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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예모 감독과 공리는 특별한 사이라고 생각한다.

감독과 배우로 만나 연인이었던 적도 있고, 이별도 하고.

또 다시 만나 훌륭한 영화를 만든다.

 

많은 시간이 갔으나 영화를 매개로 한 두 사람의 깊은 신뢰와 존경은 그대로 있는 듯하다.

 

진짜 중요한 영화를 만들 때 장예모 감독은 꼭 공리와 함께 하고 싶어 한다는 느낌이 든다.

이 영화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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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대혁명을 소재로 한 영화는 실로 많다.

하긴 중국의 근현대사에 근간을 이루었던 일이었으니

그 많은 소설, 영화 등에 그 배경이 드리워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장예모 감독의 많은 영화도 문화대혁명이 소재가 되는 것이 많다.

여화의 <활착>이라는 원작을 각색하여 만든 <인생>이라는 영화도 그렇고.

 

문화대혁명 당시 서로를 깊이 사랑하는 이 부부는 헤어지게 된다.

남편은 거의 10년 가까이 수용소에 갇혀 있고.

부인은 하나 남은 딸을 키우느라 모든 힘을 딸에게 쏟는다.

아버지를 보지도 못하고 자란 딸은 아버지가 반동이라는 불리한 조건을 능가할만한

뛰어난 무용가다.

실력으로는 당연하지만 과연 공연할 무용극의 주연을 맡을 수 있을지....

 

아버지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으로 도망쳐나오고, 자신의 미래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차 있는 딸은 그것을 고발하게 된다.

 

인간적인 연민과 남편에 대한 애정에 부인은 처참한 번민 속에서

자신의 마음을 정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너만 위해서 살았어. 이제는 아빠를 위해서 살 거야-

 

딸은 결국 주연이 될 기회를 놓치게 된다.

그리고 공장 직공이 된다.

 

도망쳐 나온 남편과 아내는 만나게 되는데....

 

거기서부터 생각지 못했던 반전이 생긴다.

얘기하면 재미없으니까 직접 보시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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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순애보라 할까

그야말로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이런 표현이 들어갈만한 영화이긴 한데.....

영화관을 나오면서 뭔가 아쉽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연기나 작품성 그런 것이 아니고, 그 점에 있어선 말할 것이 없다.

거의 뭐 완벽하니까.

그런데 뭐랄까.....

하나의 삽화를 본 듯한 느낌이랄까.....

그래도 황후화나 영웅 같은 영화에서 보이는 가공할 디지털 기법이 보이지 않은 것은

많이 반가웠다.

물론 이건 내 생각일 뿐이지만.

 

이 영화에 나오는 공리의 모습이 전에 봤던 <귀주이야기>의 촌부의 모습과 자꾸 겹쳤다.

 

영화를 보고 나오며 장예모가 마음 속에 오랫동안 그리고 있었던

이 동화(실제로 이보다 더한 일들도 많았겠지만)를 공리와 정말 만들고 싶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쨋든 우정이든 애정이든 함께 하는 기쁨을 나눌 수 있는 사이는 행복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