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C_0257.JPG

 

봄이 완연한 남해로

막내네 학교가 개교기념일이

마침 금요일이라

넉넉하게 시간잡고

다녀왔단다.

너희들은?

 

지난 달에는

을원이랑 연정이랑 은미가

누구도 차 한자대접할 수 없던

번개 맞은 거 같았던

우리집을

이쁘게 정리정돈해 주어

"칭구야, 고맙다"를

입에 달고 다닌다.

 

그애들에게 나는

너희들이 베푼 지금의

선행이 한 무지하고 게으른

주부에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다고

고백하지 않을 수

없었단다.

 

30년이 되어서야 만난

그러나 전혀 낯섧지 않은

우리들이 서로에게

어떤 꽃으로

피울지

괜시리 볼이

붉어진다,

맨 처음 고백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