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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2010년 11월 12일을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마리스 얀손스가 암스텔담에 있는 로얄컨세르트허바우오케스트라를 이끌고 공연을 한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들의 연주를 듣고 완전히 흥분을 하여서 늦은 밤에  제 나름의 후기를 올렸고

그렇게 하고 나서도 연주의 기쁨과 좋은 느낌을 그대로 간직하고 싶은 나머지 잠을 청하질 못했습니다.

(http://blog.naver.com/2003lih/110097244671)

 

그들의 연주는 그만큼 기억을 오래도록 하고픈 힘이 있었고 그들을 이끌고 있는 마리스 얀손스는 대단한 역량의 소유자였습니다.

 

마리스 얀손스는 라트비아의 수도인 리가 출신입니다.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가 리가 출신이죠.)

레닌그라드음악원에서 수학을 한 후 카라얀 콩쿨에서 입상을 한 인연으로

베를린 필하모닉에서  부지휘자로 오래도록 있으면서 카라얀에게서 지휘 수련을 쌓았다고 하네요^^

1943년생이며(현재 일흔살), 심장박동기를 달고 있다고 해서 혹여나 컨디션이 좋지 않을까,

이번 연주에도 많은 사람들이 염려를 했습니다만,

그러나 이틀간 건강 상으로 탈없이 아주 훌륭하게 연주를 마쳤습니다.

 

마리스 얀손스는 단원들의 의견을 존중하며 곡의 해석에 깊은 철학을 갖고 있어서

그가 들려주는 곡마다 도를 넘지 않는 것으로(쇼맨쉽을 내세우지 않음) 유명하다고 합니다.

지휘자 ,마리스 얀손스의 이런 점을 저는 상당히 좋아합니다.

그의 유명도는 이미 정평이 나 있는데

2012의 빈필하모닉의 신년음악회의 지휘를 맡았던 예를 많이 기억하실 것입니다.

 

그제와 어제~~~그 멋진 마리스 얀손스가 지난 번과는 다른 교향악단을 이끌고 왔습니다.

마리스 얀손스 &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 입니다!!!

 

저는 어제의 연주를 들었습니다(2012,11,20,수요일.)!!!

 

어제,

첫번째의 연주는 베토벤의 교향곡 6번, <전원>입니다.

 

1악장부터 예사롭지 않습니다.

피아니시시모로 시작되는 현의 소리를 듣고 오보에가 아주 작은 소리로 현의 음악을 화답합니다.

그렇게 시작을 하면서 현과 관이 아주 자유롭게 음악을 이어 갑니다.

음악의 완급을 기막히게 조절을 하는데 특히 군더더기 없이 아주 깨끗하게

1악장을 이끌어 내고 있습니다.

마리스 얀손스의 지휘에 악단이 일사불란하게 잘 맞추는 것은 재작년에도 이미 경험을 했지만 새삼 신기하게 느껴집니다.

곡의 중간 즈음~~오른손에 들었던 지휘봉을 왼손으로 옮겨 지휘봉의 중간을 잡고 맨손이 된 오른손으로

오른쪽으로 배치한 세컨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지휘하는 모습도  참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러게 해서 물 흐르는듯한 1악장(전원에 도착했을 때 느껴지는 즐거운 감정)을 아주 잘 마쳤습니다.

 

이어지는 2악장은 <시냇가에서>란 표제를 갖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안단테의 악장을 바이올린이 시작을 하고 바순이 전원의 풍경을 그림으로 보여주듯 연주를 합니다.

그리고 후반부에는 플루트와 오보에, 클라리넷이 연이어 새의 울음소리를 내는데 아주 아름답게 들렸습니다.

이 부분은 널리 알려져 있어서 들어보시면 다 잘 아실 거예요^^

 

3,4,5악장은 중간에 쉼없이 연달아서 연주합니다.

3악장은 <농부들의 즐거운 잔치>

4악장은 <폭풍우>

5악장은 <폭풍우 뒤의 기쁨과 감사>...라는 표제가 붙어 있습니다.

 

특히 3악장에서는 팀파니가 농부들의 흥겨운 잔치를 더욱 정겹고 활기차게 북돋았는데

팀파니의 연주조차도 정말 과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까지 청중들로 하여금 긴장의 끈을 놓치 않게 쥐락펴락하면서

오로지 앞을 향해서 나아가는 그 선율에 청중으로 하여금 집중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베토벤의 5번 운명은 c minor이지만  6번 전원은 F Major입니다.

다시 말해서 6번은 곡 전체에서 장조가 말해주듯 밝고 기쁨에 넘치는 곡입니다.

 

이 곡은 베토벤의 중기에 해당하는 곡이고, 5번과 비슷한 시기에 작곡을 했는데

그가 청각을 상실하고 몸이 지쳐서 하일리겐슈타트의 근교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었을 때에

사람들을 멀리하고 오로지 자연만을 바라 보면서 만들어진 곡이라고 합니다.

괴퍅했던 베토벤도 이렇게 마음이 온유했던 것을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데에 생각이 미치자

밝은 곡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뭉클해지면서 눈물이 조금 났습니다.

 

중간 휴식에는 로비로 나가지 않고 좌석에 남아  베토벤을 기억하며 혼자 묵상했습니다.

 

이어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7번을 연주합니다!!!

 

7번은 그의 아홉 개의 교향곡 중에서 표제가 붙어 있지 않지만

청중에게나 오케스트라에게나 사랑을 많이 받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춤과 축제의 열락에 쌓인 작품이라는 것으로

베토벤의 생존 당시에는 끝없이 논란이 일었던 곡이라고 합니다.

저는 1악장부터 4악장까지 빠짐없이 다 참 좋더구만요....

 

1악장은 서주가 상당히 깁니다.

현들이 조용하게 멜로디를 주고 받다가 목관에게 그들의 이야기를 넘겨 줍니다.

그러면서 화려하고 즐거운 음색의 오케스트레이션이 이어집니다.

2악장은 느린 부분의 악장이지만 무겁고 진지한 분위기가 곡의 빠르기를 대신해  주었는데

현악부가 주고받는 선율을 클라리넷과 파곳이 받으면서 소박하고 순수한 멜로디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3악장은 스케르초입니다.

현악부가 바이올린과 비올라 그리고 첼로의 트리오로 세 번을 반복하고

이어서 목관이 이들과 합류를 합니다.

팀파니와 저음악기의 구성도 아주 그만이더군요^^

이 3악장은 참으로 아름답고 섬세합니다.

스케르초는 그야말로 빠르게 연주를 하는 것인데 3악장은 악상기호대롭니다.

제가 1악장과 더불어 무척 좋아하는 악장이랍니다.

이어서 대미의 4악장입니다.

4악장은 아주 화려합니다.춤곡처럼 말이죠^^

여기서는 금관의 피치가 한껏 고조되면서 오케스트라가 총주를 펼칩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여기서 이들의 열정적인 피날레가 가장 하일라이트 같았습니다.

제 가슴을 쾅쾅 두드렸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아주 세밀하고 여린 부분의 날들을 정말 기막히게 잘 쓰더군요...

그 당시 이렇게 멋진 악장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였다니.....대단히 좋기만 한데요...

 

아아!!!!!!

어제를  얼마나 손꼽아 많이 기다렸는데요^^

비록 티켓은 그저께 밤에 손에 넣었지만요...

 

커튼 콜을 여러 번.

저절로 기립박수를 보내게 됩니다....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습니다.

 

박수의 답례로 슈베르트의 피아노곡인 악흥의 순간 3번을 편곡버전으로 연주합니다.

마리스 얀손스의 특기인 피아니시시~~시모(여림을 강조하느라..ㅎㅎ)로 끝나는 기막힌 코다.

어제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앵콜로는 짧은 곡이지만 지휘자인 마리스 얀손스와 바이에른방송교향악단의 연주 기량을 마음껏 보여 주더군요^^

인상깊습니다!!!

 

이렇게 해서 어제의 연주가 모두 끝이 났습니다.

 

그랜드 오케스트라를 쓰지  않고 비교적 적은 인원의 편성(그래도 두 곡 모두 60여명은 되었습니다.)으로

베토벤의 교향곡을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깔끔하고 단아하게 표현을 하니

숨을 죽이면서 그들이 하는 연주를 듣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대단합니다.

지휘자와 오케스트라의 혼연일체가 크게 느껴졌는데요,

이들의 이렇게 잘 짜여진 소통은 오랜 기간 충실하게 연습을 한 결과 같았습니다.

제가 아는 분은 그저께의 연주를 보고(베토벤교향곡 2번과 3번) 언급을 했습니다만,

어제도 그분의 언급과 마찬가지로 배치했습니다.

음향을 깊이 고려해선지 오케스트라의 좌석 배치가 평소 우리가 흔하게 만나는 배치와는 조금 달랐습니다.

저음부의 현악기를 중간에 위치하게 하고 세컨바이올린을 오른쪽에 배열해 놓았더군요^^

그러니까 청중석에서 볼 때 왼쪽 앞은 퍼스트바이올린이 앉았고 가운데에는 첼로와 비올라가 자리를 하고

첼로 뒤로 컨트라바스가 있습니다.

오른쪽은 세컨바이올린이 차지하고 있었고 관악기와 팀파니는 현악부 뒤의 중앙에 자리를 한 배열입니다

 

판소리를 다른 나라의 사람들이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해보는데

독일 사람인 베토벤의 곡을 그 나라의 사람들이 연주한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게 잘 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도 어제 해봤습니다.

판소리는 당연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세계에서 가장 잘 하는 것처럼요....

 

바이에른주의 주도인 뮌헨에 근거지를 둔 독일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은

유럽의 유수한 다른 교향악단보다는 오래 되지 않았더군요^^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난 후, 1949년에 설립이 되었습니다.

 

오이겐 요훔이 그들을 처음으로 진두지휘했고(`49~`60)

라파엘 쿠벨릭이 그 다음으로(`61~`79),

콜린 데이비스가 뒤를 이었다네요.(`83~`92)

그런 다음 로린 마젤이(`93~2002) 이 악단을 지휘했고

그 후로부터 지금까지는

바로 어제 지휘를 한 마리스 얀손스가 맡아서 지휘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빈필이나 베를린필보다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와 라이프찌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그리고 북독일방송교향악단(함부르크)에 

더 정이 가는데

이제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을 하나 더 추가하겠습니다.

 

이 악단의  역대지휘자는 음악을 좀 들은 사람이라면 다 알 수 있는 유명 지휘잡니다.

그들에게서 훈련을 받았으니 그들의 기량이 어떤 곡을 하든 아주 잘 나타나질 것이고

특히 독일 작곡가들의 곡은 더욱 탁월하지 않을까요?

게다가 마리스 얀손스의 지성과 마이더스의 손과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조련을 하고 있으니

그들의 음악이 어제의 수려한 연주를 보여준 것처럼 잘 할 수 밖에 없다는 결론에 상상이 가네요!!

 

암튼~~~~어제 역시 참으로 반듯하게, 지휘자나 악단이 모두 열과 성을 다해서

연주를 해 주었습니다.

 

오늘은 많이 길게 썼는데 역설적입니다만...사실 말이 필요없었습니다.

무척 좋았다!!!~~~~~~~그거면 아주 족했습지요^^ㅎ

 

사족...

1, 사진은 <빈체로>에서 가져왔습니다.

2, 어제 티켓을 매우 저렴하게 양도해 준 분에게 진정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정중간블록의 14열 14번...자리가 기막히게 좋더군요.)

3, 같이 공연을 감상한 서미경님  반가웠어요^^

4, 음악을 좋아하는 여고동창 익진이와 동생 혜진후배를 만나서 좋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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