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우리집 시누수녀님이 근무지인 소임지에서 본원으로 돌아가노라고 소식을 전하면서

집으로 부칠 짐이 있어 보내겠노라는 연락을 주면서 짐속에 선물도 있노라 귀뜀을 해주었다

 꼭 필요한 물품만 소유하고  어느곳이든  필요한곳으로 보내는걸로 알던 나는 내심 내용물이

궁금했다.  커다란 박스속엔  조카손주들에게 주라는 성물 몇점과  빼곡이 쌓여있는 수녀님의

전문 서적들이었다.

제목만 보아도  무게가 느껴지는 터여서 몇권 들었다 놓고는 박스를 도로 닫아 빈방에 끙끙매며

갖다놓으면서  책들의 무게만큼  수도생활에 정진해온 시누 수녀님의 노고를 생각했다.

요즈음 전혀 읽으려고 생각도 안하던 그 책들을 꺼내 머리맡에 쌓아놓고 밤이면 씨름을 한다.

애니어그램의 지혜, 위대한 가르침을 찾아서, 윤회의 비밀, 당신의 삶은 누가 통제하는가,

내안의 접혀진 날개, 신의 생각들..........등등등.....

이책들을 접해보니  한권 한권 다  줄이어 연관이 되어있다.

선물.......... 바로 이 책들을 읽어보라는일이 선물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보면 그동안 그저 쉽고 편한 읽을거리만 찾아서 그나마 알량한 독서를 했지싶고

또한그림이고 음악이고 책이고간에 두서없이 섭렵해서 어느편으론 머리속이

산만하기가 이루말할수가 없지않나싶기도하다.

 

 

실은 얼마전 마음을 다치는 일이 생겨 우울해 하면서 이틀동안  마음을 달래줄 음악을 찾아다니다

오래전 들어보았던 가사가 있는 샹송 샤를르 아즈나브르의  라 맘마(어머니)란 노래를 만났다.

팔십이 넘은 그가 더 깊이있는 중후한 노익장이 되어 푸근함을 안겨주는 노래를 부르는데 그 매력에 빠져서

유투브 동영상 백여곡을 듣느라 새벽을 밝히기도했다.

마음이 진정이  되고나니 나름대로 열심히 잘 살아왔다고 생각하던 내 스스로에게

너무 후한 점수를 주지않았나 싶기도하다.

그래 시작한 나를 찾아떠나는 내면의 여행에 시발점인 "내면 작업 일지" 쓰기를 시작했는데

육십칠년동안의 삶을 써 나가는 일인데 보통 알고있는 자서전과 비슷한  자기의 전기를 쓰는 일이다.

 

그래서 자신에 대해서 "나"가 아닌 삼인칭으로 그녀를 주어로 삼고 태어나서 십년 단위로

가족사에서 부터 시작하라는것이다.

말이 거창하게 자서전이지 좋은 문장을 쓰려고 하거나 정확하게 쓰려고 할필요도 없다고한다.

중요한것은 자신의 전체인생을 다른 사람의 인생인 것처럼 보라는것이다.

한마디로 자기를 통찰하고 자기를 깊이있게 이해하면 내면의 작업일지가 풍성해진다고도 한다.

참으로 나란 사람의 진정한 실체를 만나는 작업도 만만치가 않다.

 

"자기 자신을 잘 모르면서 어떤 누구를 알 수가 있겠는가?"

 

재미있을듯도싶다.

그녀가  태어나서 육십칠년을 어찌 살아왔는지  그녀의 살아온 역사를  현재로 찾아다

놓는 일이.................

 

그녀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