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회 - 게시판담당 :강정원
사방에 꽃으로 봄기운이 역력한데 지난 해부터
어찌저찌하여 맡게 된 고등부 3반은 모의고사에 이어서
중간고사가 앞으로 떡 버티고 있어서 봄 했살도 싫다는 반응이다.
돈내고 배우러 왔으니 나를 이용해서 목적을 달성해야 하쟎냐고
온갖 애교도 갖은 협박도 동원하다보니 식구들 주말 식사는 커녕
내 끼니도 아무때나 이것 저것으로 때우게 된다.
나의 가장 강력한 지원자이면서도 지적자이신 울막내의 심사는
당연히 "왜 빨간글씨의 날에, 휴일에 수업을 하냐" 여간 불편한게
아니시다. 그래서 몰래 나온 내게 아빠편에 울막내가 보내온
brunch box에는 온갖 우리집 프라스틱 용기가 다 동원되고
각 음식에 어떤 것이며 어떻게 먹어야하는지, 그리고 요리사의
멘트가 종이에 쓰여져서는 스카치테이프로 붙여져 있었다.
넘 어렵게 만난 첫째가 있기에 사십이 다 되어서 찾아온
울막내를 내칠 수가 없더라. 얼마나 어려웠는데, 엄마되기가.
남편조차도 반기질 않더구나. 어떻게 그리고
끝까지 잘 키울 수 있겠냐며, 우리의 나이를 걱정하면서.
그런 막내가 이제는 초등 졸업반이고 내게 잔소리를
제일 많이 하면서도 삻갑다.
쉽게 오는 것을 내게 인연이라 하기도
그러나 때로는 어렵게 다가선 미소를
내가 더 큰 웃음으로 맞으면 오래도록
함께 할 벗이 된다 싶구나.
웃으면서 누구라도 번개쳐서
이곳에 근황 전해서 함박 웃어보자. ?
누구는 사 부자나 되는데
나는 울 남편 이 부자도 못 만들어줬으니 할 말이 없다.
엄마의 정신연령은 자녀 나이와 비례한다더라.
나는 사윗감 걱정 손자볼 생각 늙은이처럼 그런 궁리하고 산단다.
행복한 비명
행복에 겨워 요강에 빠질 소리하는 친구가 밉다.ㅋㅋㅋ
명자씨 화려한 글 솜씨로 나를
현혹시키지 마시게나
봄날 첫 나들이에서
옷이며 가방이며 딸들이
사준거라며 세놈 뒷치닥거리에
터진 치맛단을 호치케츠로 박고
다니기가 다반사인 나를 기운
빠지게 하더니
더구나 주먹밥은 내 젤 싫어하는 참치가,
쥬스는 프라스틱통에 넣어오고는,
샌드위치까지 ,배달원인 아빠앞에서,
다~ 먹고 웃으면서 영상폰으로
막내한테 해야 했다.
나 그래서 이제부터는
까다로운 둘째가 안먹는다고 하면
두번도 권하지 않은당.
생활기본권인 음식의 양과 기호에
대한 귀한 체험으로
아주 이~~~쁜 아들이여.
근디 너무 기대 하지마.
우리 사위보니께 토욜,일욜엔
아주 앞치마를 두르고 살두만.ㅉㅉ
지금 실컷 즐겨라
오늘 날씨 참 깨끗하고 화창하다.
출근 길에 골목길을 지나며
하늘아래 말끔한 라일락을 바라보며 휙 스쳐오는
향긋한 라일락 냄새~
이 냄새를 주향이에게 날린다.
그래, 명자야.
아까운 50대가 막 가고 있구나.
60이 되어서 50대 후배들을 보며
10년을 재미없게 보냈다고 후회하지 않도록
즐겁게 살아야겠다.
늦둥이 막내가 만든 주먹밥에 요리의 제목을 보니..
햐! 군침도네요
그런데 궁금한건 또 못 참아서 묻는 건데 딸이겠죠?
그대는...........행복한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