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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보내고 보니

놓고 가신

작은 선물

향기로운 열매

- 이철수


예상치 못했던 이 불안한 상황을 보내며 친구들과 같이, 따로 시작한 온라인 만 보 걷기가

이렇게 이어지고 있다.

매일 저녁 친구들의 기록이 올라온다. 



그러다 보니 올봄에는 여러 곳에서 올려 주는 친구들의 사진 덕에 다양한 어여쁜 봄꽃을 자세히 볼 수 있었고,

생전 걷기 같은 것은 안 할 것 같은 친구들이 오히려 너무나 열심히 걷는 즐겁고 뿌듯한 일도 생기게 되었다.


누워 있다가도 -나 이렇게 걸었어- 하고 올리는 친구들 글에 나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 자동으로 신발 찾아 꿰고 밖으로 나가게 된다.


귀에 꽂은 이어폰에서 들리는 노래와 낭송은 최고의 친구가 된다.

혼자 걷는 시간의 여유로움, 그것이 주는 충족감.

어느덧 종아리가 단단해졌다.

나도 모르게 신통해서 만져보게 된다.


우리 동네는 걷기는 괜찮은 편이지만 만 보가 나오기가 어렵다.

그래도 괜찮다.

일부러 만 보를 채우려고 골목을 다시 돌아 걷기도 하지만 그런 건 좀 지루한 느낌이 들어서 하지 않는다.

그래도 만족한다.


요즘엔 걷다가 늘 삼천포로 빠지게 된다.

길을 걷다가 모르는 골목으로 무조건 들어가서 걷는다.

서울에서 산 지 40여년이 되지만 골목 여행을 하며 아 나는 역시 뼛속까지 인천 사람이구나 하는 것을 느낀다.

여기서는 늘 구경을 할 뿐이다.

음, 이런 것도 있었군, 어! 이런 집도 있네.... 이렇게 구경한다.

하지만 친구들이 -오늘은 송현동으로 해서~~ 오늘은 박문학교를 지나서~~ 오늘은 동막에서~~ 이런 얘기를 하면 가슴이 콩콩 뛰면서 그 길이 손에 잡힐 듯이 그리워진다.


아무래도 좋다.

걷는 것이 좋고, 친구들과 같이 걷는 것이 좋다.

혼자 걷는 것도 좋고, 같이 걷는 것도 좋다.

그래도 이번 기회에 혼자 것는 맛의 정수를 느낀 친구들도 많으리라.


걸으며 막 이런 저런 생각을 한다.

정금이를 우리 12기 회비로 신청을 해 줘서 걷게 해 줬으면 좋겠다.

예를 들어 스웨덴에서 하는 쿵스레덴(왕의 길, 일주일 동안 110키로 걷는 행사) 같은 것.

저 위 25000보, 35000보의 기록을 보라.


금오도 트레킹 코스를 친구들과 같이 가고 싶다. 동해안 7번 도로를 걷고 싶다,

뭐 이런 생각들


하긴 60 넘은 우리가 스웨덴 가면 싸그리 몰살될 수도 있지만(그 나라 늙은 사람은 다 죽으라는 곳 아닌가?);;



걸으면서 늘 즐거운 것은 아니다.

건물마다 연이어 붙어 있는 임대 임대 임대 이런 표지는 마음을 많이 우울하게 한다.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모쪼록 책상에서 할 고민은 아니다.

일단 걸어야 할 일이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