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준비하느라 바빴지?

지금 쯤은 좀 쉬고 있을까?

나도 1.5키로 쯤 살찐 상태로 지금은 쉬고 있어.^^

좀 있다가 다시 1.5키로 더 찌러 가야 해 ㅎㅎ


지난 8월 말에 EBS에서 한 2016 다큐축제를 너무나 흥미롭게 보았어.

일년 내내 기다리는 시간이지.

일주일 동안 방영하고, 또 일주일은  무료보기가 가능해서 열심히 보면

많은 작품을 볼 수 있어.

난 50편 정도의 다큐를 봤지.

좀 이상하지? 나도 그렇게 생각해


여러 다른 나라에서 1200편이 넘는 작품이 들어왔는데 그 중 53편을 선정하여 방영했어.

골랐다는 말은 그저 하나의 진행 방향일 뿐 각 작품의 가치와 재미와는 별 관계 없을 거라는 게 내 생각이야.

주제에 따라 작품이 나뉘는데 이번에는 좀 더 진지하고 무거운 내용의 작품들이

많다고 느꼈어.

그냥 이거 참 좋아 봐 봐 이렇게 쉽게 말하기가 어렵더라고.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니까 말이지.

한 작품 한 작품이 끝날 때마다 깊은 한숨이 쉬어지고, 감동이랄까, 각성이랄까

아무튼 그런 깊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었어.


<낯선 천국>이라는 작품인데

젊은 시절 알프스 산간에서 목동일을 하던 아버지가 소를 잃어버리게 되어 소를 찾으러 산 위로 산 위로 뛰어가다가 우연히 어느 곳에서 멈추게 돼.

그런데 그 눈 앞에 펼쳐지는 풍경이 너무나 압도적으로 완벽해서 어린 시절이었지만

깊은 충격 속에서 그곳을 마음에 담게 되지.

이제 삶을 마무리할 단계에서 아들과 함께 그곳을 더듬어 가는 이야기야.

그곳을 찾은 그는 아들에게 이렇게 말해.

이곳에 나의 재를 뿌려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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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벌과 나>라는 중국 작품인데 어떻게 보면 좀 지루할 수 있지만, 난 이런 작품 아주 좋아해. 중국 감독들의 다큐가 무척 재밌는데, 그 속에 나오는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대화와 모습 때문에 그래. 거칠고 거르지 않는 말투와 행동 속에 뭔가 그들의 인생이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지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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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간의 마돈나>라는 작품인데 마치 이란 영화를 보는 느낌이 들었어.

정말 재밌는 작품인데 이 영화를 보면서 감독의 능력에 대해서 생각했어.

아무 것도 자기의 생각이 들어가지 않지만, 어떤 것을 볼 수 있는 그런 감독.

그리고 그걸 뽑아낼 수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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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 런>이란 작품인데 필리핀의 레즈비언이나 게이, 즉 성 정체성을 확인하고 선택한 사람들이 그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정치적으로 나서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야.

살짝 완고한 우리의 생각을 갸우뚱 다시 생각하게 하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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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백 살부터>라는 작품인데 이건 누구에게나 권할 수 있는 작품이야.

이 할머니는 정말 백 살이야. 젊은 시절 결혼을 했는데 불행한 결혼이었어. 남편이 억압적이고 성차별적인 사람이었어. 회사에서 작은 파티를 하게 되고 이 사람은 그 진행을 맡았는데 파티 전 날 남편이 이 여자를 장롱에 가두고 문을 안 열어 주지. 그 꼴을 볼 수가 없었던 거야. 그대로 이 여자는 뒤도 안 돌아보고 집을 나와. 그리고 다시 만난 남편은 아주 좋은 사람이었대. 하지만 사별을 하지. 무료한 시간 속에서 100살 즈음에 우연히 컴퓨터를 배우게 되지.

힘들게 워드를 치게 되자 블로그를 시작해.

그 블로그를 통해 그 모든 것을 걸러내고 유머로 가득찬 이분의 대화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게 되지. 본의 아니게 유명해지고 이어지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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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억의 식탁>

이런 작품은 자꾸 자꾸 만들어졌으면 좋겠어.

내 주머니만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멀리 하늘, 물, 나무, 흙.....을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는 것.

이번 작품 중에서 환경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에 대한 것을 소개해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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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디자이너인데 자기들이 사용하는 원단을 만드는 제 3국의 노동자들에 대한 착취구조에 대해 생각하고 방법을 찾는 내용이야.

세상을 구하는 훌륭한 젊은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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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도 물로 어떤 인위적인 통신기구도 없는 깊은 숲속에서 가족이 8개월 동안 지내는 이야기. 각자가 알아서 재밌게 논다. 예를 들어 이야기 만들기, 그걸로 책 만들기. 물론 손으로. 무엇이 아이를 기르는가를 생각하게 해 주는 이야기.

물질적으로는 궁핍했으나 한없이 자유롭고 풍요로웠던 나의 어린 시절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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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추럴 디스오더>

이 작품이 대상을 받았어.

난 대상이든지 아니든지 모든 작품이 다 훌륭하다고 생각해.

하지만 이 작품은 정말 착잡한 마음으로 봤어.

 이 사람은 스웨덴으로 입양된 한국인이야.

말은 한국인이지만 생후 3개월만에 입양되었기 때문에 의미는 없지.

하지만 <윤>이라는 성을 쓰고 있더라고.

이 사람이 입양된지 몇 개월 후에 그 양부모는 이 아기가 뇌성마비를 갖고 있다는 걸 알게 되지. 입양인에 뇌성마비. 거기에 별로 몸이 좋지도 않아. 촬영 중에 대장을 거의 잘라내는 수술도 하고, 교통사고도 당하고.

이 친구가 자기의 삶을 되돌아 보며 연극을 만드는데 그 과정을 그린 작품이야.

이 사람은 자기가 입양인이라는 생각보다는 뇌성마비 장애인이라는 깊은 정체성을 갖고 있지. 세상에서 받아들이지 않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향해 그의 온몸으로 전하는 메시지.

연극이 시작되면서 그가 하는 첫 마디

-사람들은 나를 보면 이렇게 생각합니다. 어디로 피할까? 죽여버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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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문제는 이제 유럽의 가장 큰 골칫거리가 된 것 같아.

이번 작품들 중에도 그런 소재와 주제가 많이 있었어.

난민 문제는 복잡한 생각을 불러일으키지만 그 초점이 아이들에게 갈 때는

오히려 단순해지지.

말하자면 생각해야 할 문제라는 거지.

그 나라에 적응하기 위해 다니는 일종의 중간 학교에서 그 나라 국적을 얻기 위해

애쓰는 아이들을 위해 정성을 다해 마음을 쓰고 돕는 선생님들이 있더라.

국적을 얻거나, 다시 자기 나라로 돌아가는 아이들을 향해 애써 눈물을 참는 선생님.

<즐거운 나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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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즌 포>

이 작품은 작년 작품인데 다시 방영해 줬어.

기막힌 작품이지.

미국 정보부에서 톱시크릿본부에서 일하던 사람인데, 정보를 수집하면서 너무나 불법적으로 많은 사람들의 정보를 무작위로 수집하는 걸 보면서 이건 아니다 하고 그 실상을 폭로하는 이야기야.

말하자면 내부고발자인데, 내부가 어디겠어?

진정한 인간의 내부에 손을 든 용감하고 올바른 젊은이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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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 관한 다큐가 시리즈로 방영되었는데 소박하고 다 좋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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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좋았던 작품들....... 사실은 다 좋긴 한데

이건 <다이버>라는 작품이야.

이 사람은 경찰인데 취미로 다이빙을 하는 사람이야. 물속으로 풍덩 뛰어드는 그런 다이빙이 아니고 알려지지 않은 깊은 물속 동굴 같은 곳을 탐사한다고 할까, 암튼 동호회 회원끼리 그런 곳을 다녀. 장비 장만도 쉬운 일이 아니고, 위험도가 굉장히 높은 일이지. 물속 100미터 정도까지 갔을 때 만약 실수로 옷에 조금이라도 구멍이 나면 수압 때문에 그 즉시 죽어버리지. 항상 팀이 같이 하지만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은 나중에 그 장소에 다시 가서 시체를 꺼내오는 것뿐이지.

그 일은 자기의 목숨을 거는 일이기도 해.

북유럽이기 때문에 수온도 너무 낮고 온통 위험 투성이인데 물속에서 죽어간 동료를 꺼내오기 위해 팀원들은 거길 들어가. 그리고 꺼내오지.

그 과정이 감동적이더라.

그리고나서 그 팀장이 하는 말

-이제 잠 좀 편하게 자야겠다-

차갑고 어둡고 조용하고 무덤덤한 말투의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우정이 아주 귀하게 느껴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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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투루두족의 여전사들>이야.

개인의 취향이라서 권하지는 못하겠어.

아직도 마지막 장면에 그 여자가 씩 웃던 모습이 생각나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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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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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휴먼>이란 작품인데 시간 되면 한 번 찾아 봐도 좋을 거야.

영상만 봐도 기가 막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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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이 아이 진짜 재미있는 꼬마다.

곡예사가 되고 싶은 남미의 아이


<옆> -존 버거의 사계

그 멋진 틸다스윈튼과 오랫동안 우정을 맺어온 존 버거와의 대화. 성숙한 정신으로 그렇게 아름다웠던 거야.


<코치>라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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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민속 행위예술가 이야기>


<미치코>라는 일본 발레리나가 유럽 무대에서 열심히 노력하며 지내는 이야기. 무척 재밌어서 우리 애들이랑 보고 싶었던 이야기       


고향을 찾아가는 난민 이야기. 부부라는 건 보통 인연이 아니구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봤다. 

고통과 기쁨을 함께 하는 . 아마도 고통을 더 많이 함께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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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즈>라는 작품으로 엄마가 사내아이 두 명을 아기 때부터 그들이 거부하기 시작한 열 일곱살까지 찍은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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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인이었던 부모를(부 혹은 모) 잃고 어린 시절부터 부모에 대한 극한 미움과(이해할 수 없다. 그리 어린 나를 두고 어떻게 그렇게 위험한 길을 갔을까 하는) 그리움 속에서(도대체 어떤 곳이기에 우리의 부 또는 모가 우릴 두고 갔을까> 어른이 된 이 사람들이 모여 자기의 부모가 죽은 곳을 찾아나서는 내용. 괴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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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정말 흥미로웠던 작품인데

에스토니아라는 거야.

음~ 일단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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