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면 일 저지른다고 누가 그러더구만,

이번에 일 한 번 저지르고 왔어.

총 15일, 산행은 10일 일정인 몽블랑 트레킹을 하고 왔단다.

열흘간 169키로 걸었다.

가는데  오는데 삼일 정도 걸렸고, 마지막 이틀은 널널하게 왔다 갔다 하고,

그 중간 열흘은 그냥 쉬지 않고 걸었다.

이틀 되니 허리띠가 헐렁해지더라. 재밌더라.

 

물론 다녀와서 미친듯이 김치찌개에 하루 네 끼 다섯 끼 먹다 보니 도루묵이긴 해도

몸이 많이 가볍다.^^

복잡했던 마음 정리된 건 말할 것도 없고.

모든 것이 먼지 같더라구^^ 에구.....

 

일단 사진을 올려 볼게.

내가 찍은 사진 아니다.

난 사진 찍을 새가 없었어.

사진을 찍으면서 걸을 수 없었어. 그러면 금방 뒤로 처지게 되니까.

무조건 힘을 다해서 정말 기를 쓰고 걸었다.

 

둘쨋날 왼쪽 오른쪽 새끼발톱이 곪기 시작하더라.

베낭 무게 때문이었을 거야.

출국할 때 잰 베낭 무게가 18키로였으니까.

샤모니에서 한국인이 운영하는(이 사람은 파리에서 공부하다가 샤모니를 여행한 후 그냥 거기에 정착해 버렸다더라) 알펜로제라는 민박집에서 필요없는 짐을 최대한 뺐다.

껍데기 뜯고 갖고 간 책, 아이들 베낭 너무 무거워 안돼 보여 대신 넣었던 깡통 2개, 로숀도 빼고 차단제만, 반찬도 대충 빼고. 잠바도 하나 빼고.

그래서 15키로!

 

양 발톱을 테이프로 꽁꽁 싸매며 곪지마! 여기서 그러면 안돼!

그랬더니 올 때까지 곪지 않았단다.

최대의 근심이던 무릎.

매일 무릎을 주무르며 고마워, 잘 견디자, 잘 해 보자구! 했더니 한 번도 아프지 않았다.

스틱에 많이 의지했던 것이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총 대장이 산 사진 찍는 분이야.(박현호씨)

이분은 불과 10년 전만 해도 아니 다시 내려 올 산을 왜 올라가는 거야 하며 비웃었다고 하더라.^^

지금은 산에 영혼을 뺏긴 거지.

 

오늘 보니 사진이 올라오기 시작하더라.

그래서 양해를 구하고 퍼왔단다.

일단 올려 볼 테니 편안히;; 보려무나.

너희들이 힘이 된 것이 사실이니까.

힘들 때 내 마음의 벗들 많이 생각했다. 

경계를 넘은 마음의 친구들.

해낼 수 없을 것 같은, 해내더라도 다시는 올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시간도 많았다.

그때마다 맘속의 친구들을 생각했단다.

주로 웃는 모습을 생각했다.

그리고 힘을 냈어.

 

 DSC_2574-2.jpg

 보기에는 평화롭지만, 그리고 사진이 주는 아름다운 순간의 포착으로 어머나! 너무나 좋았겠다! 하는 사진 속에서도 그저 묵묵히 고개를 숙이고 오르고 또 오르고, 내려가고 또 내려가고.....DSC_2646-2.jpg 거의 대부분의 집 창가에는 이렇게 꽃이 있더라. 그게 장식의 전부인데 무척 아름답더라.DSC_2807-2.jpg DSC_2820-2.jpg 이 산장에는 아주 무뚝뚝한 할머니와 손주가 있는데, 정말 할머니는 한 번도 웃지 않더라. 그런데 그 손주가 클래식 기타를 치더라구. 너무나 아름다운 곡이었어. 홀 안에서 조용히 커피를 마시고 있던 나는 연주를 마치고 나오는 그 아이에게 엄지 손가락을 치켜 올려주었지. 어찌나 위로가 되던지 DSC_3064-2.jpg DSC_3247-2.jpg DSC_3254-2.jpg DSC_3268-2.jpg DSC_3413-2.jpg 이 사람들은 박쥐 날기를 하는 사람들이야. 페러글라이딩처럼 박쥐 옷을 입고 그냥 날아 오르는 거야.DSC_3484-2.jpg DSC_3485-2.jpg 빙하 속이고, 이 빙하를 지나면 빙벽 등반을 하는 데, 순전히 그 빙벽 등반을 하러 오는 사람들이 밧줄을 주렁주렁 달고 저 안으로 간다. 우리는 여기까지만.DSC_3740-2.jpg DSC_3757-2.jpg DSC_3906-2.jpg DSC_4956.jpg DSC_4963.jpg DSC_4968.jpg DSC_4994.jpg DSC_4997.jpg DSC_5004.jpg DSC_5038.jpg DSC_5136.jpg DSC_5144.jpg DSC_5146.jpg DSC_5150.jpg DSC_5155.jpg DSC_5158.jpg  DSC_5179.jpg DSC_5221.jpg DSC_5227.jpg DSC_5242.jpg DSC_5254.jpg DSC_5259.jpg DSC_5270.jpg DSC_5280.jpg DSC_5287.jpg  DSC_5328.jpg DSC_5332.jpg DSC_5342.jpg DSC_5344.jpg DSC_5347.jpg DSC_5363.jpg

 

일단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