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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한자리에 있는 조은산처럼/  --퍼옴--

 

어디선가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아기가 엄마에게 주는 사랑보다

엄마가 아기에게 주는 사랑이 더

크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반대라고 말이다.

아기들은 엄마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보낸다.

상대의 외모, 재력, 능력은 물론이고

성격까지도 비교하는 요즘의 사랑과는 다르다.

혼날 때조차 아기들은 엄마를 꼭 껴안고 우는 것을

보면 정말이지 맞는 말인 것 같다.

 

또 엄마가 아기를 키우는 게 아니라

아기가 엄마를 키운다는 생각도 든다.

아기를 낳고서야 내 부모님에 대한 고마움을

온 마음으로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맛있는 건 다 자식들 주시며

먹는 것만 봐도 배부르다는 부모님 말씀,

아침에 집을 나올 때면 아침밥 먹어라, 따뜻하게 입어라 하는

잔소리가 무엇을 담고 있는지 엄마가 되고나서야 알게 됐다

 

또 초라하기만 한 내 자신을

이토록 앞뒤 가리지 않고 사랑해 주는 이가 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들며

나를 더욱 사랑하게 됐다. 이렇게 아기로부터 많은 걸 받고 있으니

하나라도 더 해 주고 싶은 마음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 같기도 하다.

 

"은산아, 앞으로 살아가면서 많은 시련과 좌절을  겪게 될거야.

그것이 때론 창이 되어 네 가슴을 찌를 수도 있고 칼이 되어 여기저기를 벨 수도 있어.

그럴 때마다 엄마가 두꺼운 방패와 갑옷이 되어 줄 순 없겠지만 너의 상처를 어루만져 줄게.

 

이 배냇저고리가 엄마를 대신해 너의 체온을 유지해 주고 부드러운 감촉으로 널 편안하게 감싸줬듯 말이야.

엄마는 언제나 은산이 곁에서 묵묵히 흐르고 있을 거야. 산속 동물과 나무들에게 물을 주고 촉촉하게,

부서진 곳은 단단하게 해 주는 저 강물처럼 말이야. 엄마는 그럴 거야."

 

<고민정님의 '그 사람 더 사랑해서 미안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