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_E4257.JPG IMG_E4259.JPG   이번 독서 모임은 우리친구 인숙 저서 화살 맞은  인조대왕 으로 하게 되었다

특별히 작가가 강의를 하고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지게 되어 참으로  깊은 시간 이었다.

 이 책은 기존에 발표된 논문들을 저본으로 해서 완성 되기 까지 거의 15년이란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시간이 있었기에 보는 내내  많은 자료를 어떻게 수집했을까  어떻게 이리  풀어낼  있었을까 감탄을 하며 보게 되었다


  친구들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한편으로는 고맙고 한편으로는 재미없고 읽기 어려울지도 모르는데... 그런 염려가 있었다고 한다 작가(김인숙) 학문연구는 한 우물을 파는 작업과 같았고, 한 우물만 파다보니 어느 순간 우물 안 개구리가 되었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역사전공자들이 우물 안 개구리처럼 그들만의 세계에서 빠져서 남들이 읽어주지도 않고 들어주지도 않는 재미없는 이야기를 생산해내는 현실이 답답했다고 한다.

그래서 작가는 역사연구하면서 들었던 근본적인 회의 도대체 역사연구는 해서 무슨 소용인가?” 역사연구의 의미를 찾는 작업을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여행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것은 바로 태어나서는 딸이기 때문에, 사회에 나가서는 여자이기 때문에, 결혼을 해서는 며느리이기 때문에 차별받아야만 하는지 답답한 현실의 연원을 역사연구에서 찾기 시작했다고 한다. 여성을  차별했는가여성을 속박하는 도구로 사용된 여성성의 규정과 그 이론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확대 재생산되었는지 연구하게 되었고, 역사 속에 여성들의 삶이 궁금해졌고 그들을 연구를 하며 때로는 동병상련의 아픔을 느꼈고 때로는 가부장적 사회의 폭력에 분노했다고 한다.


  작가는 중국사 전공이었음에도 조선사연구프로젝트에 참여해 조선왕실의 전례문제로 벌어진 논쟁 자료를 수집하고 주석을 다는 힘겹고 지루한 작업을 하며 틈틈이 지적 호기심과 유희를 찾다 처음 만난 인물이 조선의  16  인조란다.

인조가 어떻게 왕이 되었으며 어떤 왕이었을까?

역사의 무대에 함께 했던 왕실 여성들의 역할과 그들의 운명은?


 내가 알고 있던 인조는 시대를 읽지 못해 병자호란이 일어나게 하고 그래서 치욕을 겪고 백성들도 갖은 고초를 겪게 했던 무능한 임금!

게다가 의심과 욕망으로 자신의 아들을 독살하고  며느리는 사사하고 손주들은 유배지에서 죽어가게 했던 인간의 바닥을 보였던 임금 아니던가?


 인조는 자신을 ‘활에 상처를 입은 ’ 라고 비유했단다

한번 화살을 맞고 다친 새는 활만 보아도 놀라고 두려워한다는 의미란다

책의 제목에서 느껴지는 인조는 나약하고 애처로워 어떻게  세월을 살아갔을까 하는 아픔을 느끼게 한다병자호란을 겪고 청나라로 부터 지속적인 위협을 받으며 두려움과 절망적인 심정을 “나라의 일이 형편없기 그지 없으니 죽느니만 못하다아무것도 모르고 죽은 사람이 부러울 뿐이다.” 토로한 대목에서는 더더욱 그런 생각에 안타까운 생각마저 들게 했다. 이런 괴롭고 고통스런 내용을 연구하는 내내 작가는  힘들고 지쳤단다 안 그랬겠는가?


 유발 하라리 가 ‘역사 공부를 하는 것은 과거로 부터 배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과거로 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한 것이다’ 라고 했듯 작가는 한계를 넘어서려고 역사 속에서 흔적을 찾으며 지난한 싸움을 한다.

 조정래는 신간 소설 ‘천년의 질문’ 에서 ‘정치에 무관심한 것은 자신 인생에 무책임한 것이라고 하며 ‘적극적으로 과거뿐 아니라 현실 정치에 대한 이해와 참여가 필요하다.’  말이 가슴에  닿으며 ‘ 시대를 어떻게 이해해야  것인가진지하게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정치는 무엇을 위한  일까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은 제도나   정치를 떠난 것이 없다그런데 때론 외면하고픈 생각이  적도 있지만 깨어있는 시민으로 정치를 바라보고 바른 정치가 실현 되기 위한 것에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했다.

 

 또한 작가는 고교  세계사국사 노트를 갖고 와서 우리에게 보여주었는데 자신이 끊임없이 역사연구   있는 힘의 출발점은 인일여고시절 배운 국사와 세계사였다며 감사했다. 아직도 40년이 더 지난 여고시절의 낡은 공책을 보관하고 그 마음을 간직하고 있음이 참으로 감동적 이었다

 역사를 기술하는 관점은 전에는 정치사 위주였는데 시민권이 확대되며 문화사 쪽으로 관심을 돌리다 요즘은 의학사(질병이나 의료 등연구가 새롭게 주목받는 주제이고, 이에 생로병사를 다루며 죽음 앞에 선 인간은 어떻게 했을까품위 있는 죽음이 있을까기록을 찾고 있다고 한다백세시대도 무색해질 시대에 참으로 의미 있는 연구라고 생각된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며 친구들과 나눈 대화는 

Q. 이렇게 방대한 자료를 수집하며 힘든 주제를 오랜 시간에 걸쳐 어떻게 썼는가

A. 어찌 보면 비참하고 다시 되돌아보고 싶지 않을 역사를 조명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지? 회의가  때는 책을 덮고 글쓰기를 접었다가 그 동안의 노력이 아깝다며 글쓰기를 독려해주는 지인들이 있으면 다시 시작하고 그러기를 반복하면서 이 책이 완성되기까지 15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Q. 뜸을 치료사 적으로  것이 인상적  이었다또한 저주 사건이 나오는데 왕실에서 저주 사건이  일어나나?

A. 고대부터 조선시대 민간에서는 물론 왕실에서 저주사건이 종종 벌어졌다. 전통시대 일반인은 물론 왕실에서도 저주로 사람이 중병에 걸릴 수도 있고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고 믿었다. 중국 고대 한나라 무제는 그의 아들인 여태자가 무고 즉 저주를 했다는 이유로 여태자를 죽이기도 했다. 저주에 대한 믿음으로 실제 저주를 많이 했고 때로는 저주사건을 조작해서 정적을 제거하는데 정치적으로 이용하기도 했다. 조선 왕실에서 가장 유명했던 저주 사건으로 중종의 후궁 경빈 박씨가 쥐를 잡아 저주했다는 작서의 변이나 숙종 때 인현왕후를 저주했다는 사건으로 장희빈이 폐위되고 죽음에 이르게 된 것 등을 들 수 있다.


Q.  책을 읽으며 인조인빈인목대비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하게 되었다또한 인열왕후장렬왕후도 애착이 가며 역사적으로 여성과 의학에 관심을 갖게 해서  좋았다그런데 설민석의 이조실록 강의를 들어보면 아주 쉽게 맥을 짚어 나갈  있는데 소현세자와 강빈에 대한 평가가 다른  같다어떻게 생각하는가  책을 쓰면서 가장 애착이  인물은 누구인가?

A. 설민석이 아주 쉽고 재미있게 강의를 해서 일반인이 역사에 관심을 갖게 한 점은 높이 평가한다그런데 소현세자가 볼모로 갔던 곳의 ‘심양기 ‘왕조실록 살펴보면 과장  면이 있다. 소현세자는 자료를 살펴보면 심성적으로 착하고 배려심이 많지만 세자란 왕이 되기 전까진 언제 제거 될지 모르는 위치이므로 우유부단한 면도 보인다반면 봉림대군은 오히려 직선적인 면이 보이기도 한다인조의 역사는 너무도 비참했다같이 볼모로 갔던 봉림대군거기서 태어난 현종은 그런 시각이라면  달라져야하지 않았을까?


  작가가 애착이 가는 인물은 장렬왕후와 며느리로 갖은 핍박을 받은 강빈 이란다특히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겨우 본국에 왔는데 허락되지 않아서 친정에도 가지 못하고 다시 심양으로 돌아가야  때의 심정은 찢어지는 아픔을 느꼈지만  일은 개인으로 생각하기보다 서인을 견제하는 집단의 일로 보아야한다.

  당시에 그리하시면 아니 되옵니다라는 왕을 제약하는 신하들의 간언이나 간쟁이 참 많았다.  글을 쓰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현직에 있을 때 종종의 제약으로 자신의 뜻을 펼치지 못하면서 대통령 못해먹겠다고 한 그 막말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다.

지금도 반복되는 일들이 계속되고 있다.


Q. 인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A. 왕권과 신권의 싸움은 치열하다추승을 하는 과정에서 보면 권모술수에 능하고혼인 자체가 정치의 시작이다역사는 이긴 자 살아 남은 자의 기록이다그리고 현재인의 시각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역사는  현재사다.  속에 흔적도 없는 우리 같은 비껴진 모래 같은 존재가 오히려  행복을 누리며 살고 있는  아닐까 행복한 것도 다 불행 한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작가의 ‘중국 중세 사대부들의 그리고 여자’  인상 깊게 읽었다.  시대의 상황들정치사민중들을 생각하며 어떻게 사는게 잘사는 것인가 생각하게 된다. 삼국지 이후 유비의 아들 유선은 등애가 쳐들어 왔을  관을 들고 나가 항복한  개인적으로는 행복하게 살았다 한다포에니 전쟁  한니발이 알프스를 넘을 때 이름 없이 죽어간 많은 병사들이나 그 외의 일들에서 우리 같은 소시민들의 삶은 뭐지생각해 보게 된다. 지금 이 시대 열강들 사이에서 어떤 것이 옳은  일까한번 사는 인생으로   어떻게 사는 것이 현명한 걸까이런 생각을 하게 되면서 전에 보던 것들이 다르게 보이고 인조와 소현세자강빈 자식들도 운명이고  몫 아니었나?

 

 오늘날 권력이란 어떤 모습일까인터넷도 그중 하나의 가상 권력   있다.

 끝으로  논문 같은 글과 흥미 위주    사이에서 독자를 배려한 대단한 글을  작가에게 존경과 사랑의 마음을 보내며 앞으로도 계속 노년을 이런 글을 쓰며 건강하게 지내길 바라는 마음을 함께 보낸다.


알림

9 도서  가재가 노래 하는 / 델리아 오언스

10 도서  습의 시대 / 이현준황태섭

11 도서  제주 여행  4.3 유적지 참고 도서  순이 삼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