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가 났다.
이틀 전부터 비가 오다 가다하더니
오늘은 전격적으로비가 오기 시작??는데,
밖에서 일을 보다가 비가 너무 와서 은혜가 학교에서 돌아 오는 길에,
길에 물이 불어서 걸어 오기 힘들 것 같아,
부랴부랴 차를 타고 나섰는데,
앞도 안보이고, 길도 다 없어져서 차들이 다 기어가네.

얕은 승용차들은 거의 다 잠겨서 가고,
엔진이 꺼져서 작동이 안되는 차들은 길한가운데 서 있어서
참 과관도 아닌 현상이 반나절 사이에 벌어졌는데,
문제는 내가 은혜가 버스에서 내리기 전까지 도착을 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었는데.

내차, 누구말에 의하면 거리에 버려도 아무도 안 줏어 갈 차...
그것이 입증되던 순간,
일단에서도 안가고 이단을 넣어도 안가고
차가 안가고 싶다고 버팅기는데 비는 깜깜하게 와서 앞도 안보이는데다
길도 다 없어져서 어디가 길인지 알지 못하는 체
반쯤 잠겨서 설설 기어가는데

이러다 시동이 꺼져서 다른 차들처럼 길 한가운데 서 버리면 어쩌나...
그러면 꼼짝없이 비가 그치고 물이 다 빠질 때까지 문도 못열고 앉아 있어야 하는데...
불안해지니 금새 기도가 되더니..
어느결에 버스정류장에 도착을 ??다..

에구..
한숨이 절로 나오고,,
믿음이 없는자여.. 스스로 탄식하면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안오니까
또 불길한 생각이 드는데
오다가 사고라도 난것 아닐까?
아무리 길에 물이 찼다 해도 이렇게 많이 늦을리가 없는데
조마조마했던 순간들.

학교로 가볼까? 일미터를 더 나갈수도 없는 상황에서 그건 불가능한 일이고
어찌해야하나? 마냥 기다려야 하나?
온갖 생각이 교차되는 순간에 찾을 수 있는 건 아버지 이름뿐,

다음 순간 내차 뒤로 나타난 버스,,
오메 반가운 것,
딸 얼굴이 둥근 달처럼 이뻐 보이더라.

거기서부터 또 집으로 오는데
거긴 본래 흙길이고 험했던 길이라 예상은 ??지만
아예 사람들이 허벅지까지 젖어서 가더라.
게다가 차들이 얽히고 설켜서 어찌해야 하는지 분간이 안 갔었는데
차 바퀴가 고랑에 빠질 뻔한 몇번의 고비를 거쳐 고난 끝에 드디어 집으로 오니
대문 앞이 홍수야.
대문 안에 들어 오니 마당이 다 물에 잠겼더라.

홍수...
우기철에 비가 안 오면 일년 동안 물이 없어 온 국민이 고통을 겪는데
그래서 우기가 지나기 전에 비를 많이 주시라 기도했는데
반나절 비가 왔다고 이렇게 난리천지..
집을 잃고 거리에 나 앉은 현지인들이 먼 곳을 바라보는것이 왜 이리 가슴아프게 하는지.

그래도 먹을 물, 씻을 물이 생겼으니 감사해야 하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