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2012년 겨울초입에 수안산방뜰안 그리고 박새의 죽 008.jpg 

?가을비 치고는 억세게 몰아치는 비바람으로 집안에서 꼼짝도 못하던 며칠전

비가 춤한듯해서 밭에 나가  대파 몇뿌리를 캤다.

김장에 쓴다고  밭한고랑을 모두 파를 심었는데  팔 다쳤다고  밭 근처에는 얼씬도

안했으니  궁금도 하고해서 그날은 작정을 하고 나가보았다.

예상보다  많이 굵어진 대파는  잡초속에서도  굳건하게 자라고 있었다.

가을상추는  이웃도 안주고 혼자서만 먹는다고 웃으면서  심었는데  아직 건재하고

배추는 벌레를 잡아주지못해  제구실을 할랑가 모르겠다.

무우도 주인 손길이 닿지않아서인지 해마다  작은 단지만큼씩 컸던 모양세가 아니다.

이러나 저러나 올 김장은 손 놓을모양이라서 섭섭치도 않으니

먹고 살만치만 해 나갈 요량이다.

그래 그렇게  먹고는 살아야겠어서  얼마전  무 배추 세일하는 마트에서 

한아름씩이나 되는 크기에 배추 여섯포기와  무를 사다 

전에 버무려 놓았던  배추속으로    배추김치도 담그고

깍뚜기도  푸짐하게 해담가 놓았다.

팔 지지대를 푼지  하루만에  산이할아버지와 함께 벌인 일이였다.

일을 하지말고 조심하라고 일러주는 말대로 하기엔  사는일이 간단치가  않으니

한팔로도  이것저것 하게되고 요령이 생겨 그런대로 살아갈만한게 아닌가싶다

벌받던  한팔은  휴업상태라서  그런지  이즈음 유행하는말처럼  홀쭉해졌다.

실로 오랜만에 온천목욕을  물리치료 하는셈치고 하면서  보니 완전 짝짝이다

오른팔이여!  혼자 애 많이 썼노라.

그저 늙어가면서  느느니  싱거운 혼자소리가 많아진다

이년전엔  발종다리가  짝짝이로  있다 제모양세로 돌아오는데 시간좀 걸리더니

살아가는일에  아직도  나는  허둥대며 살아가지싶다.

"천천히.........................느리게..................... 칠십을 향해가는  노년기에 삶이라는걸 자각하라"

속으로 기도처럼 염불처럼  바쁠수록  되뇌여야할텐데 걱정이다.

 

대파를 뽑아들고 돌아오는 길목에  산이애비 작업실 은행나무아래

우리집에 뿌리 내리고 사는 박새 한마리가  떨어져있다.

가는참에는 못 보았는데  밭 둘러보는 새에 변고가 생겼나보다

가만히 들어보니  아직 따듯하다 혹시나해서 가슴을 쓰다듬어 보았는데

주둥이가 깨지고  살짝 피까지 맺혀있다 "에구 유리창에 부딪쳤구나......어쩌다  그랬니"

잊어버릴만하면  새들이  높은 유리창에 부딪쳐 죽곤하는데  멧비둘기나 까마귀가

떨어져 죽어있을때보다  자그마한 박새의 죽어있는 모습이 더 애달파  보인다.

새나 짐승이나  사람이나  모든 살아있는 생명체는 어느때인가는

한번은 거쳐야 하는 삶의 끝막음이겠지만

이렇게 비명횡사는 아니해야 하지않을까싶어 애달픈 마음이 더 드는게 아닐까?

죽어있는 작은새 한마리 ............................

한동안  그자리에 쭈그리고  앉아   작은 생명체의 마지막 온기가  다 사라지는 모습을

사진에 담아본다.  

"미안하구나..........네 죽음을 보여주고 싶거든  웬지는 잘 모르겠다만"

올 겨울초입에 울안에  단풍든 나무들을 담아보려고  가지고 나온 사진기로

박새의  죽은 모습을 담으면서  삶과 죽음이  함께하는일이라는것을 자연스럽게 느낀다

 

나름대로는 잘 한다고 하는일이 허둥대며 살면서 실수도 많이하고  잘못도 저지르곤한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그렇게  넘어진곳에서 다시 넘어지면서 사는일이

사람 사는일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