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21일 화요일 정독도서관

99E4C73B5DB5E54806.jpg %B1迵%C7%CF_1.jpg


IMG_0994.JPG



IMG_0989.JPG

IMG_E0974.JPG

IMG_E0975.JPG IMG_E0977.JPG IMG_E0979.JPG IMG_E0980.JPG IMG_E0981.JPG IMG_E0982.JPG 사본 -IMG_0990.jpg 사본 -IMG_0992.jpg 사본 -IMG_0993.jpg


해 바뀌어 첫 모임이라 많은 친구들이 참석했네.

그러다 보니 이야기를 충분히 나눌 시간이 많이 부족했지만 다름과 공감을 느끼고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 알게 된 시간이었어.


이젠 대부분의 친구들이 일에서 물러났잖아? 그게 좋으면서도 한편으론 허전한....

그래서 한 친구는 남은 인생은 배움을 통해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결심했단다.

그런데 배움에 독서와 여행만한 게 또 있을까?


여행에 대한 이야기 중 혼자 떠났던 여행에 대한 경험이 많은 친구들의 이야기가 호기심을 끌었어.

김영하의 글에도 나오듯이 여행에선 우여곡절을 많이 겪지.

간발의 차로 차를 놓친다거나, 숙소를 구하는 어려움을 겪는 일들 말야.


요즘은 아니지만 예전엔 혼자 식사를 할 수 없는 경우도 있어 컵라면을 가지고 다닌 친구도 있더군,

그런데 늘 우연처럼 누군가의 선한 도움으로 오히려 계획에 없던 좋은 여행을 할 수 있었단다.


그 친구가 좋은 사람을 알아 보는 안목이 있어 무의식 속에서도 어떤 이에게 도움을 청해야

하는지를 안 것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우리 사는 세상엔 선한 이웃이 생각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는 생각도 들더라.


혼자서도 늘 씩씩하게 여행하는 친구도 그러더구나.

내 안의 두려움을 떨칠 수 있다면 혼자 여행하는 것이 그다지 어려운 게 아니라고...

함께 하는 여행도 좋지만 때론 혼자 하는 여행의 즐거움과 장점도 아주 많다고 말야.


잘 계획된 길을 걷는 것은 안전하지만, 계획에 없던 길을 걸어보는 것은 우리 인생의 외연을 넓혀 줄 거야.


Nobody에 대한 편안함도 친구들이 많이 공감한 부분이야.

오딧세우스가 키클롭스가 사는 섬을 일부러 방문하여 시련을 자초한 까닭은 오딧세우스의 허영과 자만, 즉 somebody에 대한 욕구 때문이었다는 이야기.

사람들에겐 Nobody와 somebody에 대한 모순된 욕구가 동시에 있는  것 같아.


작가가 책에서 말하듯 나에게 부여된 정체성이 때로 감옥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많아지면서 여행은 내가 누구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를 잊어버리려 떠난다고 말이야.


근데 내 경우는 낯선 곳에 가면 내가 더 잘 보이더라고.

나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아닌 전혀 다른 자아가 나타나 내가 이런 사람이었던가 하는 그런 경험이 나에겐 참 특별했어.


한 친구는 이 책을 읽으며 그런 경험을 했다더라.

자신은 방콕이 체질이라 생각했었는데 사실은 그러면 이유없이 몸이 아픈거야.

그런데 훌쩍 어딘가 떠났다 돌아오면 온 몸에 생기가 채워지는 까닭을 이 책을 읽으며 이해할 수 있었고,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본 것처럼 글을 쓴 작가가 신통방통하다고 했지.


여행을 많이 한 또 다른 친구는 자신에게 여행은 퍼즐 맞추기라는 이야기를 했어.

그 친구는 여행을 가기 앞서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많이 알아보고 현장에서 직접 체험을 하고 돌아온 후에는 꼭 정리를 한다더라구.


작가도 그런 말을 했어.

여행의 경험은 켜켜이 쌓여 일종의 숙성 과정을 거치며 한 층에 간접 경험을 쌓고, 그 위에 직접 경험을 얹고, 그 위에 다시 누군가의 간접 경험이 더해져 하나의 여행 경험이 완성되는 것이라고.


내 발로 다녀온 여행은 생생하고 강렬하지만 미처 정리되지 않은 인상으로 남곤 하는데 이러한 우리의 여행 경험도 타자의 시각과 언어를 통해 좀더 명료화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여행은 퍼즐 맞추기란 친구의 말이 절로 수긍이 가더라.

근데 너무 성실하고 부지런하다.

그 친구는 여행지에선 많이 <걸어보라>고 권하더구나. 



에구....자리가 뭔지!

우리 회장님은 이 책을 읽으면서도 우리 45주년 여행에 대해 생각하며 고민을 많이 했다더라. 하긴 총무님은 천안 그 먼 거리에서 독서 모임에 참석하며 오가는 거리가 멀어 이건 아니지 하는 마음이 들었다더군.


좋은 것들로 꽉찬 그림이 꼭 아름다운 것은 아니지 않을까?

여백이 있어 주제가 돋보이는 그림이 더 여운을 남길 수도 있거든.

우리 친구들이 어떤 아이들이냐?

어떤 상황에서도 즐길 줄 알고 의미를 찾을 줄 아는 그런 보배들인데....

편하게 생각하고 쉽게 가자.


여행이 꼭 이유가 있어야 할 필요가 없다는 말도, 여행을 특정한 장소를 찾아가는 것으로 한정할 필요가 없다는 말도 다 공감가는 말이었어.

독서 모임에 오는 것도 우리에겐 여행이다.


여행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한 친구(돌아다니는 것)도 있었고,

자기에게 여행은 어디를 가는 것이 아니었다고, 오히려 자신이 있는 곳을 여행지로 생각하고 누군가 끊임없이 찾아왔다는 친구의 말도 귀기울여 듣게 되더라.

한 친구의 어려서부터 끊임없이 공간을 옮겨다녔던 경험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

어떤 경험인지는 중요하지 않아. 내가 그 경험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그의 인격을 만드는 것이라고. 


오늘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내 생각이 한뼘 자랐음에 감사와 고마움을 전한다.



다음 독서 모임에선 여성 수필가의 글로 만나자.


김서령이란 작가가 쓴 "외로운 사람끼리 배추적을 먹었다"인데 한 친구가 글이 너무 좋아

아껴가며 조금씩 읽었다는데, 나는 책에 매혹되어 단숨에 읽었단다.

너흰 맛난 것을 먹을 때 어떻게 먹는지 궁금하다.


IMG_0991.JPG           C116x164.jpg


내친 김에 "여자전"도 함께 읽자.  이 글도 너무 좋아.


다음 모임은 2월 18일 화요일 정독도서관 11시

<외로운 사람끼리 배추 적을 먹었다>, <여자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