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그 신랑 함민복 시인이 10년 전에 쓰신 <부부>라는 詩인데

오늘 조간에 어제의 그본인의 결혼식장 풍경과 함께 올라

이 시인의 詩 세계를 알게 해줍니다. 김정웅 시인의 場에 함께 올릴 수 없기에 따로 올려봅니다.

 

                                부부

긴 상이 있다.

한 아름에 잡히지 않아 같이 들어야 한다.

좁은 문이 나타나면

한 사람은 등을 앞으로 하고 걸어야 한다.

뒤로 걷는 사람은 앞으로 걷는 사람을 읽으며

걸음을 옮겨야 한다.

잠시 허리를 펴거나 굽힐 때

서로 높이를 조절해야 한다.

다 온 것 같다고

먼저 탕 하고 상을 내려놓아서도 안된다.

걸음의 속도도 맞추어야 한다

한 발

또 한 발

 

 

주례 김훈 소설가가 아침을 집을 나서며  주례하러 간다고 했더니,  [소설가의 부인]은

'당신 자신이야말로 좀 새로운 인간이 되라'고 했답니다.

 

시인 이정록 씨는  축시(아래)를 낭독했다고 합니다.

 

          우주의 놀이

 

천년 고목도

한 때는 새 순이었습니다.

새 촉이었습니다.

 

촛불을 밝힌다는 것은,

새싹 기둥을 세우고

첫 잎으로 지붕을 얹는 일입니다.

 

온누리 사람들

처음엔 모두 갓난아기였습니다.

배냇짓이었습니다.

 

장가든다는 것은,

이슬비치는 자궁 앞에 무릎을 꿇고

글을 받아내는 작가가 되는 일입니다.

대팻밥 아기 기저귀를 함께 차는 일입니다.

 

태초의 말씀들

두근두근 옹알이었습니다.

숨결마다 詩였습니다.

 

시집간다는 것은,

떡잎 합장에 눈 낮춰 맞절하며

말씀을 숭배하는 것입니다.

새싹이 자라 숲이 됩니다.

아이가 자라 세상이 됩니다.

 

살림을 차린다는 것은,

새싹 신랑신부의

영원한 소꼽놀이입니다. 

사랑사랑, 배냇짓 춤입니다.

 

화촉을 밝히는 순간

태초가 열립니다. 거룩한

우주놀이가 탄생합니다.

 

 

시인 김요일씨는 "강화도에 가면 혼자 사는 노총각이 궁상의 모든 것을 다 보여줬다. 여름에 가도 추워보였다.

결혼을 하니 내 마음이 다 따듯해 지는 것 같다" 고 활짝 웃더랍니다.

 

하객 중에 시인부부는... 결혼은 하지 말걸 그랬다...고 했다네요. 그런데.... 이번 7기 크루즈 여행에 미혼인 친구를 염려하면서

하는 얘기가 단 하루라도 결혼은 해야한다! 지론을 가진 친구들이 있던데요. 그래서 이제는 병마를 이겨내고 화사한 웃음을 웃는

그 친구 사진을 찍어주며 다들 미아이 사진 하라고 부추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