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들의 8월 독서모임에서 내 책 『화살 맞은 새 인조대왕』을 읽기로 했다며 저자로서 참석해 줄 수 있냐는 강숙희의 연락을 받고 순간 당황스러웠지만 설레기도 했다. 당황스러웠던 것은 아니 왜 읽기도 힘든 전공서적을 읽는다고 하지? 한편 내 책을 읽어준다니 기뻤고 30주년 이후 못 보았던 동창들과 만날 생각을 하니 설레기도 했다.

8월 20일 독서모임에 참가한 뒤에 나의 소회를 어떤 방식으로 밝혀야 할까?

5G시대가 도래했는데 나는 서비스가 곧 종료될 2G의 속도와 용량도 아직 버겁다. 2개월 전까지만 해도 월정액 9,900원 짜리 휴대폰을 쓰다 보니 스마튼 폰 속에서 스마트하게 돌아가는 우리 12기들의 소식을 알 수가 없다. 사용하던 휴대폰을 조금 업그레이드 시켰지만 여전히 세상 돌아가는 소식은 잘 모르고 있다. 그래서 이미 고전이 되어버린 동창회 홈피에 글을 쓰려고 하니 아이디와 비번도 전혀 기억이 안 난다. 그도 그럴 것이 졸업 30주년이던 2005년에 들어오고 홈피에도 거의 안 왔으니.... 관리자가 알려준 아이디가 생소한 것을 보니 내 것이 맞나?

어째든 소회를 몇 글자 적어 볼께.

우선 내 책을 독서모임에 추천해준 김경숙에게 정말 고마워. 경숙이가 내 책을 추천했다는 것이 너무 의외였어. 왜냐하면 경숙이라면 세련미가 담긴 미술사나 예술사 책을 추천했을 것 같은데....

요즘 핫한 이스라엘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의 책을 읽으면서 나는 어떤 때는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와 미래 여행을 하거나 어떤 때는 우주선을 타고 우주여행을 하는 것 같았어. 글을 읽는 동안 흥분과 전율을 느낄 때도 많았지.

그렇다면 내 책을 읽는 독자들의 기분은 어떨까?

내 자신이 독자로서 내 책에 대한 느낌을 적어 볼께. 온갖 쓰잘떼기 없는 낡은 잡동사니를 실은 소달구지에 앉아서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를 가면서 보고 싶지 않아도 보이는 한심스러운 세상 풍경에 가슴 답답함이 느껴져. 끝으로 독서모임에 준비가 제대로 안된 채 참석하여 두서없이 말을 해서 미안한 마음과 동창이 책을 냈다고 초대해주고 읽어주고 의미를 부여해준 동기들 모두 모두에게 깊이 감사한 마음을 전할께. 부모님이 살아계셨다면 가문의 영광이라고 하시며 못난 딸을 기특해하셨을 것 같아.

 

                                                                                                                              2019년 8월 22일  김인숙

 

'friends are quiet angel'라는 노래의 가사가 좋아서 동영상을 첨부하니 제한이 10MB이하네. 어쩔 수 없이 파일용량을 줄였더니 화질이 좀 흐려졌지만 즐감하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