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평소 몸이 좀 부실한 편이어서 건강관련 자료들을 많이 찾아보는데, 내용이 좋아서 함께 나누고 싶어 월간산에서 퍼 왔습니다. 그 다음 실천문제는 여러분의 몫입니다. 나이 먹으며 건강을 지켜가며 사는 것도 본인의 책임이라는 것 아시죠?

이 글을 쓰신 최진규 선생님은 대한민국 1등 약초치료사이자 약초꾼이십니다.

 필자 약력
나라 안에서 제일 많이 알려진 약초전문가다. 경북 성주 가야산아래서 나서 자랐다.

걸음마를 시작할 무렵부터 산나물과 약초를 채취했다. 어려서부터 몸이 허약하여 고혈압, , 중풍 등 여러 가지 병을 앓았으나 약초를 이용해 스스로 치유했다. 약초를 연구하기 위해 히말라야, 아마존, 아프리카 등 세계 100여 나라를 여행했다.

현재는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발로 찾은 향토명의>, <토종약초장수법>, <약초산행>,<우리비경 답사기>, <기적의 향토명의>, <약이 되는 우리 풀 꽃 나무 1.2 > 등이 있다.

 

[음식과 약樂의 도道를 말하다] 

(1) 무엇을 먹을 것인가

·                               ·최진규 - 약초전문가

몸에 좋은 것과 좋지 않는 것

*  원래 시골밥상 사진이 있는데, 컴 실력이 별로라 올릴 수가 없네요.

음식과 약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하는 게 일이어서 그런지, 대체 무엇을 먹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이 질문에 즉시 답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먹을 거리는 갈수록 다양하고 복잡해지고 있는데 어디서 무엇을 먹었더니 맛있더라, 몸에 좋다고 하더라는 식의 온갖 정보와 지식이 넘쳐나는 바람에, 올바른 먹을 거리를 선택하는 일이 갈수록 더 어렵게 되었다. 수없이 많은 정보와 지식이 도리어 판단을 헛갈리게 하는 것이다. 이를 두고 곧아는 것이 병이라고 한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섣부르게 아는 것은 모르는 것보다 못한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몸에 좋다는 음식, 맛있다는 음식을 모조리 챙겨 먹을 수는 없지 않겠는가.

 

우리 옛말에 식도락(食道樂)이란 말이 있다. 이 말은 단순히먹는 즐거움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이 말의 본뜻은먹는 도(食道)에서 즐거움을 찾는다는 말인데 매우 깊은 뜻이 담겨 있다. 곧 음식을 취사선택하는 데에는 반드시 도가 있고 그 도를 알고 음식을 먹는 것에 살아가는 참된 즐거움이 있다는 말이다.

 

사람이 음식을 먹는 이치를 세 치 혀의 감각에 맡겨서는 안 될 일이다. 하물며 음식을 맛으로만 먹는 것, 혀끝에 고운 음식만 찾는 것, 곧 고량진미(膏粱珍味)를 탐식(貪食)하는 것이 정신과 육신을 망치는 근본임에랴.

 

고량진미가 만병(萬病)의 근원(根源)
동양에서 제일 오래 된 의약책인 <황제내경(黃帝內徑)>에는 다음과 같이 적혔다. 오곡(五穀), 곧 쌀, 보리, , , 기장은 몸을 보양하고 오과(五果), 곧 복숭아, 오얏, 살구, , 대추는 몸을 도와주며 오축(五畜), 곧 소, , 돼지, , 닭은 몸을 이롭게 하고 오채(五菜), 곧 아욱(), 콩잎(), 염교(?), , 부추는 몸을 충실하게 해 준다. 그러므로 음식의 맛과 기운을 고루 섭취하면 정기를 튼튼하게 할 수 있다.(五穀爲養, 五果爲助 五畜爲益, 五菜爲充, 氣味合而服之以補益精氣)
현대 영양학에서도 음식을 골고루 먹어야 몸에 좋고 편식偏食)하는 것이 좋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삼과 녹용을 비롯한 온갖 보약들과 고량진미가 몸에 제일 좋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혀에 고운 음식이 몸에는 나쁜 법이다. 맛있는 고기와 진귀한 술, 값비싼 차, 희귀한 보약 같은 것이 사람의 몸과 마음을 가장 크게 상하게 한다. <채근담(菜根譚)>입에 맞는 맛은 창자를 짓무르게 하고 뼈를 썩게 하니 그 반만 먹으면 재앙을 면할 것이요, 마음에 즐거운 일은 몸을 망치고 덕을 잃게 하니 반쯤에서 멈추면 뉘우침이 없을 것이라(爽口之味, 皆爛腸腐骨之藥. 五分便無殃. 快心之事, 悉敗身喪德之媒. 五分便無悔.)’고 적혔다. 곧 혀에 짝짝 달라붙는 음식은 맛만 보는 것으로 만족할 것이며 온갖 재미있는 놀이도 지나치게 즐기지 말라는 뜻이다. 만약 고량진미를 불로장생의 묘약으로 여기고 즐겨 먹으면 뼈와 내장이 썩어 문드러지게 된다.

 

중국 송나라 태종이 소이간(蘇易簡)에게음식 중에서 가장 진귀한 게 무엇인가?” 하고 물었다. 소이간은진귀한 음식이라고 정해진 것은 없고 다만 자기 입에 맞으면 진귀한 것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소이간은 <문방사보(文房四譜)> 라는 책을 짓기도 한 이름난 문장가이며 충신이다.

 

소이간은 려곽지품(藜藿之品)이 가장 좋은 음식이라고 했다. 려곽지품이란 명아주 잎이나 콩잎처럼 가난한 백성들이 먹는 변변치 못한 음식을 일컫는 말이다. 이런 식품들이 살결을 곱게 하고 천천히 늙게 하며 혈액을 맑게 하고 면역력을 키워 주는 데 가장 좋다. 이런 식품들을 늘 먹으면 병에 걸릴까 염려할 필요가 없다. 불로장생 약은 먼 곳에 있지 않고 흔하고 값싼 음식 속에 있다는 것을 마음에 새겨야 할 것이다.

 

우리는 날마다 먹는 음식으로 내 몸을 만들어 운영하고, 그 몸에서 정신이 일어나서 생각과 마음이 오고 간다. 반듯한 몸과 마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음식에 대한 올바른 가치와 기준을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인 것이다

 

노자(老子) <도덕경(道德經)> 12장에는 다음과 같이 적혔다.

 

온갖 화려한 빛깔은 사람의 눈을 멀게 하고, 온갖 아름다운 음악은 사람의 귀를 멀게 하며, 온갖 달콤한 맛은 사람의 입을 망하게 하고, 온갖 재미있는 놀이는 사람의 마음을 미치게 하며, 온갖 진귀한 보물은 사람의 행실을 망가지게 한다. 그러므로 성인은 실속을 중요하게 여기고 눈에 보이는 것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 그래서 표면에 나타나는 감각의 즐거움을 버리고 내면의 충실함을 택하는 것이다.’ (五色令人目盲, 五音令人耳聾, 五味令人口爽, 馳騁田獵 令人心發狂, 難得之貨令人行妨, 是以聖人爲腹不爲目, 故去彼取此)
노자의 말대로 음식을 먹는 데에도 혀끝의 감각과 눈으로 보는 즐거움을 버리고 그 속에 감추어진 본질이 얼마나 충실한가를 알아보고 나서 음식을 먹는 것이 바른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