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9시 40분에 김해공항 도착하여 전날 예매했던 표를 받으려고
아시아나 매표소에 가는데, 문자가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10시에 탑승하여 10시 15분 이륙, 정확한 시간 11시 10분에
비행기는 김포공항 활주로에 안착..

그날의 일정이 시작된 거였다.
비행 중 죽여 놓았던 핸펀을 살리자마자 울리는 벨소리..
마영옥이 이미 와서 기다리고 있었고...
기사도를 발휘하여 기사를 자청하신 영옥의 부군과 수인사를 나누고...
비싼 기사님의 수고비를 어찌하면 좋겠느냐는 문자의 말에
“아예~.. 온라인으로 부쳐 주시면 됩니다.” 하시길래
“그럼 이 메일로 통장번호 보내주세요” 나도 한마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12시 무렵에
김은희가 강조하던 담장긴 집이 눈에 들어왔다..

흠~~드디어 다 왔군.
영옥이 부군께서는 우리를 내려놓고 떠나셨고..
마당입구에 둥근 테이블 의자에서 들어오는 친구들의
이름을 일일이 적는 사람이 눈에 띄었다..
누구일까? 궁금해서 다가갔는데.. 낯은 익은데..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다.

난 정말 구제 불능이야..
그때 조금만 참고 있어야 했어!! 그럼 그런 실수는 안했을 텐데..
내 뒤를 따라 들어오던 친구의 실수로 난 그냥 넘어 갈수도 있었는데,
참지 못하고 내가 던진 말...
“낯은 익은데... 누군지 잘 모르겠다.. 누구니?”
“............얘~~ 나..... 서순석이야.”
“어머나!! 어머나!! 선생님!!! 죄송합니다.”
이건 정말 치매의 초기 증상이다..

여기서 고백하건데.. 만약 내가 졸업후 선생님을 처음 만나는거
였다면 40년이 지난 뒤에 누군지 못 알아보는건 있을 수 있는
일이고, 이걸 결코 치매라고는 할 수 없다..
헌데, 7년 전쯤 친구 아들의 결혼식에 참석하신 선생님을
한번 만났었다.
예식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영옥이의 차에 선생님과 내가
동승을 하여 선생님을 댁까지 모셔다 드렸고.. 그때에도 부산에서
왔다는 이야기를 들으시고..
“얘들아 우리 집까지 왔는데, 들어가서 차라도 한잔하고 가라”
고 하셔서 선생님 댁에 들어가서 차 마시면서
지난 추억을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때 50의 전반인 우리는 선생님을 알아보고 반가와 했었는데...
그동안 선생님은 세월을 붙잡고 계셨고...
우리는?...
에고..에고.. 아무리 그렇더라도 7년전에 알아본 선생님을
친군 줄 알고 누구니? 했으니..
이걸 치매말고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그런데 바로 뒤에 딸아 오던 친구가 또 선생님을 보고
옆의 친구에게 묻는 말..
“얘.. 쟤는 누구니?”
“아이고 선생님!! 그건 선생님이 너무 젊게 보이셔서 그런 거니까
우리의 실수가 아닙니다.”
우리는 모두 한바탕 웃는 것으로 마무리 할 수밖에..

12시 40분경이 되어서야 35명의 친구들과 선생님 두 분이 모였고..
와글와글 꼭 수업하기 5분전 교실의 모습이다.
그동안 졸업 후 첨보는 친구들과 인사 나누며,
네가 누구니? 네 이름이 뭐였지? 응? 나? 아무개야..
시끌벅적 도무지 정리가 안 된다.
겨우겨우 진정을 시킨 배 반장..
올해가 졸업 40주년이란다..
그래서 또 한번 떠들썩... 맞아, 맞아  우리가 65년 2월에 졸업했는데
올해가 2005년이니 꼭 40년째가 되었군..

먼저 김재옥 선생님 그리고 서순석 선생님의 짧은 인사말씀과
교가 제창을 시작했고.. 케익 카팅을 했고,
그다음은 인일과 우리들을 위하여 건배...
그래도 모두들 교가는 안 잊어버리고 잘들 부른다..

그리고 우리는 한사람씩 일어나서 자기의 이름을 말하고
그동안의 자신을 간단히 소개를 했지..
점심식사가 시작되고 삼삼오오 모며 앉아 이야기가 끝이 없다.
모두들 세월이 흘러 늙어진 서로의 얼굴을 보고서 그래도
하나도 변한게 없단다.
40년의 세월이 흘렀어도 우리가 여고 동창생인고로
서로 스스러움이 없이 그냥 그때로 바로 돌아가는가 보다..
60세의 할매들은 어디가고 그 자리에 모인 우리 모두는
여고시절로 점프를 해서..
단발머리 그리고 스웨터의 교복에 끈 넥타이를 맨 소녀들이었다..
점심식사가 끝나고 몇몇 친구들이 소리 없이 떠나고...

2부 여흥시간
집주인 은희의 노래를 시작으로 두어 사람 노래가 시작될 무렵
짜잔~~.. 하고 나타난 사람은  리자온니..
글로 대화하고 사진만 보아왔기에... 손을 내미는 나에게
포옹으로 답해준 리자온니.. 리자온니는 우리가 보기엔
신세대야..
포옹 인사법이 그렇고.. 자신이 왜 리자온니임을 설명하는 것
그리고 인일 홈피를 설명할땐...
은근히 이웃집 남학생이 드나든다는 설명으로 호기심을
유발시키고... 역시 남학생 얘기가 나오니 환호성이다..  
그리고 마이크 잡은 김에 리자온니의 노래 한 자락...

또 단체사진 찍을땐 [리자온니]삼창을 외치게 하다니...
리자온니의 도움으로 아마도 2기 게시판이 친구들의 글로
넘쳐날 날이 곧 올 거야..

그래도 나이 60은 어쩔 수 없는 일인모양..
이 나인 남편을 걱정해서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일찍 돌아와서 기다리는... 돌봐야 할 손주들을 걱정하며..
하나씩 둘씩 떠나가고..

남아서 저녁에는 모닥불 지펴놓고 둘러앉아 추억을 곱씹을...
그리고 다같이 찜질방에 몰려가 밤새 재잘거릴 친구들과 함께
내 마음은 그곳에 남겨놓고 ...내년 6월 다시 만남을 기약하며...
부산을 향해 돌아오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덧붙여....
두 분 선생님!!
만나 뵈어 정말 반가왔습니다.
친구들아!!
모두들 반가왔고.. 내년에도 다같이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리자온니!!!
김포까지 찾아와서 수고해줘서 고마워요~~..
저 많은 사진들 두고두고 추억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집주인이신 김 정웅 선생님!!
온통 집을 다 내어주시고, 또 귀한 시집까지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시집은 두고두고 열심히 읽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은희야!!
너무 수고가 많았다.. 모두들 고마워 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