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나린 눈이 아직도 우리집 울안엔 살풋 얼기까지 해서 꼼짝 못하고있다가

어제는  시할머니 기제사 흥정도 할겸 모처럼 움직여도 보려고

손주를 데불고 장을 보러나섰다. 

네살박이 손주랑 할아버지가 며칠만에 나드리라서 차안에서 오손도손 이야기꽃을

피운다.

"할아버지 할아버지 .....저 옆에차는 마크가 기아차고 우리앞에 트럭은 현대차다"

매번 보이는차마다 차 기종과 회사이름을 대다  지가 타고있는 차안의 속도계서부터

하나하나 표시하는 숫자의 의미를 설명하기도 하고 영문자를 읽기도한다

"와아 우리 산이 영어도 다 읽을 줄 아네 산이 최고!!!" 모르던 사실을 처음 아는것처럼

부추겨주니 이 녀석 신이 나서 알파벳을 외우기 시작한다.

"꼬깔모자 에이 볼록볼록 비 꼬부랑이 씨 반달모양 디.........."종알 종알 운율에 마추는데

뭐라 하는지 채 알아듣질 못해서 ....뭐라구?" 궁금해 물어보려는데 벌써 끝을낸다.

얼마전에 과일이름이고 색깔이름을 대더니 할아버지가 따라하는 발음이 여엉 마음에 안드는지 

 몇번이나 되풀이하고 채근을 해대서 우리를 웃게 만들었었다.

지딴에는 오늘도 발음을 이렇게 하는거라고 알파벳송을 외우는가보다

어린이집에서까지 원어민 교사가  영어수업을 한다하더니 뭐가 다르긴 다르지싶다.

참! 세월 격세지감을 아니 느낄 수가 없다.

네살박이 손주가 하는양이 마냥 기특해 보이기만 하는 산이할아버지가

잠시   무언가 생각다  넌지시 운을 뗀다. "십년뒤면 산이가 중학생이 되나?"

"글쎄 열네살이면 그리 되겠네"............."중학생이 되는건 볼수 있으려나?" 한다.

"그러면 내나이는 몇인가?.........참말로 손주나이 열 보태면서 자기나이 열 보탠 숫자는

실감이 안나나?.......... 숫자를 외우기가 서먼할만치 많은 숫자가  불쑥 다가오니

그럴만도 하지싶다.

우물쭈물하다 보니 또 한해가 훌쩍 지나고 내일모레 글피면 새해를 맞는다.

아무리 겉으로는  젊은척을 한다해도 연륜의 때를 벗기지는 못한다.

동기모임에서 한친구가 학창시절 친구어머니의  모습을 보았을때 느낌을 이야기했다.

"꽤 노인이시다 했었는데  알고보니 바로 우리나이때셨더구나...우리가 바로 아이들한텐

그리 보일텐데 "............

친구와 말은 이어서 안했지만 같은 생각을 했지않았나싶다.

우리들의 앞으로의 노년도

지나간 세월 잘 보낸것처럼 다가올 세월도 고만고만하게  보살펴주옵소서........라고

 

오늘 그리 종알종알 재롱을 떨던 손주녀석 밤새 열이 나서 병원을 다녀왔다.

할아버지도 하루종일 컨디션제로이다. 그런중에도 제사준비는 완료했지만

집안에 우환이 있으니

아무래도 제사올리기는 무리지싶어 모두 마음으로 할머님께 인사를 올렸다.

조상님들께서도 남겨진 자손들의 안위를 걱정하시리라..........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어서 밝은 미래를 생각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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