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남



발길 돌려 세상에 묻혀온 세월.
가슴 가득
꿈으로 수 놓아가며
실 마디마다 벤 아카시아향은

하늘만큼
꼭 그만큼 부푼 꿈을
야무지게 엮어주며
삶의 버팀목으로
늘 내 곁에 머물었습니다

삐걱거리며
힘들게 맞추어가던 삶의 뜨락에
뽀얀 안개 밀어내며
촉촉한 미소한줌 내려 놓던 추억들

인일의 향기를
여인의 인내를
아름다운 그림으로 채워가며

색색이 묻은 붓 휘두르던 캔버스는
어느 새
조금씩 색이 바래고

후회의 몸짓이
서서히 음률을 타며
발을 떼기 시작하는데

다달은
끄트머리에서
몸부림하듯 토해내는 아카시아향이

오랜 기억속에 잠자던
그리움을 불러내
낯익은 얼굴 더듬어 갑니다

까르르 넘어가는 웃음소리엔
손에 쥔 아픔이 녹아내리고
마주하는 미소엔
못다한 얘기의 앙금이 햇살처럼 묻어나
내 쉬는 숨결마다
끈적끈적한 정이 출렁입니다

강산이 네번이나 변한 나날들
끊일줄 모르는 담소속에
훌쩍 뛰어넘어
앞다투어 인일의 언덕에 서서

잊혀져가던 아카시아향 불러 세워
가슴에 꼭꼭 채워 놓고

아쉬움 너울대는 그 자리에
살아 온 흔적 걸쳐 놓은 채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 재촉하면서

다시한번
뜨겁게 달아오른 태양아래
심호흡 해 봅니다

오 !!!
인일의 향내여 ....
싱그러운 미소여
터질듯하던 꿈이여 ....

그리웠노라고
진정 그리웠노라고
목청을 돋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