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질문하다가 사라진다  - 파블로 네루다



어디에서 도마뱀은
꼬리에 덧칠할 물감을 사는 것일까

어디에서 소금은
그 투명한 모습을 얻는 것일까

어디에서 석탄은 잠들었다가
검은 얼굴로 깨어나는가

젖먹이 꿀벌은 언제
꿀의 향기를 맨 처음 맡을까

소나무는 언제
자신이 향을 퍼뜨리기로 결심했을까

오렌지는 언제
태양과 같은 믿음을 배웠을까

연기들은 언제
공중을 나는 법을 배웠을까
뿌리들은 언제 서로 이야기를 나눌까

별들은 어떻게 물을 구할까
전갈은 어떻게 독을 품게 되었고
거북이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그늘이 사라지는 곳은 어디일까
빗방울이 부르는 노래는 무슨 곡일까
새들은 어디에서 마지막 눈을 감을까
왜 나뭇잎은 초록색일까

우리가 아는 것은 한 줌 먼지만도 못하고
짐작하는 것만이 산더미 같다
그토록 열심히 배우건만
우리는 단지 질문하다 사라질 뿐



-기말고사를 내려고 시를 다시 읽다가 문득 친구들과 같이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날이 많이 뜨겁지만 이상하게 이 뜨거운 빛속에 걷고 싶어서 오후마다 걷는다.

끈적끈적한 날씨가 아니라 그늘에만 가도 시원하고 바람도 좋다.

미리 걱정하며 사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한다.

불안이 영혼을 잠식한다는 제목의 영화가 있었지.

불안은 전파력이 강하다.

한 사람의 불안이 주위를 순간 좁게 만드는 경험을 많이 한다.


전갈이 왜 독이 있는지, 하늘은 왜 파란지......

질문을 다시 하면서 사는 삶, 생각해 볼 문제다.



-일주일에 하루 세 시간 이 아이와 시간을 보낸다. 보조 선생님도 있다.

말도 전혀 못하고, 내 눈도 피하고 해서 어떤 대화도 못하지만

이상하게 세 시간이 끝나면 이 아이와 많은 이야기를 한 느낌이 든다.

우리는 주로 백사실, 청운 공원, 근처 카페, 길상사, 서촌 골목을 다닌다.

이 아이는 나비는 왜 날지? 나무는 왜 초록색이지? 이런 생각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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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