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열흘 전 쯤 이었을까요?

빙수기를 닦다가  무심코 손을 넣고는

아악!!

피가 순식 간에  철철 나기 시작했습니다.

얼른 반대편 손으로 꽈악 쥐고 한참을 있었습니다.

하지만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피가 나더군요.

 

'병원에 가야하는가?'

 

그러나 저녁 일곱시.  응급실?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알콜솜, 휴지, 반창고, 고무줄을 동원하여 친친 동여맸지요.

욱신욱신 쑤셨습니다.

 

딸 아이의 성화에 할 수 없이 약국에 가니 항생제와 진통제를 처방해주며 내일 붓거나 더 아프면 병원에 가라고 했습니다.

 

이튿날,

괜찮은 것 같아  마데카솔과 대일밴드로 처치하였습니다.

바빠서 약도 먹지 못했습니다.

 

머리감기와 설거지가 제일 힘들었습니다.

서순하 선배님이 생각났습니다.

어쩌다 물에 젖으면 상처 부위가 퉁퉁 불어 다시 덧날것만 같았습니다.

 

신경이 아주 많이 쓰이지는 않았지만,   괜스레 아물것 같지도 않았습니다.

아니,  이 상처가   영영 나을것 같지 않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살꺼풀이  약간 뜯겨지면서 딱딱해지더라구요.

거추장스러워 손톱깎기로 잘라내야겠다고 생각했지요.

 

살꺼풀을 살살 드러내보니

아!

새 살이 돋고 있었어요.

너무도 마음이 편해지며 신기해지더군요.

그리고 불현듯 생각이 났어요.

오래 전에 발톱이 스르르 빠져서 깜짝 놀랐다가  밑에서 귀여운 새 발톱이 돋아나있어서  신기해했던 일이.....

 

며칠동안의 신경씀과 걱정과 귀찮음을 보상 받는 기쁨!!!

 

그래요.

상처받는 일도 있지만 이렇게 새살이 돋아나는 기쁨이 있으니 살만한 거죠?

우리 모두에게 새 살이 돋는 감격이 찾아오기를!!!!

 

IMG_2171.JPG

 

                                       스마트폰으로 찍었어요.    너무 좋아서....   

                                       빙수기는 너무 열심히 닦지 마세요.  물만 뿌려 닦으세요.  일반 그릇으로 착각하지도 마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