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 안녕~

오랜만이지?

좀 땡땡이를 쳤단다.

게시판지기로서 직무유기였지?

오랜만에 나의 일상을 전하며 친구들에게 안부를 묻는다.



요즘 긴 시간 꼼꼼하게 아툴 가완디의 책 <Being Mortal(-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번역됨)> 읽고 있어.

현대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에 대한 의학자의 성찰이랄까 반성이랄까,

우리가 모두 생각해야 할 노년, 병, 쇠약, 죽음, 의탁, 그리고 그런 시간의 삶의 태도, 선택에 대해 많은 예를 들어 쓰고 있는 책이야.


실제 이 사람은 의사로, 또 인도의 대가족 출신으로 인간의 생로병사를 자연스럽게 보아 온 사람인데, 미국에서 살며 소위 서구의 발달된 의학이 노쇠하고 병약해진 인간의 마지막을 어떻게 다루는가에 대해 아주 담담하고 양심적으로 성찰하며 쓴 책이지.

쉽게 씌여 있어 읽기에 수월한 책이지만, 내용은 많은 생각할 거리를 주지.

이렇게 생각하는 의학자나 다른 대안을 위해 노력하는 활동가들의 생각에 공감하며

읽고 있단다.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정리해 보도록 하겠지만, 내가 놀랍게 다시 확인한 것은 말이지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 있는 분들, 삶의 마지막 부분을 보내는 이들의 공통된 바람이

<일상적인 삶>을 살고 싶다는 거야.

친구와 만나 차 마시고, 카드 놀이를 하고, 자고 싶을 때 자고, 보행기를 잡고라도 내가 걷고, 넘어지더라도 휠체어에 담기고 싶지 않고, 밤에 내 방 문을 잠글 수 있고....

말하자면 안전한 생활보다는 자신의 생활을 유지하고 싶은 욕구가 더 크다는 거지.


자신의 몸과 마음을 통제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우리는 의학의 도움을 받게 되지.

우리의 삶을 통째로 맡기는 건 아닌데, 결국 그렇게 되는 거야.

모든 것이 몸에 집중하게 되고 안전과 보호라는 절대 가치 속에서 손발이 묶이게 되는 거지.


요즘 일상의 일관된 삶에 대해 많이 생각해.

한 석 달 정도 정신없이 바쁜 일이 있었고, 그럭저럭 해결이 되면서 내가 그리워했던 게

일상이었구나 이런 생각을 했어.


나도, 나의 주위도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마음을 나누면서 관계를 만든 거라는 거

많이 느꼈어.

내가 도움을 줬다고 생각했던 것이 착각이었다는 것도 알았고, 긴  세월이 만만한 게 아니라는 것도 느꼈고.

결국은 많은 사람들 덕에 이렇게 살아왔구나 뭐 이런 생각 말이지.


어제는 비가 많이 오는 날이었지만 가족 같은 동료의 생일이어서 동네에 있는 편안한 카페에서 저녁 식사를 했단다.

비교적 자주 가는 편안한 식당이야.

여러가지 종류의 피클을 만들어 내놓는데 맛도 좋고 모양도 얼마나 예쁜지 몰라.

셰프인 아들을 돕는 엄마의 모습도 좋고.


모두 아홉 명이 모였단다.


IMG_0240.JPG



화덕에 굽는 피자가 나온단다.

우리 친구들과도 갔던 집


IMG_0242.JPG


작은 공간을 활용해 조그만 정원을 만들어 놓았어.

고양이가 와서 새끼를 여섯 마리나 낳고 갔단다. 그래서 주인이 저렇게 집을...


IMG_0243.JPG



세상에..... 저렇게 조그만 고양이가 집에 안 들어가고 창을 바라보면서 울고 있어.


IMG_0246.JPG



고가구 소품이 많이 있단다.


IMG_0252.JPG



셰프의 딸인데 어찌나 귀엽던지.

비 오는 날 혼자라 너무나 심심해 보였어.


IMG_0253.JPG



이건 오늘 서비스로 준 샐러드


IMG_0256.JPG



난 오늘 엔초비 파스타를 먹었는데 굉장히 고소하더라.


IMG_0259.JPG



식사 후에 케이크를 자른 후 축하 연주를 했단다.

손님이 우리 밖에 없었거든.

비 오는 날 듣는 리코더 소리 좋더구나.

이렇게 비교적 작은 악기는 들고 다니다가 연주하면 참 좋겠더라.


IMG_0266.JPG



식당을 나와 세차게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좀 걸었지.


IMG_0268.JPG


IMG_0269.JPG


IMG_0270.JPG



며칠 전에 본 전시회야.

인왕산 호랑이전이었는데 조각을 전공하신 분이 소품을 만들어 전시한 거였어.


IMG_0042.JPG


IMG_0041.JPG


IMG_0030.JPG


IMG_0029.JPG





IMG_0032.JPG


IMG_0035.JPG


그리고 밭이란다.

동네에 아는 분이 좀 사용하게 해 주어서 아주 조그만 부분을 얻었단다.

장소는 서오릉!


IMG_0049.JPG



거기에는 화원이 많아서 꽃구경하는 재미도 크단다.


IMG_0062.JPG


IMG_0064.JPG


IMG_0065.JPG


IMG_0068.JPG



요게 내 밭이지.

고추 12주, 얼갈이 씨랑 상추씨랑 심었어.

저번 주에 갔더니 얼갈이 싹이 나왔더라.

가지 모종은 벌써 다 없어져서 구할 수가 없었고.

빈 곳에 바질을 심을까 해.

혹시 잘 자라면 은혜가 가르쳐 준대로 바질페스토 만들어서 우리 걷기 모임할 때.....


IMG_0074.JPG



또 이렇게 친구들과 걸었고


IMG_0129.JPG



무슨 염원을 담아서 이렇게 산 닭을 꽁꽁 싸놓았는지...

굿 구경도 하고.


IMG_0130.JPG



일주일에 두 번 함께 하는 중복장애 아이와 산책하는 중 본 황매실.

아무리 흔들어도 안 떨어지더라고.


IMG_0222.JPG


IMG_0232.JPG



그리고 이렇게 예쁜 아이들~


IMG_0026.JPG


이런 나의 일상을 오랜만에 전하며 친구들 안부 묻는다.

12기 게시판지기 잘릴까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