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D day ,  약속은 칼이라고 여기는 인일 사람들이
시간에 맞추어 착착 나타났다.

3회 9명,  10회 5명, 11회 2명  그리하여 총인원16명.

화기애애는 절대 아니었다.
열기가 쩔쩔 끓어서 외투벗고 마후라 풀고  겉옷벗고 소매걷어올리고 그러고도 땀을 비질비질 흘렸지
그냥 따스한 온도의 뜨뜻미지근한 화기애애는 절대로 아니었다.

와!  놀랬어.  그 실력, 그 정열, 그 사랑.

불원천리 멀다않고 인천으로부터 왕림해준 다섯사람.

온종일 격무(?)  에 시달리고도 원기왕성,  달려와 주신 초옹~~~동창회장님.  
오페라좌 계산은 총~~~~님께서 해 주셨어요.  
먼저 신청한 사람의 기득권을 싹 무시하고 떠다밀면서…….
씩~씩~  
그 사람이 떠밀려서 넘어졌다가 일어나는 소리를 나는 들었다.

특허받은 맛난이표 김밥 한 보따리와 손수 끓인 된장국까지 준비해 오신 ‘친정 언니표’ 그 누구.

아직도 현역으로 바쁜 중에도 참석해준 몇몇 동지들.

이 화려한 오페라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어찌설명하리.

그 기세라면 무슨 일은 못 이룰까?
파죽지세로 적군을 무찌르고 앞으로 앞으로 ……
어디라도  갈 수 있겠다.

어디?   국회까지라도?

집에 돌아와 샤워를 마친 지금도 내 가슴이 벌렁벌렁하다면 믿으실랑가?
내가 이 지경이 된 이유는
고백한바와 같이 선천성 음치의 증세가 있는 나는
감히 노래는 못하고 몸으로 때우는 수밖에 없었거든.

내가 얼마나 열심히 나의 약점을 커버하느라고 애를 썼는지,
사랑하는 후배 한 사람이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러다 몸살 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