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친구들 안녕!

 

여행의 피로로 아픈 친구들은 없는지?

바로 어제 다녀온것 같이 아직도 제주 바다를 꿈꾸고 있는데

벌써 일주일전 오늘 우리의 여행은 시작 되었네.....

 

1월 9일 월요일  서쪽방향

 

1시쯤 제주공항 도착

반가운 마음에 서로 얼싸안고

'연우네' 도착---도토리무침 감자전 야채비빔밥  된장찌게 들깨옹심이수재비 샐러드 두부전 등등

연우네앞 한라수목원은 그냥 지나치고 현주네 작은 아파트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쓴커피에 귤한개 먹고

너희들 오면 주려고 쪄논 고구마 깜빡 잊고 안주었네.

중산간 공기 맑은' 타미우스 골프텔'에 짐 놔두고

귀덕 사거리 한담 해안도로로 이동해서

제주 바다 빛깔에 감동하며 바닷바람도 신나게 맞으면서 해안도로 거의 두시간쯤 걸었나...

드디어 저녁 식사--평소 단골인 '전망대횟집'에 부탁하여 저렴하게 먹을수 있는 생선조림을 주문했더니만

제주도민도 비싸서 잘 먹지않는 쥐치조림이 나오네...

고마운 마음에 평생 단골해야지 생각했어.

카레가루 무친 고구마 튀김은 왜그렇게 맛있는지 일단 살이 찌든 말든 친구들이랑 놀때는 그런 생각 말아야지...

한림항에서 제주앞바다에서 잡아온 조기 손질하는 아저씨들 보며 잠시 노동의 숭고함에 고개 숙이게 되었고 오늘은 숙소에 가서

쉬자 하며 타미우스에 왔더니만 잠자는데는 얼마나 재미있는 구조인지 더군다나  명선이가 준비해 줘서 정말 고맙다.

잠자리 들 시간!!

번호 뽑기로 잠자는 파트너 정하기 정말 재미있었지?ㅎㅎ

깊은잠~~

 

1월10일 화요일 동쪽 방향

 

새벽 7시에 버스타고 외도에 있는' 해미안 해수사우나'  도착

망망대해 바다 바라보며 노천탕에 옹기종기 모여 몸을 담그고 머리에 하얀 수건 쓰고 있는 모습이 갈매기떼 처럼 보여서 낭만적이었어.

9시에 다시 버스 타고 '메리엔폴'에 가서  브로컬리숲이랑 당근케잌이랑 커피 마시며 삼십년전 우리 친구들 설악산 놀러갔다 만난 사람들이랑 결혼한

 비하인드 스토리 얘기하며 이왕 이렇게 된거 그때의 남자애들중 한명인 제주대학교 교수실로 모두 직행해서 김교수를 혼이 쏙빠지게 해주었지.ㅎㅎ

다음번에 혹시 아니?

우리랑 게네들 대구 계성고등학교랑 미팅할지?

김교수가 먼저 제안 했으니까 우리는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

다같이 제주대를 배경으로 기념사진 찍고

내가 제주에서 가장 사랑하는 절물자연휴양림으로 출발.

절물자연휴양림은 11.2km의 숲길을 오로지 흙만 밟으면서 걸을수 있는 아름다운 곳이야.

이곳은 장생의 숲이라고도 하는데 건강과 치유의 숲이라고도 한단다

나는 가끔 생각할 일이 있거나 외롭거나 할때 여기에 와서 힘을 얻고 가곤 해.

한번은 숲에서 뱀을 만났는데 그다지 놀라지 않았어.

나도 모르게 숲에서 자연인이 되었었나봐.

그러다 일상으로 돌아와보니 보이는것마다 뱀처럼 보이는거있지.ㅋ

아쉽게도 눈이 싸여서 장생의 숲길은 못들어 가고 목공 체험장이랑 산책길만 밟다 왔는데도 친구들이 모두 좋아하더라.

다음에 가족들과 꼭 가보길 바래.

점심은 '교래 성미식당'에서 토종닭 샤브샤브랑 백숙 녹두죽 인삼막걸리한잔.

다음은 삼달리에 있는'김영갑 겔러리'에 갔어.

이곳은 작년에 김영갑 추모 5주기 기념 연주회때 내가 제주시립교향악단과 협연했던 장소이기도 해.

중앙일보랑 제주에 있는 언론 방송에서 대대적으로 홍보를 해서 청중이 거의 천명 가까이 왔었어.

지금도 그날 연주를 생각하면 행복해.

역시 우리친구들은 문화적 수준도 만만치 않은것 같아.

겔러리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거든.

서둘러 성산에 있는 섭지코지에 갔지.

그곳은 세계적 작가인 안도타다오의 명상관이 있어.

나는 이번 여행에서 친구들에게 꼭  그곳을 보여주고 싶었어.

왜냐하면  여지껏 우리의 삶은 앞으로만 향해서 가는 삶이었던것 같아.

이제 오십이 넘으니 둥그렇게 물흐르듯 빛이 비치는대로 순응하는 삶도 생각해볼 시간을 가지면 여행이 더 의미있을것 같았어.

운좋게 석양을 바라보며 에머럴드빛 바다도 실컷 보고 다시 저녁먹을 '마라도횟집'으로 향했지.

역시 방어회는 겨울에 먹어야되.

그렇게 먹고도 또 먹고 싶네...

그다음은 어디까지나 옵션이라 했건만 15명 모두 간다고 하여 뚜껑 열린다는 돔에가서 가볍게 흔들고...역시 우리는 예상대로 재미없어해서

숙소로 돌아오니 이제 오늘밤만 자면 내일 여행의 끝이라 생각하니 아쉽다.

그래도 잠은 깊은잠~~

 

1월11일 수요일 서쪽방향

 

오늘은 숙소에서 필라델피아 치즈가 들어있는 당근케잌이랑 키피랑 귤로 가벼운 아침식사.

신경 무지하게 쓰이는 기사 아저씨 랜트카에 올라타서 친구들 얼굴 보니 부석부석 하긴한데 그래도 얼마나 나름 개성있고 예뻐 보이는지...

성격은 왜그리도 좋은지 ..이시점에서 한말씀 안할수 없었어.

친구들이랑 2박3일 여행하며 이렇게 편하고 행복하고 서로 배려하며 아무일없이 다닌다는게 고맙고 어찌보면 여지껏

우리가 결혼해 살면서 여러 어려움들을 극복하고 이자리에 있게 되기까지 많은 마음고생들도 있었겠고...

.아무튼 나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어.

진심이야. ㅎㅎ

작년에 제주대학교에 임용 되어서 갈때만 해도 이렇게 제주도에 살아볼 생각은 없었는데 일년만에 제주도민이 다 되어 버린것같아.

낙천리 아홉굿마을 올레13코스안에 나의 작은집을 짓고 있잖아.

나의 놀이터이자 너희들에게 빌려줄 숙소이기도 해.

집짓고 있는 김사장님과 어목수님께 우리 친구들이 진심으로 잘지어주길 부탁하는데 정말 정말 고마웠어.

막간을 이용하여 제주에서 친언니처럼 지내는 순진언니를 만나 예쁘게 포장해 달라고 부탁했던

너희들에게 줄 갈천스카프를 받아서 하나씩 나눠주고 흐믓한 마음이었어.

그리고는 명월에 있는 몽생이에 갔지.

우리나라 갈옷의 명인이신 양순자 언니도 만나고 '몽생이'에 때마침 취재를 온 일본 NHK랑 너희들 인터뷰도 하고 패션쇼도 하고

 정말 재미있는 퍼포먼스였어.

앞으로 들어올 신공항 예정지인 '신도리'를 지나 모슬포에 와서 유명하다는 '옥돔식당의 보말 칼국수'도 먹고

'오설록'에 들려서 이왈종 화백의 그림도 보고 맛있는 녹차아이스크림도 먹고 지지한 대화도 나누었지.

 공항으로 달려 오다가

 '하우스 레시피'당근케잌도 한개씩 사고 예쁜 우리 대학 선배님도 만났네.

젋은 시절에는 MBC 아나운서 이셨지만 지금은 아름다운 제주에서 새벽마다 한담해안도로를 걷고 낮에는 당근케이크를 만들어서 팔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시는 선배님한테 아마도 일주일에 한두번은 놀러가는것 같아.

제주를 떠날 시간이 다가오니 아쉬운 마음에 해안도로로 돌아돌아 가다가 용두암 '섬횟집'에서 갈치조림으로 저녁식사를 하고

공항으로 직행했네.

기사 아저씨가 조금만 친절했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모두 털어버리고 김포로 향하는 너희들 보며 아쉬었어.

다음날 이비인후과 치료를 받고 약을 타가지고 가야 했기에 함께 가지 못해서 미안했구.

오늘은 깊은잠이 든게 아니라 기절수준의 잠에 빠져들었단다.

다음날까지 열시간 넘게 ㅎㅎ

 

친구들아!

 함께 해서 고맙고 사랑해.

다음에도 꼭 같이 여행하자.

이번에 못간 친구들도 다음엔 꼭 같이 가자.

많은 여행을 했지만 이렇게 편안했던 여행은 처음이었던것 같아.

인생 뭐있어~~그치?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