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회 - 게시판담당 :강정원
"아이들은 모르지만 나는 내가
치사하고 좋지 않았다는 걸 알잖아..."
물론 반 친구들과의 생활이 달을 더하다보니
좋은 정도 쌓여가듯 갈등이 생기게 되고
그것을 나름대로 자신에게 상처를 덜 가게
대처에만 급급해서
말도 안 되는 소리로 친구들을
자신의 이치로만 우기고
집으로 왔지만,
저보다 더 저이고 싶어하는 엄마를 대하니
부끄러운 깨달음에 울음이 쏟고
제 스스로 합당한 결론을 고백하며
나를 제일로 꼼짝 못하게 하는 눈물을
보인다, 막내가.
사춘기에 접어들었다는 그의 공언이 있으면서
익숙해지는 우리 집의 풍경이지만,
에너지 상호전달인 deep hug 를 하면서
'이 녀석이 그래도 제대로 커가는구나,
늙은 부모의 부족한 역할부여에도'
싶어서
결국은
나도 찔찔댔다.
잘 키워서 시집보내고 떠나셨건만도
때때로 이 핑게 저 핑게로 어느새
아직도 돌아가신 엄마를 그리는
내가
아이 셋을 키우면서
오히려 얘들이 나를 내안에 가두지 않고
끊임없이 생각하고 행동하려고
애쓰게 한다는 깨달음도 더하게 한다.
그래서(?)
재수인데 무슨 엄마의 행보가 큰
영향력이 있냐며
입시생 엄마이기도 한 나의 무거운 마음
덜어준 둘째 덕에
내 스승 막내만을 위한 프로그램 들고
'장래 진로 계획에 대한 기반 지식 체험학습'
이란 체험학습 신청서 내고
다녀오려고 한단다, 친구들아.
그곳에서도 자주야 어렵겠지만
이곳을 방문하면 내가 없는 틈()
타서 게시판지기를 노리는불특정 너희들의
넘치는 글들을 바라나 감시하노라!
장마가 온다는데 건강하고
다녀와서 보자꾸나 ?
급작스런 결정은 아니야, 명자야.
그리고 이번에는 정말 되도록이면
이틀의 일정을 하루에 소화해서
얼릉 와야 할것 같아.
네가 나의 든든한 언덕이고
너의 거침없는 글솜씨에
덩달아서 봄날에 나갔는데
금방 올거야, 네 땀시라도!
30일에 출발할건데
그 전에 맡은 아이들 시험준비를
소홀히 할 수가 없잖니
그래서 여기는 주로 스마트폰으로
설렁설렁 둘러보기만 해야할 듯
하기사,
지금도 10분 쉬는 시간에 교재
더 준비 안하고 네글에 답하니...
그래도 좋다.
그리워 할 수 있는
애닯고 애틋할 수 있는
지금이.
수업에 막내외의 두 녀석들과 영감의
배려(?)에 합당한 준비에다,
이 달에 새로이 온 Anna라는 뉴질랜드 강사의
정착까지 챙겨야 하는데
이곳을 자꾸만 들락거리고 싶네요.
어쩜,
저보다도 더 정확하게 우리의 여행을
제대로 의미지어 주시네요.
제 멋에 겨운 엄마의 직장질에
터울이 길어서 늘 듣기 보다는
일러주려는 마음이 앞서는 형들속에서
자라는 막내에게 늘 미안한 마음과
지는 것이 더 크게 이기는 거란것을
아니,
승부를 가리지 말고 제것에
기꺼워할 수 있는 성량을 얻을 때라
여겨서 안된다는 풀숲 헤치고
둘이만 떠나는 거예요.
저처럼, 명자처럼 이 방의 더 많은 친구들이
선배님들의 앞 서 볼 수 있는 지혜를
느낄 수 있었으면 싶네요.
나는 나이면서 너이고 픈 너와
더불어서
우리를 이룰 수 있는
시간들을 함께 한다는 것은
어떠한 모습이든 간에 귀한 것 같아요.
다시 수업으로
얼마 간의 일정인지는 말을 안해주네.
이 것 저 것 모든 시름 내려놓고
오직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막둥이와의
애틋한 추억을 담북 담은 여행이 되길 바란다.
이주향님
엄마를 닮아 너무 예쁘게 큰 막내아드님이 사춘기라고 걱정을 하고 함께 여행을 가시네요.
혹시 엄마가 막내랑만 있고싶어 핑게를 댄 것은 아닌지요?
멋져요.
더 성장하면 남자아이들은 절대로 부모랑 여행같은 건 꿈도 꾸지 않으니
이번이 좋은 기회라 생각합니다.
좋은 여행
건강하게 다녀 오십시오.
그리고 아드님에게도 전해 주십시오.
"아줌마들이 너에게 반했다고요."
급작스럽게 어디로 간다는 거니?
너야 해외 나가는 일이 새삼스런 일도 아닐터지만
어디로 얼마동안 가는거니?
맹모삼천지교...
거친 사막에서 자생한 울 애들 생각하면
너의 자식사랑이 경이롭게 느껴진다.
암튼 건강하게 잘 다녀와라.
니 등뒤에 숨어 들어갔던 봄날
이제 무슨 언덕을 비비고 들어가야 할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