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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회 이비에스 다큐멘터리축제가 있었다.

일년 내내 기다리는 행사다.


올해는 2019년 8월 17일(토) ~ 8월 25일(일)까지 했는데, 낮 12시 10분부터 두 편 방영하고 밤 9시 50분부터 4~6편을 해서 거의 새벽 3시 반이나 네 시가 넘어서 끝난다.

엄청난 집중력과 체력이 요구되는 일이다.

거의 다 보긴 했다만;; 작년까지 직장을 다니면서 어떻게 이 작품들을 다 봤을까 싶게 몸이 힘들었다.

이 기간 동안은 약속도 거의 안 하고 거의 아무 것도 안 하고 쉬어가며 체력을 비축하며 본다.

못 본 건 방영 안 되는 시간에 보고 하면서.

원 이렇게 열심히 공부를 했으면.....


이번에도 다양한 소재의 작품이 많이 있었고, 한 편  한 편이 모두 다 너무나 재미있고 훌륭해서 아무리 피곤해도 자리를 뜰 수 없었다.

여성, 음악, 춤, 전통 예술, 건축, 죽음, 가난, 동물, 사회 현상, 가족의 붕괴, 성장,

부의 욕망과 방향 등 여러 소재와 주제가 있었으나

모두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는가, 혹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


난 여성에 관한 작품들에 흥미가 많다.

환경과 제도에 지배되는 여자들, 사회의 불합리한 점을 캐고 깨는 여자들, 음악이나 춤을 통해 세상의 비밀을 보게 하고 그 속의 진수를 연결시키려는 여자들,

여자라기보다는 사람들이라고 해야겠지만.


동물에 관한 작품도 많았는데 정말 좋은 작품들이 많아서 보면서 시종 흐뭇했다.

건축이나 건축가에 대한 이야기는 늘 감동스럽고 그들의 능력과 마음과 표현에 대해 경탄하게 된다.

이런 저런 상황에서 힘들게 성장하며 좌절하면서 우정과 고난 속에서 힘을 얻고 앞으로 나아가는 아이들이나 청년들의 이야기는 보는 내내 안쓰럽고 조마조마하기도 하고 응원의 마음을 멈출 수가 없다.

늙음이나 죽음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는데 생명이라는 단순한 주제만이 아니라 여러 상황이 맞물려 있어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경제의 불평등의 원인을 캐고 어떻게든지 실마리를 찾으려 애쓰는 용기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동물에 관한 작품들>


-랍비의 동물원-


동물원을 텔아비브에 만들어 아이들에게 동물에 대한 사랑과 자연에 대한 이해를 주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해 결국 동물원을 만드는 랍비의 이야기.

이런 작품들이 좋은 점은 인간이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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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코뿔소-


이 코뿔소가 지구상 마지막 수컷 코뿔소인데 결국 죽고 만다. 물론 이 코뿔소의 생식 세포를 저장해 놓아 번식시킬 수 있는 방법은 준비해 놓았다고 하지만 그것이 성공할지는 미지수.

코뿔소가 멸종되는 이유는 바로 코뿔소의 값비싼 뿔 때문이고 거의가 밀렵으로 죽는 것이다.

죽기 얼마 전 그를 보러 온 관광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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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디, 인생의 동반자들-


맹인들을 도와주는 안내견이 있는 것은 많이 알 것이다.

하지만 그 혜택을 보는 사람은 극히 소수.

여기에 나오는 분들도 다양한 장애를 갖고 있으며 자기의 수호신이자 분신인 개와 함께 지내고 있다.

근위축성 환자들, 맹인, 외상증후군으로 두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갑자기 걷지 못하기도 하고 사람 사이에 섞이지 못하는 상이군인 등등

잘 훈련되어 그저 충성할 줄 밖에 모르는 이 개들의 존재는 이들에게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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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디, 인생의 동반자.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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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자는 날짐승 홀릭이라고나 할까.

거의 광적으로 새라기보다는 오리, 닭을 좋아하고 같은 공간에서 무조건 같이 지낸다.

집 안팎이 소음과 냄새와 분변으로 가득차 걸을 수도 없을 정도인데 무조건 새들을 껴안고 있다. 남편이고 뭐고 이 오리, 닭들이랑만 있으면 된다.

동물학대 혐의로 닭과 오리를 빼앗기게 되며 벌어지는 분투기

생각만 해도 머리 아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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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 24시-


감동적인 동물보호자 수의사들의 이야기

로드킬 당하거나 어쩌다 다쳤거나 한 동물들을 정말 헌신적으로 살피고 고쳐주고 도와주는

이야기인데 이걸 보다 보면 왜 사람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하는가를 알게 된다.

사서 고생하는 아름다운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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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춤, 전통예술....>


-PJ 하비의 뮤직 다이어리-


이 사람은 위험하고 변화하고 격동적인 상황의 나라들을 방문해서 그 느낌을 시로 쓰고 자기와 같이 음악을 하는 연주자들과 연주하고 노래한다.

이런 작업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자기의 목소리로 세상을 연결하려는 그녀의 노력이 참으로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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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힙합을 아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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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스터즈 이야기, 다방의 푸른 꿈-


엄청난 음악적 재능을 가진 집안의 세 딸, 목포의 눈물 이난영의 딸들.

그 척박한 시대에 이런 존재가 있었고 이런 활동을 했다는 건 좀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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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본 비트-


흥미롭게 보았다. 리스본에 사는 흑인 리듬의 전수자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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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리틀 댄싱 슈즈-


2000년부터 댄스 스포츠는 세부에서 인기 있는 종목인데 특히 가난한 집 아이들이 세상을 향해 문을 열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일.

그들은 그야말로 죽어라 연습을 해서 댄스 스포츠 선수가 되어 상을 받아 집안의 가난을 깨려 노력한다.

혹독한 노력과 그 과정.

너무 춤을 잘 춘다 이 아이들. 잘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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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람보, 가우초의 춤-


아르헨티나에 말람보라는 전통춤이 있나 보다.

배우 같은 이 댄서는 말람보 경연대회를 위해 연습을 한다.

거의 구도의 길을 걷는 느낌.

살짝 픽션도 얽혀놓은 작품.

춤추는 일 참 힘든 일인 것 같다.

분홍신의 전설은 전설만이 아닌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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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 천상의 울림-


그래미상 수상자인 이 가운데 여자(주디스 힐)는 자기의 노래에 들어갈 독특한 음악을 찾고 있다가 발리의 음악을 활용하면 어떨까 생각한다. 그래서 발리 전통음악의 최고 연주자이자 댄서인 뇨만 웬턴과 그 부인에게 음악과 춤을 배우며 자기의 노래에 연결한다.

일종의 콜래버레이션.

발리의 전통 음악과 춤을 알리기 위해 미국에서 가르치며 살고 있는 연주자는 발리로 돌아가 자기의 삶을 발리의 전통 예술을 가르치고 전수하고 알리는데 마지막까지 노력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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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엔 까미노-


카톨릭 신자이자 맹인인 이분은 조카와 까미노를 걷는다.

그이의 소원은 까미노를 완주하고 대성당 앞에서 자기가 열심히 배우고 있는 탱고를 추고 싶은 것.

악전고투의 여정을 마치고 드디어 성당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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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탄과 아담-


사탄은 일찌기 음악계에서 유명한 기타연주자.

흑백 차별의 불평등한 구조의 음악계의 현실에 싫증을 느껴 홀로 동네 사람을 위해 하고 싶은 노래를 연주하는 거리의 연주자. 아담은 백인 상류층 음악가. 아담은 할렘 거리에 나타나 엄청난 사탄의 능력에 감동하여 그와 음악활동을 함께 하기를 부탁한다.

편견이 없는 사탄과의 음악 여정.

엄청 재미있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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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록밴드의 평양방문-


무지하게 재미있는 작품

야밤에 혼자 보면서 웃겨서 죽는 줄 알았다.

우리가 통일이 되면 이 비슷한 상황을 많이 보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더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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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서구의 록 밴드가 평양 공연을 허락받는다.

공연을 하기까지의 그야말로 양쪽의 고군분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