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들어오니  선희와 옥규의 재밌는 여행담이 있어서  용감한 50대 아줌마임을  새삼 느끼며 

부러워했어.    참  잘 사네 하고....

나는  조금 우울한 얘기할까 해.

얼마 전에  성당에서 알게된 50대 초반의 남자가 저녁때 술 먹다 갑자기 쓰러져

근처 병원에 가서  뇌수술 받고  중환자실에서  1달 이상이나  있어도 잘 낫지 않길래

큰병원 으로 가보면 어떻겠냐고  아는 의사분이 있는데   아주 실력도 좋고  인품도

좋으신 분이 있다고  혜숙이 신랑  한박사님을  들먹였더니,  빨리 연결해 달라고해서

부평 성모병원으로 옮겼는데  어제 응급수술 했더라고.     상처가 잘 안낫고  염증이 생겼대.

잘 먹지도 못해  아주 많이  말랐는데  그 병원에서  콧줄 끼워서  특별식이 주고 있대.

 

또  

내가  10여년 전에  근무했던  개인병원의  간호사인데,    싱글인데   검사에   유방암으로

진단이 나와서  울며  나보고  치료받게  도와달라고 하는데   어쩌니,   나이 많은 아줌마가

용감하게  걱정 말라며  내가 해볼께하고  말해놓고,    또 한박사님에게   그곳으로 가면

도와주세요하고  혜숙이를  귀찮게 했지.

착한 우리 혜숙이,   귀찮은 내색 전혀 없이  또 알아봐주고  알려주고,   내가 이렇게

혜숙이 믿고  가는 곳마다  큰 소리 치고 다니네.

 

오늘 첫 날  근무해보니   옛 날과 많이 달라져  뭐 그리  입력이 많고 복잡한지   어떻게 시간이

갔는지 모르고  헤매다  집에 와  저녁먹고  한숨 돌리며  생각해보니,

어쩌다  일이 이렇게  휘돌아치나 싶어,   내 뜻이 아닌  내게 주어진 길인가보다  하고  생각하기로 했어.

 

살다보면  이렇게  엉뚱한  길로도 가져지는구나 싶어.

 

 

수술 받은  사람이나,     수술 할 사람이나   다들  잘 되고   가족과   행복해지기를  바라며

옛 날 처럼   둥근  정월 대보름달 보며   기도한다네.

 

우리 친구들도  다 건강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