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할 말은 없지....

친구들 많이 힘드는데 아무런 도움도 안됐으니

정옥이가 너희를 웃겨 주려고 하는데도, 아무도 웃지 않는것 같구나

옥규 말 처럼

"근데...... 니 남편 거기 사람 같다 ㅎㅎㅎ"

그래도 안 웃는것 같아, 그러니?

 

난 오늘 모처럼 홈피에 들어와 5기 방에 가 보니

아름다운 시와 음악에 매료 되어 눈물이 나는구나

순호 언니 시가 외수씨 시 보다 더 가슴을 후리는구나

 

지난 주 토요일

남편은 일년 동안의 안식년을 무사히 (부부싸움 별로 안했으면 그렇지?)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 갔다

이렇게 십 년을 넘게 살아가니

가슴에도 이별의 순간이 예전 같이 쓸어 내리지 않는게

세상 탓일까, 내가 무감각해져 가는 때문일까?

아냐, 그렇진 않아....

공항에서 Check-in 하려 들어 가는 뒷 모습 보니

어느 덧 세월이 이리 흘러 검은 머리는 희게 되고

탄탄하고 번듯하던 등이 탄력을 잃고

젊은 날 행진하는 듯 걷던 모습이 속도를 잃고

좋게 말하면 중후한 모습의 뒷 모습이라고,

절여 오는 가슴에 한 잔의 술을 부으며 "사랑해요" 속으로 말한 듯 무슨 위로가 있을까?

지금 또 다시 가슴이 울렁거려 오고 좀 잘해 줄걸,

식은 밥 주지 말고 울 엄마 아버지 섬기듯 삼시 세때 뜨거둔 밥 해 줄걸....

가슴이 미어오네.....

 

애들아~~~

우리가 벌써 쉰 중반을 넘어가네

끌어 안고 끌어 안아도 다 안지 못하고 떠날 세상 아닌가

우리 눈을 반짝 거리며, 어~린 눈물로 반짝거릴지라도

다 끌어 안고 살아가자구나

 

열 아홉살 된 딸 아이는 전형적인 이곳 아이라

제 생각과 의견을 거침없이 말해서

나를 너무 격하게 한단다, 때로는

어제도 말야 내가 물론 좀 화가 난게 있어서 말투가 퉁명스러웠기로서니

엄마가 시작을 감정적으로 처리해서 더 나쁘게 됐다고 나 보고 엄마 잘못인줄 아냐고 말하더라

기집애

그렇게 이해했으면, 울 엄마 좀 기분이 좋지 않아 나 한테 그렇게 했구나 하고 다소곳하지 않고서리.....

뭐 억지로 되겠어. 우격다짐으로 키워 봐야, 나중에 좋은 일 없다고 하더라

다른 사람 닮았겠니? 다 나 닮었겠지.....

내가 강하니 지도 강한가 보구나 하고-사실 그 아이 말이 맞걸랑- 그냥 끌어 안아야지, 어~린 눈물이 눈을 반짝거리도록말야...

 

보고 싶은 친구들아

사랑해~~~~~~~~~

 

순호언니 시

<가끔 내맘이 흔들거릴 때>

 

내맘은 무시로 흔들거린다.

흔들리는 내맘을 잡으려고 애쓰지 않는다.

나무등걸에 그네 매달고 오수를 즐기 듯

슬며시 즐긴다.

 

그이유를 나만은 알고 있다.

 

내 둥지에서 도망치고 싶기 때문이다.

 

내 어릴적 .....크레파스로 그림 그릴때,

난 닥치는대로 길(ROAD)을 그렸다.

많은 형제들 속에서 부대끼면서

오롯이 나만의 탈출을 늘 꿈꾸었나보다

 

끝없이 뻗친 그 길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무엇이 나를 기둘리고 있을까?

 

나에겐 <길>의 젤소미나같은 방랑끼질이 쫌 깔려있나보다.

 

(ROAD)이 고플땐 냅다 달리고 싶다.

 

그렇다고 아주 멀리 도망치고 싶진 않다.

하루,이틀 낯선곳에서 서성대다가 군둥내나는

내둥지가 그리운것이다.

 

내맘은 오늘도 조각배 탄 듯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내방 한귀퉁이엔.......

그 흔들림을 이겨낼수 없어 멀미날 때 언제든지 

나려고 작은 여행가방이 비죽히 입을 벌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