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을 내놓는 밭

    산자락 아래에 머리를 맞대고 있는 두 밭이 있었다.
    두 밭은 땅이 거름져서 무엇을 파종하여도 무럭무럭
    자라서 높은 수확을 주었기 때문에 복전으로 불리었다

    그 복전의 주인이 나이들어 세상을 떠나면서 형제에게
    각각 한 밭씩을 나누어 주었다
    형은 부지런하여 예나 다름없이 거름 주고 김매어 주며
    밭을 갈았다.
    물론 밭은 복전답게 높은 소출을 주었다

    동생은 만고에 게으른 사람이었다.
    김매고 거름 주기는커녕 파종하는 것조차도
    때를 놓치기 일쑤였다.

    많은 날들이 흘렸다.
    그동안에 한 밭이 사라져 버렸다.
    한 밭은 여전히 좋은 복전으로 살아 있었는데
    한 밭은 잡초로 무성하여 산자락과 다름없이 된 것이었다.

    학생을 데리고 지나던 선생님이 이를 가리키며 말했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누구나 복전이지만 자기가 하기에 따라서
    이렇게 엄청 달라져 버리는 것이다."

    정채봉님의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라"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