 들었나부다.’  다시 잠을 청하는데 잠시 후 다시 또 “펑!”  한다.
꼭 폭발음같다.  뻥튀기소리같기도 하다.

“흠?  이건 정말 수상한 소린데?”
자리에서 일어나 우선 컴퓨터를 둘러보았다.
컴퓨터안에서 뭐가 터지는 것같은 감이 들었기때문이다.

속은 몰라도 겉보기에 깜깜한 모니터며 이상없음 같다.
“혹시 밖에서?”
창밖을 내다보니
“우악!  이게 웬일이야?”

가로등이 달려있는 전신주아래에서 불길이 훨훨 타오르고 있고  전신주 꼭대기에서는 툭툭 불꽃이 떨어져내리고 있다.
불이 난 것이다.

이 전신주 아래에는 늘 쓰레기가 쌓여있는데 그 쓰레기더미에 불이 붙은 것이다.
불길이 위로 치솟고  전선이 타면서 팍팍 스파크가 터지고 있었다.
무서운 광경이 벌어져 있었던 것이다.

우리집에서도 온 식구가 다 깨고 잠시 후 동네 사람들도 좀 모이고   곧이어 소방관이 출동하여 곧 진압은 되었다.

그러나 이 사고로 인하여
어제 오후까지 전기가 끊어졌고 인터넷도 종일 되지 않았다.  
지금 막 11시 10분에 사람이 와서 케이블을 이어주었다.

화재원인은 추측하건대
지나가던 행인이 불붙어있는 담배꽁초를 쓰레기더미에 버려서 인화된 것이 아닌가 하는데……….

담뱃불을 그렇게 소홀히하는 인간도 그렇고…
‘여기에 쓰레기를 버리면 벌금,  어쩌구 저쩌구…’   라고 빤히 쓰여있는 그 곳에 날마다 쓰레기는 버리는 인간은 또 어떤가.

TV 도 없고  히터도 안되고 인터넷도 불통인 집에 있기 싫어서 외출했다가 돌아왔는데
올라오면서 보니까
그 전신주 아래에는 언제나와 똑같이 몇 무더기의 쓰레기가 여전히 놓여있었다.                                    
불 난 것도 모르나?  그새 또 누가 갖다 버렸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