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장현심.

자기집도 오랫만에 찾아가면 낯선가보다.

집 대문찾아 들어오느라 오전부터 헤맸다.

문이 안 열린다고 윤순영에게 부탁하고 문자에게 투정부리고

결국은 후배가 임시로 만들어준 비번 가지고 겨우 찾아들어왔다.

들어와보니 반가운 식두들이 보이네.

모두 반가워.

헤매고 다녀도 돌아올 집이 있어서 행복했던 탕아처럼

나도 그런 기분이야.

이번에 <반그러니에 물들다>졸저를 하나 출간했어.

희옥과 문자에게 들쩍 귀뜸을 했는데

마치 자기들이 쓴 것인양 좋아하네. 친구란 그런 것인가 보다.

덩달아 나도 기분이 좋아졌네.

살아온 이야기를 썼어.

그 책의 에필로그에도 있듯이 치마 들치고 다 보여주는 심정이었어.

같은 친구들인데 창피할 것도 없고, 감출 것도 없다고 생각했지.

그리고 난 머리가 나빠서 슬쩍 거짓말을 하거나 미화 시켜도 

다음번에 그걸 똑 같이 기억하지 못하지.

대번에 들통이 나거든.

그러니 사실대로 쓸 수 밖에.

학교 다니는 부분을 쓰며 무지 친구들이 그리웠어.

때론 눈물이 찔끔 나기도 했지. 고정칠이는 어디 사는 지 알지도 못하는데.

옆에, 곁에 가까운 친구들을 두고도 없는 친구가 사무치게 보고팠어.

짝이었던 하길자는 얼마나 힘들게 죽었을까,

송숙이는 왜 그리 일찍 죽었을까, 희옥이는 왜 그토록 먼 나라에 가서 살아야 되나

문자는 귀양살이를 간 것도 아닌데 왜 경상도일까.

 

2011년 9월부터 자료를 찾고  쓰기 시작하여 2014년 5월에 탈고를 했다.

그후 교정하여 출판사에 맡겨 8월에 책이 나왔다. 

애 낳은 여자처럼 후련하고 살것같다.

본 사람들이 잘 읽었다, 수고했다, 동시대를 살아온 사람으로 공감이 간다 등등

소감을 말할 때마다 내 새끼 잘 생겼다고 하는 말같이 들려 챙피한 줄도 모르고 

들쳐없고 자식 내 보이는 푼수떼기 엄마처럼 군다.

못난 새끼 이뻐해 줘서 고맙다.

 

이젠 집에 자주 들어올게.  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