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0213.jpg

 

........1번째....첫날이야기.........

삼일간의 이야기란

이번주 초장부터 삼일이 어찌 지나간건지 모르게 정신 없이 보냈기에

그 이야기를 하려는것입니다.

삼일전 우리집 산이에미가  아침일찍 건너와 안방문을 열기에 뭔일이 생겼나 싶었지요.

아침 시간이면 아이들 챙겨 어린이집 보내랴 정신없을 시간일텐데 말이지요.

허긴 그 일이 아니더라도 시부모와 함께 산다지만 지 살람 내살림 나누워 살기에 아침 이른 시간에

우리집에  볼일이 없었고  하니 이른 아침에 나타난다는것은 아주 드문일이기 때문이지요.

안색이 남다르니 보통일은 아닌듯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친정 할머님께서 돌아가셨다고 전하면서

급히 울산으로 내려가야한다는것입니다.

이러고보면 친정이 남다르게 먼곳에 있는일이 여간 곤욕스런일이 아니지요.

아이둘을 데리고 그것도 경사도아닌 상사일에 상가집에 가는일이 먼길이라면

 선뜻 나서기가 망서려지는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래도 우리집 산이에미 처음엔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을 데리고 가겠다고 합니다.

아이들 애비는 일주일이 지나도 집에 오지못 할 정도로 바쁘니 함께떠날 생각도 못했나봅니다.

그러니 혼자 아이둘을 데리고 갈 생각을 했을것이고 시어머니인 나로서는 딱하지만 뭐라 할 수도 없고했지요.

친정 할머님은 치매로 십수년을 앓다 돌아가셨다는데 큰집에 장녀로 또 처음본 손녀라고 귀히 여겼다니 그렇지않다고해도

가까운 곳이라면 한시라도 빨리 다녀오라할텐데  천상 항공편으로 떠나야하니 망설일만 한 일이긴합니다.

친정어머니는  아이들은 두고 오라했다는데 허긴 상가에서 세살 다섯살 아이둘에게 신경 쓸만한 처지가

아닐테니 그곳 환경이 어쩔지 모르는상태라 하는 수 없이 두고 오라하셨다면 그리하라 했지요.

문득 내 친정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을때 일이 떠오르기도 했읍니다.

그때 그시절 내 처지도 큰아이하고 둘째가 어려서 참석을 못하고 말았는데  서울서 나는 살고있었고 친정은 인천 이였었는데도

시집 어른들의 눈치만 보며 처분만 바랬지만  그런 희망사항은 꿈도 못꿀일이라서 포기했었지요.

두고두고  할아버님께 죄송한것은 물론이고 섭섭한 마음이 오래도록 잊혀지지않고 있답니다.

"그래.....한 삼일 손주들 보아주는일이 힘이 들면 얼마나 힘이 들겠는가~" 싶기도했구요

이렇게해서 두 손주녀석들 데리고 삼일을 정신없이 보내게 된것이지요.

그런데 나중에 연락을 뒤늦게 받은 산이애비도 함께 떠난다니 한 아이만이라도 데리고 가라할것을 하는 생각도 잠시 했었지요

다른건 그렇다치고  두 아이들을 데리고 밤을 어찌 지낼가를 생각하니 걱정이 태산이 되더란말입니다.

걱정과 염려한대로 아니나 다를까  두 녀석들 평상시처럼 어린이집에서 돌아와  엄마의 부재를 물어보는데

산이녀석은 하도 사리가 분명한  녀석이라  있는사실을 그대로 설명해주었지요.

손녀 규리는 어린이집에 다니기전 할미랑  반년이상을 잘 지낸터고  성격도 밝고 아직 어리니 그런대로

넘어가지만  손주 산이는 지 엄마의 부재의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해주어야  삼일을 그럭저럭 넘어갈테니

설명이 중요한거지요.

그래서  우선 사람이 죽는다는일이 어떤일인가서부터 이해를 시켜야하는데

산이녀석 어려도 그 일이 슬픈일인건 아는지  " 할머니  울산 사는 엄마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엄마가  가야한다고 했는데

왜 나를 안데리고 갔어요~?  합니다. 처음엔 지는 데리고 가려고 한 엄마말이 생각나서 그러는거지요.

" 그래 산아  그렇게 하려고했는데  돌아가신 엄마 할머니 계신곳이 사람들이 많아서 산이가 있을곳이 마땅치가 않다고 하더구나

그리고  노할머니가  이젠 돌아가셔서  먼산에  땅에다  꽝꽝  묻어 들여야하는데  그일이 너무 힘들고 슬픈일이란다

다신  노할머니를 보질못하게되어서 식구 모두 슬퍼서 울고 할텐데 산이도 너무 어려서 더 슬프고 무서울것 같아 엄마가 혼자 간거야

산이는 집에 할머니랑  삼일만  잘  있으면 엄마가  끝내고 집으로 올거거든.........그러니 우리 그렇게 하자"

그리하고는 할아버지가  "우리 산이 할아버지 할머니랑  맛있는것도  사먹고  마트들려서 산이 좋아하는것도 사오고 하자" 했지요

워낙  할아버지가 잘해주는것을 아는지라  엄마한테 섭섭해서 울가망 질가망 하던것을 금새 잊고는 좋아라 따라 나섭니다.

살짝  산이할아버지가 내귀에 대고 말합니다. " 이녀석  아주 고단하게  걷게하고  놀게도 하고 해서 데려옵시다" 하는겁니다

나름대로  여하히 시간을 말썽없이 지내려는 어른들 계산이였지요.

 손녀규리는  그동안 할미랑 잘 지낸터라  할아버지가  새로 생기는 큰길이 나는곳을 알려주려 아직 비포장인 길을 가니

울퉁불퉁 길이 흔들리니  놀이동산 놀이기구타는양  좋아서 깔깔 거립니다.

산이녀석은  원래의 길이 아닌곳으로 생소한 길을 가기도 하지만  공사중인 길이라서 걱정이 태산이였지요

" 할아버지.... 이 길은  우리가  다니는길이 아니야...여긴 길이 너무 나쁘다.  이상해 할아버지"  합니다.

"산아....할아버지가  할머니 한테  새길 생기는곳을 알려주려고 ....이길이 다 새로 포장이되고 하면 우리집에서

 엄마 공방까지 십분도 안걸릴걸 .......지금은 이십분도 넘게 차타고 가야하지만 이젠  이길이 생기면 아주 빨리 가게된단다

그래서 할머니한테 새길 알려주고 너희도 구경시켜주는거야"  자세히 또 설명을 해주었지요

오랜만에 코앞에 생기는 신도시에 새롭게 알게된 산이에미 공방수강생 친정집에서 한다는 한우전문 식당을 찾아가 

두 아이들 저녁을 먹이는데  넓다란 식당안엔  손님들도 많고  옆자리에 자리한 아주머니들이 손녀규리를 이뻐라 합니다.

저녁시간에  조부모가  아기인 두 손주들 먹이느라 동분서주하는 모습이 별다르게 보이기도 했겠지요.

산이 할아버지가 한소리하는겁니다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정신 하나도 없네...내참!"

밥 챙겨 먹이다보니 그렇다는거지요.  갈비탕국물에 고기 잘게 찢어 얹어주고 반찬 챙겨주고 엎지르는 국물

닦아주고....하려니 그럴 수 밖에요.  생전에 처음으로 여자들이 하는일을 해보는거니까 말이지요.

손주는 그저 이뻐만 하면 되는일이였지요 그동안은 말이지요.

" 살다보니 이런일이........."아니겠어요...ㅎㅎㅎㅎㅎ

여튼지간에  그런대로 저녁을 잘 챙겨먹이고 마트에서 지 마음대로 원하는 간식거리를 골라 사주는데 이곳저곳

돌아다니다 보니 고단한지  돌아오는 차안에서 두 녀석들  우리가  생각한대로 곯아떨어져서 꿈나라로 가는겁니다.

평상시이면 목욕시키고 잠옷 입히고 할텐데 그저 깨어나서 울고불고 하는양이 무서워서 조심스레 침대에

눕히고는  산이할아버지는  발걸음도 조심스럽게 서재 자기방으로 돌아갔읍니다.

오늘 무척 수고를 했지요. 아마도 산이할아버지 자신도 녹초가 되었을것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산이녀석은 할아버지가 데리고 자면 어쩌겠는가 부탁을 해보고싶었지만 겨우내 아픈 사람이였어서

이만만해도 사실 다행인 일이다 싶기도합니다.

겨우 한숨돌리려는데  이런~!  손녀규리가 깨어나는겁니다.

화들짝 깨어나서는 엄마를 찾는겁니다. 반년넘게 할미와 잘 지내서 손녀 걱정은 오히려 안했는데 말이지요.

그동안   낮잠재우고 놀아주고 이것저것 먹을것 챙겨주고 기저귀 갈아주고 씻겨주고 지 엄마가 하는일

다해주어서 괜찮을거라 안심했는데  그러고보니 밤엔 한번도 내품에서 자본적이 없었지요.

바로 손녀규리의 이 상황을 미처 생각을 못한거지요.

손녀가 깨어나서 우니 손주 산이도 깨어나서 엄마를 찾는겁니다.

한녀석 달래서 재우고 다시 한녀석 달래서 재우기를 반복하다  밤을 지새웠지요.

이게 바로 전쟁이지 다른일이 전쟁이겠나 싶었읍니다.

 

............2번째....그다음 이튿날 .........................

그래도 아침에 어찌어찌 챙겨서 어린이집 버스에 태워 보냈읍니다.

한숨 돌리고나서는 정신없는상태지만  산이할아버지가  아침챙겨 식사하는걸 보고나서는 겨우 두어시간 잠을 잤지요.

이런경우 어린이집에 다닐 수 있는일이 이렇게 고마울 수가 없읍니다.

오후에 돌아올 손주들 먹거리를 좀 만들어놓고 대충 집안 정리를 하다보니 어이쿠 벌써 올 시간이 되어갑니다.

어찌 이리도 시간은 빠르게 가는지요. 부지런히 대문을 향해 나가서는 돌아올 손주들을 기다렸지요.

노오란 미니 버스가  집앞에 서니 우리 손주들이 차례로 내립니다.

"할머니" 두 아가들이 번갈아  외치면서 반갑게 달려옵니다.

반가워 하면서도 산이가 먼저 질문을 합니다. "할머니 엄마는 언제와 ?" "으응....엄마는 하루 더 자면 온다고 했자녀"

속이 멀쩡한 녀석입니다  속마음은 엄마가 보고싶은니  다시 확인을 해보는 것이겠지요

그래 다시 계획한대로 "산이야  오늘은 산이가 제일 좋아하는 홈 플러스 가자"  할아버지가 밭에 나와 계시다  산이를 보고

번쩍 안아주시면서 말을 부쳐봅니다.

아니나 다를까  가방을 벗어던지자마자  차를 향해 달려가는겁니다.

너무 빠른 반응에 어른들이 부랴사랴 준비를 하고 집단속을 마치고는 또 길을 나섭니다.

대형마트라서 산이녀석이 좋아하는 장난감코너가 상당히 크게 자리잡고 있어서 나름대로 산이녀석 기대가

크다는걸 압니다.  산이가 이 기회를 최상의 기회라고 어린 생각중에도 계산을 하는 모양입니다.

"할아버지.....산이 또봇 장난감중에 하나를 규리가 고장냈는데 그거 새거로 사야될거같은데..."

지 속셈을 이렇게 멀쩡하게 들어내는겁니다.

"산아~ 분명히 산이는 또봇 로보트는 다 가지고도 하나 더 가져서 이젠 다시는 안산다고 약속했는데 말이지"

"으응......그러면 가서보고 멋있는 차가  있으면 차로 살게요"  생각난듯 조르지않고 차선책을 말합니다

그리고나서는 신이나서 장난감중에 차를 좋아하는 산이가 할아버지차를 타면  늘상하는

옆에 지나가는 차 이름을 알려주기 시작합니다.

늘상처럼  할아버지는 신기해하고 기특해하면서 길을 달려갑니다.

오늘은 한가지 더 할아버지를 기쁘게 해줍니다. " 할아버지 팔자에다 일자를 더하면 팔십일 이야"

" 어이구 우리산이가  팔십일도 셀줄 아네 " 네거리에서 신호대기중에 " 박수!" 하면서 박수를 칩니다

할머니 할아버지 산이오빠가 박수를 치니 어린 손녀규리도 박수를 칩니다.

신이난 산이가 온갖 숫자를 부쳐서 십단위 백단위 숫자를 만들어 불러댑니다.

산이 할아버지가 더 신이나서 "우리 산이 천재났네"를 외치면서 박수를 쳐줍니다

엄마 생각이 이시간엔 천리만리 달아나서 그저 신나는 산이 규리가 되는것이지요.

드디어 마트에 도착해서 산이랑 할아버지는 앞장서서 장난감코너로 갔읍니다. 오랜시간 이것저것 만져보고

돌아보면서 마음에 드는 자동차모형을 찾느라  분주합니다.

카트에 손녀규리를 태운 나는 그동안 시식코너에서 무엇이든 잘 먹는 손녀에게 두부도 먹이고

만두도 먹이고 요풀레도 받아 떠 먹이고 골고루 먹입니다.

물론 더 먹고싶어하면 더 챙겨주고는 원플러스하는 상품은 구매도 했지요.

돌아다니다  이쯤이면 되었지싶어 장난감코너로 찾아가보니 아직도 산이는 장난감 선택을 못한 모양입니다

드디어 리모콘으로 조정되는 회색 스포츠카를 고르고 선택했읍니다.

두어시간이상  산이녀석과 싱갱이를 한  할아버지가  서둘러 오늘 저녁은 집에가서 먹자고합니다.

회심에 장난감 자동차를 얻은 우리산이는 차안에서부터 포장을 뜯고 한시라도 빨리 자동차를 조정하고싶은 마음에

들떠서 엄마는 잊고 있고 규리는 어느새 베비씨트에서 잠이 들었지요.

오~! 오늘 하루도 이렇게해서 넘어가려는가 봅니다.

집에 오니 아닌게아니라 산이는 리모컨을 할아버지와 조립해서 배터리를 차에도 넣고 리모컨에도 넣고해서는

벌써 앞으로 뒤로 조정을 하는걸 할아버지와 마스터해 가지고서는 저녁도 드는둥 마는둥

자동차놀이에 빠졌읍니다. 규리도 오빠놀이소리에 깨어나서 함께 쫓아다니고 있지요.

저녁을 차려 서둘러 어른들이 간단하게 먹고 두아이는 미리 이런 사태에 대비한 내가

김밥을 사서 먹였으니 오늘 하루 무사히 잠만 잘 자주면 되는일입니다.

내일은 출상만 마치고 산행은 포기하고 비행시간을 맞추어 돌아온다는 연락을 에미가 했으니

여하히 내일 아침까지만 잘 보내고 어린이집만 보내놓으면 할머니 할아버지 임무는 완성이되는거지요.

두어시간 자동차놀이에 빠져 있던 산이는 지루한지 만화영화를 틀어달라합니다.

산이가 노는동안 손녀규리 응가한것 치우고 목욕물 데워 목욕을 시켰더니 어제 하루 안씻고 자서 그런가

물속에서 깔깔 거리고 잘도 놉니다. 산이녀석은 목욕하자고 해도 싫다고 떼를 쓰니 억지로

시킬 수가 없어 세수하고 이만 닦게 하였지요.

어쩌겠어요 천상 지에미가 오면 제 페이스대로 해야할것이니 그래 할미는 네 비위를 건드리지않으련다 했지요.

그러니 에미 없이 자라는 아이들 오죽하겠나 싶은 생각이 잠시 들기도 하더군요.

마법천자문이란  어린이 만화 영화를 보여주고 시간을 보니 열시가 넘어가는데 잘 생각을 안하니

살짝 협박도 해봅니다. "산아~ 네가 잘 시간에 테레비 보느라 잠도 안자고 할미말 안듣고 했다고

엄마한테 그대로 이야기 한다~! 그러면 엄마가 오지않을지도 몰라 말 잘들어야 온다했거든"

" 씨이~! 할머니 엄마한테 그 말 하면 안되.......하지마~!" 하고 성을 냅니다.

이런 이런 할미가 무식한 옛날 노인네들 처럼 공갈협박이라니 바로 정정했지요.

마법천자문이란 한자공부도 하게되는 손오공이 주인공이면서 한자 한자한자가 마법을 부리는 영화이지요

마왕들이 나오고 무서운 장면들도 나오고 해서 산이는 할머니 옆에서 꼭 붙어앉거나 누워서 보는데

무섭다고 하면서도 한자가 마법을 부리는것을 재미있어하고 글자도 곧잘 따라 익혀서 웬만한 한자는

많이 익혀가기 시작했지요.

"그래 할머니가 옆에서 있을테니 산이도 그렇고 규리도 그렇고 그럼 옆에 누워 보자꾸나~"

잠자리에서 옆구리에 한명씩 끼고 누워서 할 수없이 같이 만화영화를 봅니다.

규리는 답답한지 일어나서 칭얼거립니다. 산이는 시끄럽다고 호통을 치는데 서러워서 규리가 엄마를 찾으며

울기 시작합니다.

산이는 영화를 봐야한다지요. 규리는 칭얼대지요.

겨우 달래서 자리에 누여 놓고 산이에게 부탁합니다."산아 규리가 엄마가 보고싶다고 울면

산이도 할머니도 영화도 못보고 잠도 못잘테니 할머니가 일어나서 규리업어서 재우자~!"

산이녀석 그말에 신통하게도 허락을 합니다. 그대신 마왕이 나오는 마법천자문은 그만두고

또봇이야기 영화를 보여주었지요.

등에 업힌 규리가 할미 자장가 덕분에 쉽게 잠이드네요.

잠이 푹 든 규리를 따로 잠자리를 만들어 재워 누여놓으니 한시름 걷어집니다.

산이를 옆에 누이고 껴안아주니 얼마있지않아  산이도 잠이 드는군요...........시간이 자정이되어갑니다.

산이녀석도 잠이 푹 든걸 확인하고는 어린이집에 보낼 식기니 컵이니를 닦아 챙겨 가방에 넣어주고

내일 아침 입고 갈 옷도 챙겨놓고 어린이집에서 보내준 알림장도 읽어보고 했지요.

잠고대 하는 규리소리에 놀라 방으로 들어와보니 잠자리가 험한 규리가 벌써 거꾸로 누워있는겁니다.

아직도 두돌이 채 안된 아기이니 엄마손이 많이 필요한 아기인데 하도 말을 잘하니

어느때는 아기인걸 깜빡 잊게될때도 있더란 말입니다.

자는둥 마는둥 하다보니 벌써 산이가 깨어나 앉아 있읍니다. 새벽 여섯시가 좀 지난시간인데요

아직 두어시간 더 자야할텐데 도닥거려 다시 안아 재워봅니다.

 

...........3번째.....삼일째되는날.....................에필로그(시나 소설 연극은 아니지만  .........)

문득 산이할아버지가 하던말이 생각나는겁니다

어린이집에서 돌아오자마자 가방에서 엄마한테 줄 선물이라고 찾아서 꺼내는데

색종이로 접은 모양이 물에 젖어서 찢어져 있는겁니다.

 엄마한테 줄려고 접은 것인데 물에 젖어 버렸다고 산이가 울기 시작했지요 그래서 할아버지가 달래서

서재로 데려가 전에 두었던 색종이 하나를 찾아내어 주었지요 다시 만들라고 말이지요.

그랬더니 종이에 그렇게 써달라고 할아버지한테 부탁을 하더라고 합니다.

이것저것 지 스스로 문장을 만들다가서는 "할아버지 하트가 사랑한다는 표시이지~ 그 표시를

엄마 많이 많이 사랑해요 하고 쓰고는 아니다  그렇게 말고  엄마 엄청 사랑해요 하고 쓰고

하트표시를 옆에 작게 그려줘요" 하더랍니다.

그래서 할아버지가  "산아~ 산이는 엄마만 사랑하니? 아빠는~? 사랑안하나?" 했다네요

산이 대답하기를 "으~응 아빠도 사랑하는데 엄마가 산이랑 더 많이 놀아주고 먹을것도 주고

책도 읽어주고 하니까 엄마를 더 사랑해~" 하면서 나름대로 논리가 정연하게 설명을 하더랍니다.

"그럼 할머니도 산이랑 놀아주고 컴퓨터도 같이하고 먹을것도 주고 하는데 할머니는?"

"할아버지는 산이를 더 많이 사랑해주는데 그럼 할아버지는~?" 했다는겁니다.

산이가  그 물음에도 또박 또박 나름대로 이야길 하더라는겁니다.

"으~응 할머니도 사랑하고 할아버지도 사랑하는데 그래도 엄마를 제일로 사랑해~"

그러면서 할아버지가 써준 "엄마 엄청 사랑해요" 하트표시를 옆에 이쁘게 그린 종이를 들고서는

어디다 젖지않고 구겨지지않게 두어야한다고 하더랍니다.

할아버지가  안방에 책갈피속에 잘 두는걸 확인하고는 안심하는데 이 작은 녀석의 사고가 벌써

지 나름대로 정립이 되는걸 보고서는 이제부터 어른들이 이 아이들에게 더 많은 조심과

노력을 해야한다는것을 생각하게 하는 일화였지요.

삼일동안  두 손주를 느닷없이 봐 주면서 또한번 가정교육이 얼마나 세밀하여야 하는지를

느끼는 계기가 되었읍니다.

요즈음에 신세대 부모가 자식에 대한 가치기준이 남보다 뛰어나기만 해야 하는 교육에  욕심만 많고

우선순위가  자기본위 위주이니 걱정이 많은 세상입니다.

아이들은 점점 영민해지고 있는데 말이지요.

만 이틀하고도 그 다음 아침까지 손주들과 보낸 두고두고 잊어버릴 수 없는 삼일간의 이야기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