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독서 모임을 끝내고 올 때 누군가가 환기미술관에서 김환기 특별전을

3월 31일까지 한다고 했다.

얼마 전에 들렀더니 전시 준비중이라 문을 닫았던데....

번개를 쳤다.

그리고 오늘 만나서 윤동주 문학관에도 가고, 그림 전시도 보고, 점심도 먹고,

다시 힘을 내서 백사실 산책도 했다. 

모두 여덟 명.


교장이라는 어깨 무거운 직책에서 자유로워진 윤순이가 모임에 나오는 모습을 보니

아주 좋다. 

게다가 국어 선생 출신이니 당연히 윤동주 문학관을 먼저 들러야지.

윤동주 영상을 보고 나오며 누가 말했다.

좋은데...... 아파......


윤동주 언덕으로 천천히 올라가 시비도 보고, 무대 앞에 있는 의자에 앉아

해바라기를 하며 좀 쉬었다.

점심 먹고 그림 볼까? 그림 보고 점심 먹을까?

그림 먼저 봐야지. 그래 그러자~


IMG_3878.JPG


IMG_3879.JPG

사본 -IMG_3924.jpg


IMG_3884.JPG


IMG_3885.JPG

사본 -IMG_3881.jpg사본 -IMG_3883.jpg

사본 -IMG_3882.jpg

IMG_3886.JPG

IMG_3887.JPG


누가 그랬다. 김환기 선생님이 74년에 돌아가셨으니까 우리 고 3 때였네.

그래서 우리가 좀 자유롭게 세상 일에 대해 관심을 가질 나이가 됐을 때 그렇게 자주 접할 수 있었나 보구나.


그림을 보며 또 누가 말했다.

내가 졸업하고 취직해 처음 받은 월급으로 말야 미술 전집을 샀단다.

그때 참 열심히 봤는데....

나도 그때 그 전집을 샀다.

김환기의 파란 색과 권진규의 작품이 좋아서 자주 들여다 본 기억이 났다.

또 한 사람이 있었는데 생각도 안 나네.

책을 정리할 때 그걸 왜 버렸을까 잠깐 생각했다.


김환기와 김향안 여사의 이야기.

수향산방.

둘이 나누던 그림 편지, 붓, 이젤, 사다리, 물감.....

시대를 앞서간 사람들.

이상과 변동림, 김환기와 김향안.

저렇게 작고 순박하게 생긴 분 어디에 그런 화산이 숨어있던 걸까....

인연에 대하여 생각한다.


3.jpg

IMG_3890.JPG

IMG_3891.JPG


IMG_3905.JPG



환기 미술관 앞마당에 있는 매화는 별나게 예쁘다. 이틀 후면 활짝 필 거다.


IMG_3888.JPG


IMG_3894.JPG


IMG_3893.JPG



사본 -IMG_3902.jpg




사본 -IMG_3899.jpg


사본 -IMG_3900.jpg


사본 -IMG_3935.jpg


IMG_3897.JPG



IMG_3898.JPG


IMG_3901.JPG


IMG_3904.JPG



백사실 가는 길에 들른 다른 갤러리에서

에콰도르 작가라는데 이름은 도저히 외울 수가 없네.


사본 -IMG_3945.jpg

사본 -IMG_3944.jpg

IMG_3914.JPG


소박한 식당에서 점심을 맛나게 먹고 백사실로 천천히 걸어갔다.

사본 -IMG_3939.jpg사본 -IMG_3940.jpg



감기 기운이 있어 기침이 계속 나오는 친구도 있었고,

벌써부터 다리가 무거운 친구도 있었지만

우리의 얘기는 아주 아주 조용히 끊임없이 흐른다.

아주 편하고 고요하다.

아무 생각도 없이 머리를 비우고, 바람을 느끼고, 햇살을 받고, 친구들의 목소리와 생각을 따스한 물처럼 느끼며 골목을 걷는다.


우리의 세월이 이와 같으면 정말 좋겠다 생각한다.



IMG_3916.JPG

IMG_3917.JPG IMG_3918.JPG IMG_3919.JPG IMG_3920.JPG IMG_3921.JPG


IMG_3947.JPG


IMG_3922.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