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미항의 하나인 브라질 리오데자네이루의 코파카바나 해변


조 소피아..
난 천주교인도 기독교인도 아니지만 영희 후배가 천주교인으로
산티아고를 해서 그렇게 불러도 될 것 같아 소피아라고 불러보고 싶다네..

남미 여행을 하는 동안 은희와 줄곧 한방을 사용했는데...
그녀는 커다란 가방을 가져왔는데도 챙겨야 할 사람이 많아 이것저것
선물을 많이 사는 바람에 은희의 가방이 넘쳐서 달리 내가 도와줄
방법이 없었고 다만 영희 후배의 책을 내가 먼저 읽고 김포로 부쳐 준다는
조건으로 그 책이 내 가방으로 옮겨지게 되었다네.

여행을 다녀와서 여독으로 또 밤과 낮이 다시 바뀌는 바람에 낮에도 자고
밤에도 자고 정신없이 지내다가 겨우 사진을 정리했고 여행기를 쓰다가
개인 사정에 의해 여행기를 포기했는데...

여행가방에 그대로 남아 있던 책을 발견하고 그 책을 읽기 시작했지.
솔직히 고백하건데... 난 그 책이 그냥 흔한 여행기이거니 했는데...
그 책은 정말 나에게 많은 감동을 주었어.

그렇게 걷는 여행은 여행의 프로들만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왠지 무슨 일이든 지금이라도 시작할 수 있을 것 이라는 용기를 내게 주었지..

정말로 용감하고 대단한 소피아...
영희 후배를 만나기 전에 그 사실을 알았더라면 이것저것 물어볼 말도
많았을 텐데... 아쉬운 생각이 드네..

책을 읽어 대강 짐작은 하지만, 어찌 그 먼 길을 혼자서 걸을 생각을 했을까?  
음식이 입에 안 맞았을 텐데... 빵과 커피로 끼니를 때우고   견딜만했을까?  
길가다가 급할 때 소변은 어찌 처리 했을까? 등등

그리고 그렇게 힘든 고행 길을 처음 만나는 외국인들 이지만 서로서로
위로하며 걸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고 짐작해 보기도 했지.

그리곤 나도 그 길을 걸어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지... 천주교인도 기독교인도 아니면서...
아니 가능하지도 않은데...
다만 아!! 부산에서 가까운 도시 진해까지... 아니면 양산까지라도 걸어볼까?
하는 생각을 해 보기고 하고... 열심히 체력을 다져 부산에서 휴전선까지
걸어가 볼까? 하는 생각에 사로잡히기도 하고...

우리를 만나기 위해 시장엘 다니면서 커피 초코렛 등을 사고 밤새
김밥을 싸고 오이지를 썰어 꾸러미를 만들어 새벽같이 공항으로 달려 왔을텐데...
그러고도 6시간을 그곳에서 지루하게 기다렸을 영희 후배의 정성이 새삼스러이 고맙고,
지금은 그 조미료를 국 끓이고 찌게 끓일 때 넣어서 맛있게 먹고 있다네.

이제 이 책을 김포의 은희에게 보낼 텐데... 그녀도 틀림없이 감동하리라는
생각이 들어. 더욱이 그녀는 천주교인 이므로...

이 세상에 모든 사람들은 헤어지기에 다시 만날 수 있는 것 이니 우리도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