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저녁 제주도에서 집으로 돌아 가야하는데 안개로 인하여 맘을 조렸지만,

 결국은 결항이 되어 밤 1115분에 친구를 만나 그 친구 집에 머물게 되었다.

 비행기는 95분발 이어서 8시경에 들어왔는데 어찌나 사람이 많은지

 왜 이럴까? 오늘이 공휴일이라고 이렇게 여행객이 많은 걸까?’ 의아해하고 있는데

 830분부터 비행기가 안개로 착륙하지 못하고 비행장 위를 선회하고 있다며

지연되고 있어 죄송하다는 방송을 계속하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이 기다리고 있지만 안개는 더욱 짙어져 갈 뿐 결국엔 결항되었다는 방송을 한다.

다음날 8시부터 순차적으로 비행가 비는 좌석을 배정해서 귀가하게 될 것이라 한다.

언제쯤이나 돌아가게 될까? 천재지변으로의 결항은 어쩔 수 없음에도 몇몇은 고성을 지르며 항의하기도 하고 또 몇몇은 따져 묻기도 한다.

그중 경우에 어긋나는 사람도 있었지만 어떤 여행객은 지난번 폭설이 왔을 때 많은 비행기가 결항이 되었는데 비행이 재개 되었을 때 임시 비행기를 운행하여 우선 귀가 조치했음을 이야기하며 이번도 순서가 올 때까지 마냥 기다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 조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묻는다.

진땀을 흘리는 직원들을 보며 고성은 좀 삼가지 했는데 저렇게 따져 묻는 사람 덕분에 질서를 찾게 되고 무엇이 우선 되어야하는지 생각하게 하여 맘 조리며 기다리고 있었던 사람들도 안심이 되는 맘으로 내일을 기약하며 발길을 돌릴 수 있게 되었다.

  마침 오늘이 국회의원 선거일이라 TV에선 개표결과를 시시각각 전하고 있는데 보나마나지 뭐했던 맘이 어 뭐지?’하며 눈을 돌리게 한다.

 그러면서 가끔 터지는 환호성을 들으며 놀라운 맘으로 바라보게 된다.

영원히 득세 할 줄만 알았던 기존의 오만함엔 이러면 안 돼지하고,

마냥 우왕좌왕하고 갈피를 못 잡던 그룹에는 한번 힘 좀 내 보라는 듯 예상 밖의 결과를,

그 또한 정신 차리지 못할까 제삼의 세력에 기적 같은 결과를 보여, 민심의 예리함으로 지혜로운 결과를 표출함이 놀라울 지경이다.

  이 두 사건은 이제 환갑을 넘어선 내게

마냥 안주하려고만 하지 말고 그렇다고 너무 의기소침하지도 말고

현실을 직시하며 문제를 제기 할 것은 제기하고 함께 할 것은 함께 하며 살아갈 것을 깨닫게 한다. 만감이 교차하는 중에 유감이 기회가 되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