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야채아저씨의 막판 떨이 고함소리마저 잦아들면
오늘도 옥련장터는 파장을 맞아 이내 어둠속 고요한 세상이다.

시장 가로질러 성당 가던길의 시원한 새벽 장대비,
더위에 종일 달아오른 얼굴로 수더분한 눈웃음 건네는 닭파는 부부,
토마토며 엽채류 수북히 안고 돌아오는 늦은 퇴근길,
땀절은 채, 좌판한켠에서 뚝배기로 끼니채우며 시장을 지키는 상인들이 있었기에
이 여름도 풍성했고 행복했다.

새로운 환경을 즐기며 성취욕이 큰 작은애, 펄쩍 튀어 전학 간 후
남은 식구의 고즈녁하던 2006년.
기숙사 밥 먹던중 불현듯, 아빠가 해주던 김치볶음밥이 먹고프다고
책짐끌고 낑낑 끌고 작은애가 집 오던 날,
오누이 상봉.
열살적, 흐드러지게 뒹굴며 놀던 모습으로 되돌아갔다..ㅎㅎㅎ
어린양 있는대로, 철부지짓 하더니
일주일 지나, 결연한 표정으로 무장하고 기숙사 돌아가겠다네.

이제 서늘바람 불어
수백만원의 등록금, 신학기 준비금에 등 휘고
아이들 삶의 무게에 안타까움인지.. 눈물 맺히는데...
들판의 곡식처럼, 과일처럼 열매를 맺으려
팽팽한 함성 가득찬 교정으로 돌아 가다.
풍성한 가을을 허락하신 사랑의 주님
감사만이 제 기도 입니다.

이쁜 미니파프리카와 작은 밀감....함께 드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