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둘째 화요일

우리들의 걷기 모임

지난 달에 오른 청량산, 봉재산에 이어 오늘 문학산에 올랐다.

오늘도 정인순의 안내로 걸었다.

고마운 인순이~


그 동안 서울 길을 오래 걸었지만 나의 강력한 주장으로 당분간 인천 인근의 길을 걷기로 했다.

인천 길을 걷고 싶었다.

사실 인천에서 일찍 서둘러 서울로 오는 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많이 있었고.

인천에서 우리가 중요한 시절을 살았지만 사실 모르는 곳이 너무 많다.

갈증이랄까 그리움이랄까 인천 길을 걷고 싶었다.

또 인천 인근의 섬도 이제는 다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니 그 길도 갈 수도 있고.

친구들과 함께 가지 않으면 쉽게 가기가 어려운 길이고. 나로서는.


인순이와 인천 친구들은 모든 것을 완벽하게 준비하고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문학터널 지나자마자 나타나는 인순이네 아파트 널찍한 주차장에 모여 앞을 바라보니

아름다운 나무가 죽 서 있고 길 건너 그 앞쪽으로는 또 숲이 보이고 왼쪽으로는 문학산이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청량산 가는 길.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 또 편안해지는 마음이 들었다.


살짝 산을 올라가는 느낌이 드는 흙길을 걷는 2팀과, 좀 평탄하게 시멘트로 되어있는 길을 가는 1팀으로 나누어 걸었다.

정상에서 만나 함께 다시 1팀이 온 길로 내려갔다.

그 길은 시멘트 길인데 사실 그런 길로 가면 무릎이 더 안 좋다.

심리적 안정감은 줄지 모르지만 아무래도 흙길이 좋다.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어릴 적 문학에 산 적이 있다.

그곳에서 내 동생을 낳았다고 하니 내가 네 살이었을 텐데.....

엄마가 내 동생을 낳았을 때 내가 아버지 일하시는 곳으로 동동동 뛰어 가

아부지 도둑님 낳았대요 했다고 한다.

도련님이라는 말을 그렇게 했나 보다.

그만큼 아들을 기다렸다는 말이겠지. 내가 셋째 딸이니까.

상고머리에 바지만 입은 사진으로 남은 어릴 적 사진.

원 세상에.....


우리 언니들은 문학 초등학교를 다녔고 지금도 초등 동창들과 만남을 이어가며 그곳을 고향으로 생각한다.

난 아무 기억이 나지 않는데 쪽마루에 앉아 울면서 불파마를 하던 기억은 살짝 난다.

왜 그런 어린 나이에 불파마를 했을까?

내 기억이 맞기는 한 걸까?


아무튼 오늘 문학산 산행은 상쾌하고 즐거웠다.

내 기억에 남아있는 문학산은 제법 높은 산으로 기억되는데 걸어보니 청량산보다 훨씬 완만하고 작고 고운 산이었다.

나무도 좋고, 산성의 흔적이 남아있는 것도 좋았고, 올라가며 바라보는 이쪽 저쪽 풍경도 좋았다.

우리는 정상에서 그냥 내려왔지만 그대로 죽 가면 연경산으로 이어지고 봉수대까지 간다고 했다. 다음엔 그렇게 걸어 봐야지.



선학역에서 만나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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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산 정상에서는 멀리 인왕산, 북한산, 남산이 보인다.

별로 멀리 보이지도 않아서 놀랐다.

반가웠다. 다음엔 거기도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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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성의 흔적

많이 무너져 있었는데 손을 보았다고 했다.

고마운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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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의자에 앉아 친구들이 갖고 온 떡도 먹고, 귤도 먹고, 경래표 곶감도 먹고, 사탕, 초콜릿도 먹고 보리차에 우엉차에 커피도 마셨지만 이렇게 맛있는 점심을 또 잔뜩 먹었다.

몇몇은 저녁에 약속이 있어 가고 나머지 친구들은 솔찬공원으로 수평선을 보러 가고.

나는 점심 먹은 게 하도 배불러서 딸 대학 붙었다고 내는 저녁 자리에서 물만 마셨다.


인순아 고마워~~

오늘 함께 걸은 친구들 고마워~~ 


다음 달에는 대부도 해송길을 갑니다.

안내는 김안나이고요.

목도리 두르고 장갑 끼고 따뜻한 옷 입고 바닷길을 같이 걸어요.


* 매월 셋째 주 화요일, 강숙희가 맡아 진행하는 독서 모임이 12월 18일 11시

검악역에 위치한 라메르에서 있습니다.

이번 달 책은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입니다.


숙희가 이렇게 말했어.

-부담없이 그냥 책만 읽어오면 됩니다. 좋았던 귀절 서로 나누고 아니면 그냥 듣기만 해도 됩니다. 바빠서 책을 읽지 못한 경우라도 친구들 이야기만 들어도 좋습니다-


시간 되는 친구들, 친구들 소리내서 책 읽는 거 듣고 싶은 친구들 편안한 마음으로 오려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