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하고 아름다운 가을빛을 우리 곁으로 모시고 와주는 10월과 먼저 눈인사를 나누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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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년 전 나는 도시변두리의 삭막함과 농촌풍경이 공존하는 주택으로 이사를 했다. 아침이면 한편에서는 도시에서  공장이나 사무실로 출근하는 차량들이 꼬리를 물고 도로를 점령한다. 한편 농촌지역에는 가뭄에 콩 나듯이 사람 구경하기 어렵다. 농사만 지어서는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농촌사람들 중에는 근교도시에서 일자리를 구해 출퇴근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 동안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과는 거리가 먼 어정쩡한 시골집에 살면서 놀란 것은 우리가 먹는 먹거리에 상상 이상으로 농약을 많이 친다는 것이다. 물론 농협에서는 모두 안전을 검증받은 약이라며 인체에 무해하다고는 한다. 하지만 나는 무농약 친환경을 고집하며 몇 년간 농약을 치지 않았다. 사실 약을 어떻게 치는지 조차 몰랐다. 그런데 문제는 주변에서 약을 뿌리면 벌레들이 안전지대인 우리 집으로 다 몰려왔다. 손바닥만 한 작은 텃밭에 심은 농작물을 처음 하나 둘 수확했을 때 기쁨이 컸지만 얼마 안 지나서 상상할 수 없이 많은 벌레들이 달라붙어 먹거리가 아닌 골칫거리로 전락해버렸다. 벌레들은 나뭇잎도 갉아먹는다. 장미나 철쭉 등 정원수들의 잎을 마치 생선살 발라먹듯이 먹고 생선뼈처럼 앙상한 가지만 남겨놓는다. 또 나무가지마다 진딧물과 온갖 외래 나방들이 알을 까고 잔치를 벌인다. 무농약 친환경을 고집하던 우리를 보고 코웃음을 치던 이웃집 농부의 모습이 문득 떠오른다. 신념은 몇 년 가지 못했고 우리도 약을 치기 시작했다. 약을 치니 인간을 괴롭히던 벌레들이 줄어들었지만, 한편  찾아와주어 반가웠던 자연의 친구들도 잘 오지 않는다. 약을 치기 전에 우리 집에 종종 놀러왔던 소중한 자연의 친구들이 그립다.

                 비오는 날 장독대 위에 놓은 향꽂이에 나들이 나온 달팽이 

                                      사슴벌레가 무섭다고 뒷걸음치는 우리 집 쫄보 강아지

  지름 60 센치미터의 옹기연못. 물이 고여 있는 곳이라면 모기들은 셀 수 없이 많은 알을 낳고 그곳에서 모기 유충으로 자란 후에 날개를 달고 비행을 시작하면 인간에게 헌혈을 강요한다. 미꾸라지가 유충을 잡아먹는다고 해서 시장에서 사다가 넣었다.

고추로 위장한 사마귀인가? 아니면 고추를 연인으로 착각했나?

           화분 위, 장미잎사귀 위, 난간 등에서 휴식 중인 청개구리

청개구리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친구들이다. 청개구리들은 위로 올라가기를 참 좋아한다. 종종 창문에 매달려있거나 높은 나뭇가지 위에 앉아 있는 청개구리를 보고 놀랍고 희한하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청개구리를 영어로 Tree frog라고 한다. 청개구리는 저층보다 나무 위 고층이 살기 좋은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