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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보다는 조금 더 체계적이고 준비도 하면서

우리 밭을 일꾸는 재미에 아직도 주춤하면서 빠지고 있단다.

그런 나를 애잔한 눈빛으로 보듬듯이 내가 한 노력보다 더한 기쁨을

하루는 감자가, 또 다른 날은 참외가 주고 있구나.

 

어제는 무심코 야곤밭으로 빠비 가려는 나의 눈을 끄는 완두콩의 자태가

신비롭기가 임신했을 때 흐미하나 감동적이였던 애기 초음파사진만

같더라, 엉뚱하게도.

두꺼운 껍질속에 하나하나의 형태를 잡아가는 완두콩의 안간힘을

다 하는 수고가 느껴져 난 걸음을 멈추고 한참을 서 있었단다.

 

그러고보면 난 참 무심하게 내게 오는 것들을 대하고 버리고 했지

싶어서 많이 반성하고 새로운 결십도 하는 귀한 시간으로

이어지더라, 아스팔트길이 아니면 걷지를 못 해서

외출시엔 엄마의 꾸중을 듣던 도시 걸이.

 

지혜롭게 일에 임하고

자비로 사람을 대하라는 말씀을

가슴에 담으며

2일에 만날 너희들의 모습을

미리 그린다, 6월이 오기도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