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6월 11일)준선이와 영화를 보기로 했다.

영화 제목은 " 시"  

 

준선이가 먼저 이러길래,

'' 야, 혜진아, 나 염색도 안하고 대충 나갈거야."

 

  나도  그러기로 했다.

찢어져도 못버리는  운동화, 고무줄 청바지에 티셔츠 , 기름이 번들거리는 머리를 묶고  7시30분 신세계 정문앞 소파에서 잠깐 졸다가 준선이를 만났다.

 

우린 비빔밥을 시켜놓고 먹다가 고추장소스통이 옆에 있는데도 달라고 하질 않나, 

영화관 표끊을 때도,  상영관을 찾는데도 어리둥절해가며 무사히 영화관에 들어갔다.

 

 

영화를 보면서 난 대충 이런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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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자막 글씨가  70년대 글자체 같구나. 그럴듯 해......

2.윤정희 언니는 건우 오빠랑 그런대로  참 조용히 잘 살았네.

3.김용탁 시인 이라~  참 재미있군!

4.나중에 손주를 덜컥 맡게 되는 일은 없어야하는데.....

5.저 손주보니까 게임에 푹빠진 우리 아들이 생각나네......

6.치매.... 명사 낱말이 기억이 안나는 증상이라..... 이것도 걱정이군.....

7.아니, 김희라였어?  중풍 노인이?

8.인생은 참 끝까지 살아봐야겠군. 그런데 너무 잔인해....

9.사람들이 왜 이런 영화를 안보러오는지 알겠어. 즐겁지 않고 불편하거든...

10.진실과 용기에 대한 이야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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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끝나니까 밤 11시가 넘어있고 비는 주룩주룩 내린다.

준선이가 가져온 우산으로 예술회관 역까지 바래다 주었다.

 

집에 와서 문자 한줄 날렸다.

 

"도착했어. 잘 들어갔지?  내가 먼저인가? 또 연락하자. 잘자라. 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