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에 꽃으로 봄기운이 역력한데 지난 해부터

어찌저찌하여 맡게 된 고등부 3반은 모의고사에 이어서

중간고사가 앞으로 떡 버티고 있어서 봄 했살도 싫다는 반응이다.

돈내고 배우러 왔으니 나를 이용해서 목적을 달성해야 하쟎냐고

온갖 애교도 갖은 협박도 동원하다보니 식구들 주말 식사는 커녕

내 끼니도 아무때나 이것 저것으로 때우게 된다.

 

 나의 가장 강력한 지원자이면서도 지적자이신 울막내의 심사는

당연히 "왜 빨간글씨의 날에, 휴일에 수업을 하냐" 여간 불편한게

아니시다. 그래서 몰래 나온 내게 아빠편에 울막내가 보내온

brunch box에는 온갖 우리집 프라스틱 용기가 다 동원되고

각 음식에 어떤 것이며 어떻게 먹어야하는지, 그리고 요리사의

멘트가 종이에 쓰여져서는 스카치테이프로 붙여져 있었다.

 

 넘 어렵게 만난 첫째가 있기에 사십이 다 되어서 찾아온 

울막내를 내칠 수가 없더라. 얼마나 어려웠는데, 엄마되기가.

남편조차도 반기질 않더구나. 어떻게 그리고

끝까지 잘 키울 수 있겠냐며, 우리의 나이를 걱정하면서.

그런 막내가 이제는 초등 졸업반이고 내게 잔소리를 

제일 많이 하면서도 삻갑다. 

 

 쉽게 오는 것을 내게 인연이라 하기도

그러나 때로는 어렵게 다가선 미소를

내가 더 큰 웃음으로 맞으면 오래도록

함께 할 벗이 된다 싶구나.

웃으면서 누구라도 번개쳐서 

이곳에 근황 전해서 함박 웃어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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