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숙아,
11회 전영희 선배님으로부터 네 소식 듣고 멜했다가 되돌아와서 이리 옮겨 놓는다.

정말 오랜만이다.
고등학교 졸업후 한번도 만나지 못했던거 같다 그치?
그러니 내 기억엔 네가 아직도 복숭아같은 살빛에 단발머리 소녀모습만 있는 셈이다.

고2땐가 친구들 몇몇이서 서울에 있는 대학 탐방 갔던 기억이 난다. 고속버스로 신촌에 내려서는 연대에 들어가려다 심통맞은 수위아저씨 훼방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기분 구겨져서 이대 후문쪽으로 가서는 이대부고 여학생을 만나 그애들은 남녀공학이라는 사실에 부러움만 마냥 느끼고 대학구경은 했는지 그건 기억에도 없고, 흑석동에 사시는 네 외삼촌(?)댁에 가서 놀다 온일이 생각나는구나.

중학교때는 주말의 명화보고 와서는 한주일내내 그레고리 팩이 어쨌고, 오드리햅번이 어쨌고, 하던 기억이 생생하구나... 그들과 같은 사랑이 언젠가 우리들에게도 오리라 꿈꾸었던 시절이었지.

잠수만 해 있지 말고 동창 홈피에 가끔 나와서 놀자.
은순이는 소식아니? 상영이는? 모두 보구싶다.

숙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