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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에

런던으로 여행을 가서 보름을 지낸 적이 있습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런던시내와  런던 교외를 돌아보았습니다.

그런 중에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교회를  여러 번 지나치곤 했지요^^

하루는 트라팔가 광장을 지나서 내셔널갤러리로 가는 길목에서 교회를 만났고,

며칠 후에는그 옆에 있는 국립초상화미술관을 보는 길에 그곳을 보았으며, 

또 하루는  피카딜리극장을 지나가면서 그 근처인 세인트 마틴 인더필즈 교회를 만났었지요^^

 

그런데 그 교회 내에 <ASMF>가 있는 줄은 생각을 못했습니다.

그걸 안 것은 여행을 다녀오고 난 후,아주 나중의 일이었습니다.ㅠ.ㅠ.

 

왜 이 이야길 하냐 하면,

제가 런던 여행을 할 때에 음악의 숨결을 느끼고자

일부러 로얄 앨버트홀을 보았고 런던 바비칸센터도 찾아가서 보았거든요^^

비록 그런 연주홀에서의 연주는 감상을 하지 못했지만요...

그런데 세인트마틴교회는 지나면서 여러 번 봤으나 몰라서 그냥 흘려보냈던 것이 안타까워서

이렇게 서두를 길게 꺼냅니다...ㅠ,ㅠ, 

 

이제 본론입니다!!!ㅎㅎㅎ

 

드디어 지난 일요일인 5월 27일에는 예술의 전당에서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더 필즈를 만났답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영화,<아마데우스>의 음악을 맡았던 영국의 음악단체지요^^

그랜드교향악단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소규모의 앙상블보다는 큰 악단입니다.

그러므로  표토르 차이코프스키,안톤 브루크너, 구스타프 말러 등의 교향악은 다소 연주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시대음악(바로크 음악 등)을 비롯해서  규모가 적어도 연주가 되는 바하, 헨델, 하이든, 모차르트 등의 작품에는

탁월한 연주 기량을 나타내 보인곤 하죠^^

소위, 바로크와 고전파에 속하는 작곡가의  음반이 무척 많은 걸로 알고 있고

그것들은 여러 전문가들에 의해  명반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지휘자인 네빌 마리너가 창단을 했고(현재는 종신감독,)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이 음악감독을 맡고 있네요^^

게다가 객원 지휘자로는 피아니스트인 머리 페라이어가 들어가 있습니다.

꽤 쟁쟁하죠?ㅎㅎㅎ

 

첫번의 연주는,

카알 필립 엠마누엘 바흐의 신포니아 1번 D장조 H.663 입니다.

요한 세바스찬 바흐의 둘째 아들인 칼 필립 임마누엘 바흐의 작품으로서

밝고 화려한 음색이 아주 아름답습니다.

유려하고 유기적인 선율의 짜맞춤이 예사롭지 않게 들립니다.

바이올린의 현이 어쩜 그리 명징하게 잘 연주하던지

감탄을 하면서 그들이 뿜어내는 음악을 감상했습니다.

 

그리고 이어 나타난 손열음!!!

핑크빛의 드레스를 입고 그리이스 신화의 아름다운 여신을 닮은  모습으로 등장을 합니다.

그녀가 들려 준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인 21번.

공연을 대하기 전에 레파토리만 보았을 때, 저는 내심  염려를 했습니다.

대중에게 잘 알려지고 서정적인 이 곡을, 기교가 뛰어나고 파워풀한 터치로 소문난  손열음이

과연 잘 표현할 수 있을까?~~~하구요.

그랬는데~~그것은 크나큰 기우였습니다.

손열음은 1,2,3악장을 유감없이 거뜬하게 잘 연주를 합니다.

여린 부분은 소리가 영롱하게 들리게 했고

아주 오래된 영화인 <엘비라 마디간>의 주제곡이었던 2악장은

섬세한 터치로 그 섬세함을 명료하게 잘 표현해 내고 있었습니다.

3악장의 카덴짜 부분은 힘있게 잘 치면서

그 후에  악단과의 조화로 아주 멋지게  마무리까지 잘 연주해 냈습니다.

이제 손열음은 음악을 대할 때 스스로 깊은 해석을 하고 나서

완급을 조절할 줄 아는 피아니스트란 생각을 갖게 하더군요^^

격정 뿐만 아니라 세밀한 부분도 놓치지 않고 그려내는.....

 

연주 후의 객석의 박수에

세인트마틴인더필즈의 단원들까지도 매우 흡족한 모습으로

협연자인 손열음을 환호하는 느낌을  역력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커튼 콜의 답례로 손열음은 모차르트의 터키행진곡을 연주했습니다.

그러나 그냥 터키행진곡이 아니고 변형된 것이었는데(Variation)

누구의 편곡이었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장조에서 단조로 넘어가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이 대목은 그동안 갈고 닦은 손열음의 내공과 철학을 음악에 담아 낸 작업이지 않았나 싶더군요^^

암튼~~~~참 좋았습니다.

 

저는 손열음이 대중에게 처음 등장했을 때에

음악계의 신동이라고 해서

어린 소녀를  보러 일부러 금호아트홀에 간 적이 있습니다.

담대하게 연주를 하는 모습에 이 친구 잘 될 거라고  했지요^^

그리고 꾸준하게 국내파로 학업과 연주를 병행하더니 

차이코프스키 콩쿨과 반 클라이번 콩쿨에서 좋은 성적을 내더군요^^

지금은 독일의  하노버에서 공부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클라라 하스킬, 마르타 아르게리히를 넘어서는 심도있는 피아니스트가 되길 소망해 봅니다^^

매우 기특하고 이뻐요!!!

 

그리고 휴식을 취한 다음~~~

모차르트의 교향곡 39번을 연주합니다.

이 작품은 40번, 41번과 더불어 모차르트의 교향곡을 대표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는 3악장의 멜로디에 아주 익숙합니다.

이 3악장은 아주 오래 전에 KBS 1FM의 <세계의 현장 음악>이란 프로그램의 시그널이어서

꽤 오래도록 자주 들었으니까요^^

음악회장에서 멜로디의 친숙함이 주는 기쁨은 정말 아직도 무척 신선하기만 합니다.^^ㅎㅎ

 

이 연주는 전악장을 아주 깔끔한 그들의 솜씨로 참 잘 빚어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들의 음악은 심혈을 기울여 잘 빚어놓은 섬세한 도자기 같기도 하고

또는 씨실과 날실을 정교하게 짜맞춘 아주 얇은 모시 같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앵콜이 이어지자 39번의 3악장을 다시 연주해 주었지요^^

 

ASMF!!!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

이들의 연주는 역시 그들이 표방하는 절제와 균형을 잘 말해 줍니다.

거기에 더해 영국의 멋진 신사적인 기품까지 느끼게 하더군요^^

그것은 말로만 외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실제의 연주가

그 기치를 뒷받침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연주의 지휘는 젊은 첼리스트이자 지휘자인 조나선 코헨입니다.

가까이 보지 못했는데 아주 잘 생기기까지 하다는군요^^ㅎㅎ

 

무척 행복하고 즐거운 감상 시간이었습니다.

밥을 좋아하는 제가 밥을 안먹어도 배가 부를 만큼이요.....^_^

 

집에서 예술의 전당으로 가는 우리 집 길목 어귀에는

붉은 장미가 한층 멋드러지게 피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