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 배상환>

 

부산에서 전학 온 기용이가

유난히 빨갛게 보이는 카네이션을

안개꽃 묶음에 섞어서 가져 왔다.

꽃 옆에 서 있는 자신이 우스운지

꽃을 건네는 것이 우스운지

말도 않고 히죽히죽거리고만 있다.

 

웬일이냐고 물으니

오느리 서성에 나리라서예

 

스승은 뭘 하는 사람인데?

우릴 갈키는 사람이라예

 

무엇을 가르치는데?

구거, 가학, 어막 등 공부라예

 

왜 가르치지?

인가이 대라꼬예

 

그러면 인간이 잘 되어가니?

아푸로 대겠지예

 

아으흐 그래 그래

 

아푸로 인가이 대라꼬

구거도 가학도 빼빠지게 갈키마

 

기용아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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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에는 태어난 사람보다 태어나게 한 부모를, 특히 어머니를 생각하는 날이라고 하는데.

스승의 날,  아이들이 만든 소박한 행사를 바라 보면서 이렇게 오래 오래 선생질을 하게 해 주는 아이들을 다시 바라 본다.

하나 하나마다 얼마나 많은 것을 갖고 있는 존재인가?

도대체 저들의 얼마만큼을 우리가 알고 있는가?

아이들의 앞날이 어떻게 펼쳐질지 우리가 가늠이나 하겠는가 이런 생각을 한다.

그리고 누가 우리에게 이런 눈빛을 보내주겠는가 이런 생각을 가슴 떨며 한다.

정말로 고맙다.

 

구거 시간이다. 수업해야지^^

 

---명진아~

좋은 글 왜 내렸어?  매일 읽으면서도 댓글 쓸 여유가 없었네.

잘 읽고 있으니 자주 올려 줘~~~

 

친구들아 우리 함 만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