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술자리 10계명 "강타선은 피하라 "



"올 연말도 무사히…"


딱 10가지만 지키면 연말 술자리 무사히 보낼 수 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송년회'란 명목으로 연일 술자리가 이어지면서 직장인들의 심신은 고달프다. 연말연시 술자리는 특히 술이 약한 이들에게 마치 마운드에 홀로 내던져진 고독한 투수와 다름 아니다.

이같은 '선수'들을 위해 술자리에서 '살아남는 비법' 10가지가 인터넷에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1] 선수의 생명은 체력이다

경기가 시작하자 마자, '원샷' '원샷'을 외치며 강속구로 승부하는 선수들. 1이닝을 넘기지 못하고 강판당하기 일쑤다.

웬만한 경기는 보통 3차까지 가니 이를 감안하고 주량을 조절하라. 물론 '무식한 넘들' 중엔 코리안 시리즈 7차전까지 완투하는 경우도 있다.

여기에 마무리로 들어와 시간끌며 사람 환장하게 하는 사람도 있으나 이에 말리지 말고 자기 페이스를 스스로 조절해야 한다.

[2] 강타선은 피한다

어느 술자리에나 '한술' 하는 막강 고래들이 포진해 있다. '막강 고래' 옆이나 앞에 앉는 것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 그러다고 너무 표나게 떨어져 앉으면 오히려 공격대상이 될 수 있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적절한 타이밍에 술잔을 날려 건배를 유도해야 한다. "당신과의 대결을 굳이 피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라는 담담한 인상을 남겨라.

[3]하위 타선은 철저히 공략한다.

주량이 중간정도 되는 사람들은 자기보다 못한 나머지 절반의 사람들을 철저히 공략한다. 적어도 절반 정도의 사람들은 "취한 모습을 본 적이 없다"라고 술이 센것으로 기억할 것이다.

그러나 가끔 "술 못먹는다"고 내숭 떨다 의외로 쎈 '선수'를 만날 경우가 있다. 주의하지 않으면 장렬한 최후를 맛볼 수 있다.

[4] 적절한 타이밍에 작전 타임을 불러라

"화장실 좀 갔다 올께", "전화가 와서…"

대부분 사람들이 취해서 어리버리한 상황이면 좌번기에 앉아 잠시 눈을 붙여도 무방하다. 취하면 시간 관념이 없어진다. 대부분 잠깐 자리를 비운 것으로 착각한다. 가끔 술값을 안내는 행운이 따를 수도 있따. 그러나 들키면 평생 쪽팔린다.

[5]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아 헛스윙을 유도해라

건배를 하면 술을 마시기 일보직전에 갑자기 생각난 듯 "야! 근데 말이야 어쩌고 저쩌고" 말을 하며 슬쩍 술을 내려놓는다. 물론 상대보다 잔을 입으로 가져가는 속도가 약간 느려야만 상대만 술을 먹이고 나는 안 먹는 작전이 성공할 수 있다.

너무 빠르면 상대도 말을 듣기 위해 잔을 내릴 수 있다는 점을 공략하는 게 포인트. 단 너무 늦으면 그 술 마시고 이야기 하라는 독촉을 들을 수 있다.

[6] 견제구를 효과적으로 사용해라

오버페이스 했을 땐 가장 술 못하는 친구에게 술잔을 돌린다. 잔인하지만 두잔, 세잔 쌓여있는 상대에게 더 많은 잔을 보내야 한다.

잔이 다시 돌아올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이때를 이용해 휴식을 취한다. 안주를 듬뿍 먹어둔다. 한명의 무능력한 주자(酒者)를 살려두는 거시 오히려 효과적일 수 있다.

[7] 쓸데없는 경기에서 완투하지 마라

승리투수 요건은 완투가 아니다. 5이닝만 채우면 된다. 시도 때도 없는 완투는 선수 생명만 단축시킬 뿐 주요하고 비싼 건 대개 2~3차에서 다 나오므로 꼭 필요한 자리가 아니면 나머지는 마무리 요원에게 맡겨라.

연장전까지 막무가내로 던지고 필름 끊겨 폭투라도 뿌리는 날엔 다음 경기부터 엔트리에서 제외 당하는 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

[8] 최악의 순간에는 고의사구 뿐 아니라 위협구도 불사한다

"아줌마 여기 글라스 두개만 줘요"

도저히 버티기 힘들 땐 최강타자에게 정면 도전을 시도한다. 장렬하게 전사해도 대부분 사람들이 이해해 준다.

박찬호 한테 홈런 맞으면 창피하지만 맥과이어한테 맞으면 용서되고 이치다. 단, 혀가 꼬여 냉면 사발 줘요 라고 하는 경우 생명에 위협을 받을 수 있다.

[9] 전문 대타, 원포인트 릴리프를 조심해라

특정투수(타자), 특정 구질에 아주 강한 선수가 있다. 소주는 입에도 못대지만 양주는 물 마시듯 하는 부류가 여기에 속한다. 방망이 한번 휘둘러 보지 못하고 스탠딩 삼진 당할 수도 있다.

공 하나에 홈런을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항상 예외는 있는 법. 진정한 주당을 가리는 술이 없다.

[10] 의외의 복병을 조심하라

하위 타선이라고 홈런 못치란 법은 없다. 그날 따라 타격감이 유독 좋을 수가 있다. 하위 타선을 쉽게 생각하다가 게임을 망치게 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또 단기전에 특별히 강한 선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오늘 술 받네" 라는 말을 내뱉는 사람이 옆에 있다면 몸을 사리는 쪽이 좋다


그러나 이같은 10계명에도 불구, 최상의 방책은 술자리를 가급적 만들지 말고 가족과 함께 한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것일 것이다.

노컷뉴스 홍석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