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자락 길게 끌고
고개 숙이며 다가온 네게
참으로 매정하였구나

머플러 풀러 네 목에 둘러주지도 않은 채
쓸쓸한 가을을 견디게 하였구나

그리움에 사무쳐 피멍이 들었건만
그게 네 모습이려니 하였구나

마지막 열정을 불태워 그토록
손짓하였건만,
외면하는 못난이가 되어버리고

너희 쇠잔한 발길에
흘린 네 살점들이 찢겨진 담에야 비로소
네 소중함을 알았구나

11월아
넌 정열적이나 난삽하지 않았고
열정을 불태워 사랑하고
갈 때를 알고 돌아서는 날카로운 이성을 지녔으며

깊은 감성으로 속울음 울어
마음에 너를 각인 시켜 놓았구나
이제 네가 돌아선 길..
거기에 냉기 가득한 날을 위하여
너의 외투로
대지를 살포시 덮었으니

11월아~
너의 따스한 정 어찌 잊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