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카시아  향기 속에서  **




      오월이면
      언덕길 오르며
      가슴에 담아 둔 향기가 있습니다

      꿈을 향해 줄달음치느라
      턱까지 차오른 숨을 토하던
      삭막한
      마음의 뜨락에
      소리없이 내려 앉던 향기가 있습니다

      가시내들의 재잘거림이
      열려진 문틈으로 새어나와
      쪽빛 하늘에 물들고

      책과 씨름하다 한눈 파는 사이
      내려 앉으려는 눈꺼풀을 받쳐주며
      가슴을 설레게 하던
      그리움의 향기가 있습니다

      여섯해를 드나들며
      꿈망울이 조금씩 여물어 가던
      기억의 울타리엔


      짙은 잎새 비집고 치마자락 펼친
      하얀
      꽃들의 행진이 이어지고
      허공에 맴돌던 공식과 기호들이
      꽃향기 타고 날아 다녔지요

      오월이면
      어김없이 코끝을 간지럽히는
      그 향기는

      우리의 마음을 다독이며
      서로를 이어주는 인연의 줄이 되어
      올해도
      습관처럼 펼쳐지는 춤사위에

      아카시아 향으로 엮어진
      우리네 인연이
      세상 향해 마음을 여는 향기로 피어나

      가슴에 채워둔 향내는
      이웃을 향해 뿜어 내고
      옮기는 발자욱마다 한줌씩 떨구어 줍니다

      오월의 향기여 !!
      아카시아 향이여 !!
      인일인의 아름다움이여 !!


                   글  :  한효순
                사진  :  nabi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