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7일 저녁이었습니다.
다음날이 어머니날인데 예전 같으면 빨간 카네이션을 가슴에 달아 드리는 날에
가까이 있어드리지 못하는 마음에 애절해졌습니다.

터어키에 있는 동생선교사도 가슴앓이를 할 것을 생각하니 더 아파졌지요.
국제 전화요금이 일분에 현지인  이틀 분 일당이 되니 너무 비싸서 전화를 하는 것도 어렵고,
또 잠시 하고 끊는다 치고 한다 해도,
광고전화가 하도 빗발쳐서 아는 전화번호가 아니면 받지도 않으니  그것도 어렵고,
용돈을 송금해 드리자 싶어서 인터넷뱅킹을 하는데 전에는 되던 것이 안 되는 거예요.

그때 마침 인여, 인일 동창인 친구하나가 엠에센 메신저에 나타났지요.
그 친구는 인일 홈피를 통해 내 주소를 알게 되어 어느 날 갑자기 이메일이 한 장 날아왔고
다음날 국제전화가 걸려 왔는데 정말 반갑더라고요.
한참 이 얘기 저 얘기하다가 "얘, 이거 국제전환데 이렇게 오래해도 되니? 비싼데  빨랑 끊어." 하니까
"야, 아무리 비싸도 내가 거기 가는 비행기 값보다 쌀 거 아니니?  괜찮아. 도대체 이게 얼마만이냐.
아마 한 34년쯤 됐나?."
끊고 보니 무려 50분을 떠들어 대서 요금 걱정이 되긴 했지만 그래도 기분이 넘 좋아져서
하루 종일 이사람 저 사람에게  평소에 없던 헤픈 미소를 흘렸던 기억이 나요 ㅎㅎ.
그 후에 또 다른 동창한테서 전화를 받았는데, 정말 오랜 친구라는 것이  참 좋은 거구나를 생각했지요.

메신저에서 챗을 하면서도 계속 인터넷 뱅킹을 하려 애쓰다가 안 되어서 친구에게 푸념이 갔어요.
"뭐 좀 하는데 잘 안되네.ㅠㅜ"
"뭐 하는데? 뭐가 안 돼?"
"내일이 어머니날이잖아, 그래서 엄마에게 송금을 하려는데 잘 안 돼 이궁.."
하면서 다른 얘기를 또 하였는데,, 갑자기 친구 하는 말;
"내가 보낼께!"
"뭘?"
"네 엄마한테 송금 말이야 내가 보낼께."
"안돼."   "뭐가 안돼?  내가 친구 엄마 식사한번 대접했다 생각하면 되지."
"그래도 안 돼."

한참을 싱갱이를 하다가  일단 엄마를 기쁘시게 해 드리자 로 결론을 내려서 그렇게 하기로 하고.
미국구좌 번호는 우리 선교 홈페이지에 실어 놓기도 했지요.
다음날 컴퓨터를 여니까 그 친구가 기다리고 있다가
"미경아, 홈피에 어디다 올렸어? 아무리 찾아도 없던데?"
"아직 안올렸어,,미안,, 올릴께.. "
"아니야, 그러지 말고, 그냥 지금 가르쳐 줘."

하여 결국 구좌 번호 알려주고
그 친구도 미국 송금 어떻게 하는지 잘 몰라서
미국에 계시는 오빠에게 부탁해서 오빠가 대신 송금을 해 주셨는데
좋은 일 하게 해 주어 고맙다 하시며 "네가 보내는 50불에 나도 50불 보태어 100불 보내드렸다"
하시더란 말을 듣고 오늘도 또 사랑의 빚을 지는구나..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친구엄마를 자기 엄마처럼 생각해 줄 수 있는 친구!
내가 건강이 안 좋다는 것을 알고는 한국에 오면 언니가 근무하는 병원에
자기가 데려가겠다고 하는
그런 친구가 내 곁에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선생님을 하는 친구
평생을 초등학교 선생님을 하셨던 엄마의 얼굴이 그 친구의 옆에 함께 어우러져 보입니다.

그 때는 목에 메어 고맙다는 말도 채 다 못하고
이렇게 뒤에서나마  고마움을 전합니다.

친구야 고맙다!

내게 좋은 친구를 주신 그분께 감사드리며
오늘도 내게 좋은 친구로 남아 있어주는 네가 있어서

그것을 생각하는 지금 이 순간
난 차암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